키우는 것 뿐만 아니라 ‘뷰니멀족’ 등장해 컨텐츠화

올해 1월 11일 제3회 국제캣산업박람회가 열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관람객들이 반려동물 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저출산과 핵가족화,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등으로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18 반려동물 의식 조사’에 따르면 현재 반려동물 보유 가구 비율은 전체의 23.7%로 4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반려인들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용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2018 반려동물보고서’를 통해 향후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세가 유지돼 2023년 4조 6천억 원, 2027년 6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보호자들이 가장 지출을 많이 하는 분야인 반려동물용 사료 시장 역시 연평균 19.4%의 가파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차별화되고 고급화된 사료를 찾게된 직장인 김연성(27)씨는 “혼자 살면서 고양이를 두 마리 키우게 됐는데 집에가면 날 반겨주는 유일한 가족이다”며 “가족에게 더 좋은 음식과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고 싶은 것은 모든 집사(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을 빗대는말)들이 공통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반려인들이 자신들의 반려동물이 일반사료 뿐만 아니라 고급 사료나 수제로 만든 사료에 눈을 돌리게 됐다. 김연성씨처럼 자신의 ‘펫’의 아끼지 않는 투자를 하는 사람들을 두고 ‘펫코노미(Pet+Economy)’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이제는 육아보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015년까지만 해도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1조 8000억원으로 육아용품 시장 규모(2조 3700억원)의 절반 정도에 미쳤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전체 반려동물용품 및 서비스 서비스 시장이 지난 2017년 2조 300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이미 3조원을 넘어 육아용품 시장을 넘어셨을 것으로 분석했다.

동원F&B는 최근 참치와 홍삼 분말을 담은 고급 애견 건식 펫푸드인 '뉴트리플랜 애견 견사료 2종'을 출시했다. 그동안 참치를 기반으로 고양이 사료를 주로 판매해 왔지만 올 들어 펫푸드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며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다. 동원F&B는 펫푸드 라인을 확대하고 해외 유명 펫푸드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익명을 부탁한 수제 자료 관계자는 “최근 반려인들이 차별화되고 더 좋은 음식을 먹이고 싶어하는 ‘육아심리’가 있어 관련 시장이 급증하고 있다”며 “최근 5년간 매출이 꾸준히 30%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은 사료도 친환경과 유기농이 트랜드인데, 건강한 사료를 먹이면서 반려견이나 반려묘의 건강을 챙기는 분들이 많다”고 밝혔다.

이 뿐만이 아니다. 잠시 출장을 가서 집을 비우게 되면 ‘애견 호텔’, 개 또는 고양이만 진료하는 ‘전문 동물병원’, 반려동물을 잃어 버렸을 때 찾아주는 ‘탐정’, 잘못된 버릇이 든 반려동물을 훈련하는 ‘행동교정사’ 등 연관된 서비스까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 유튜브 등을 이용한 SNS에서 뷰니멀족인 '랜선집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고양이 관련 유튜브 채널 '크림히어로즈로 구독자만 221만이 넘는다. (유튜브 캡처)


또한 ‘컨텐츠’로 소비하는 문화까지 등장했다. 동물을 직접 키우지 않고 온라인상에서 영상과 게임 등을 통해 반려동물 문화를 즐기는 ‘뷰니멀족’이 대표적이다.

반려동물의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한편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에 대한 걱정, 동물 알레르기, 책임감 등에 이유로 반려동물을 키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뷰니멀족은 이러한 배경에서 나타나 반려동물에 대한 양육비나 도덕적 책임감에 대한 걱정 없이 반려동물 양육에 대한 욕구를 대리만족하는 것이다.

실제로 유투브나 인스타그램등을 통해 확산된 ‘랜선집사’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랜선 집사란 LAN선(인터넷)과 ‘집사’가 결합된 말로 뷰니멀족 중에서도 고양이 관련 채널이나 사진등을 즐겨보는 사람들을 칭한다.

한국 유튜브에서는 ‘크림히어로즈’(221만 명), ‘수리노을’(122만 명), ‘아리는 고양이’(40만 명), ‘꼬부기아빠’(35만 명) 등 많은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인 유튜브에서 영어가 아닌 한국어 채널이 이만큼의 구독자수가 있다는 것은 한국인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처럼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변화로 인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며 반려동물 산업이 고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