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창업지원 양만 늘리고 창업교육 내실화는 뒷전...생색내기라는 비판도

▲ 누구나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하는 창업, 현실은 점점 치열한 전쟁터가 되어가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유효준 기자] 최근 정부의 창업 지원 확대로 인해 창업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모양새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창업 지원 정책을 확대하기 위해 2019년 예산안을 10조2000억원으로 편성한 바 있다.


실제로 2018년 본예산은 8조9000억원으로 2019년 예산은 14.9%나 증가했다.


이는 중기청 시절을 포함해 중기부의 예산(본예산 기준)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중기부 예산은 2016년 2.6% → 2017년 5.5% → 2018년 3.7%씩 증가했다.


이렇듯 창업, 벤처(스타트 업) 관련 예산이 늘어나며 정부의 창업지원의 폭은 대폭 늘어났으나 이에 따라 창업 인구가 급증하게 됐다.


중소벤처기업부, 창업 지원 광폭 행보


▲ 중소벤처기업부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 창업 R&D 예산으로 3733억원을 책정했다.


중기부의 '창업성장 기술개발사업'은 △디딤돌 창업과제 1068억원 △민간주도의 혁신형과제 1006억원 △TIPS(기술창업투자연계) 과제 1232억원으로 구성됐다.


올해 예산은 지난해 보다 933억원 증액된 수치다.


또 민간투자를 받거나 시장에서 기술이 검증된 기술혁신형 스타트업에 대해 지난해보다 1083억원 늘어난 총 2241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장·민간 주도형 과제 지원액은 1158억원으로 절반에 못미쳤지만 올해는 60%가량을 시장과 민간의 선택에 맡겨 창업의 민간영역 또한 대폭 확대했다.


시장선별 기능을 활용해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지원하는 만큼 R&D 지원한도와 기간을 최대 1년간 2억원 지원에서 최대 2년간 4억원 지원으로 늘어났다.


아울러 중기부는 창업선도대학 등 창업지원사업 우수 성과 스타트업에게는 R&D를 후속 지원하고 기술개발 이후 사업화 자금 지원, 후속투자 유치, 판로지원 등을 병행하는 '창업-R&D 사업화' 연계지원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현조 중기부 창업정책총괄과 과장은 "2017년 발표된 ‘혁신창업생태계 조성방안’ 이후 추진된 다양한 정부의 지원책과 민간의 창업붐이 시너지 효과를 내어 점차 우리나라의 창업생태계가 개선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낙관했다.


창업 지원액 증가, 관련 정책 확대에도 불구, 창업 실패 사례 증가... 그 원인은?


▲ 2018 실패박람회 현장부스(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스타트 비즈니스 김상훈 소장은 자신의 온라인 상담창구를 통해 "1990년대와 2019년의 창업시장환경이 완전히 달라졌다"라며 "내가 열심히 함으로서 줄일 수 있는 실패변수는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요즘엔 주변여건, 주변환경, 주변의 경쟁구도, 시장 외적인 요인으로 고배를 마시는 창업자가 특히 많은 시대"라고 말했다.


이어 "90년대까지만 해도 창업실패를 줄이려면, 착하고, 성실하게, 열심히, 한눈 안팔고 매장을 운영하다보면 성공 할 것이라고 믿는 창업자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소장의 말대로 최근의 사업시장은 과열되고 변수가 많다. 열심히 하는 것 만으로는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시대다.


창업컨설턴트에 따르먼 "실패원인에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아이템 및 브랜드 변수이지만 좋은 아이템을 잡았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시각각 변해가는 상권변수의 요인, 창업자 자체적으로 갖는 한계점으로 인해 창업자들의 무조건적 성공 보장이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창업 컨설팅 업체는 "대부분 의뢰인들이 상담과정에서 정부의 지원정책을 맹신하고 그저 지원금만 받으면 성공한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직장처럼 일을 하면 일한 만큼 돈이 벌린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설명했다.


안일한 자세로 마냥 창업 열풍에 등떠밀려 사업을 시작했다가는 폐업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2016년 창업기업 실태 조사 자료에 의하면 창업기업 198만 5369개 중 업력 1년인 기업은 24.5%였고, 2년이 21.2%, 3년이 15.7%, 6년 이상이 8.4%였다.


100명이 창업하면 1년이내에 75명은 망하고, 2년 후면 79명이, 3년 후에는 84명이 망한다는 뜻이다.


특히 요즘은 디지털 시대라 네이버마케팅, SNS마케팅도 적극 활용해야 하며 과거 처럼 전단 몇 장 뿌린다고 고객들을 유치할 수 없는 현실이다.


창업 시장에서 생존하려면, 주먹구구식 창업 경계해야

▲ 서울 중구의 한 상업지역에 임대를 알리는 표시가 붙어있다.

국내 관련 통계자료에 따르면 해마다 10% 내외의 폐업률에서 보듯이 창업 생태계에서는 성공하는 것보다 살아남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됐다.


한 창업 전문가는 "창업을 희망하는 분들에게 반드시 던지는 질문이 있다"며 "돈을 벌기 위해 창업하는지 아니면 일을 하려고 창업하는지를 구분하라"고 말했다.


이어 "두 가지 모두 맞는 이야기지만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최대한 단기간에 많은 돈을 벌기를 바란다"며 "그저 많은 돈을 단기간에 벌어보겠다는 욕심으로 시작한 창업은 짧은 성공과 빠른 실패를 얻는 지름길"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많은 시간을 통해 열정과 노력을 들여야만이 성공을 꿈꿀 수 있고 짧은 성공이 아니라 지속적인 성공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 창업허브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국의 많은 창업자들이 준비가 부족한 창업을 통해 실패의 쓰라린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며 "편하게 돈을 버는 일은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모든 열정을 바쳐 일해야 창업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창업자들의 마음에 이런 생각과 의지가 없다면 열심히 해도 어려운 이 과열 시장에 실패는 뻔한 결과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전폭적 창업 지원 정책이 창업자의 전폭적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창업자 스스로 비전을 발굴해나가야 창업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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