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두 축 불명예…오너 리스크에 ‘책임을 묻다’

▲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이 28일 보도자료로 회장직을 내려놓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자료사진)

[투데이코리아=김현호 기자] 지난 22일 ‘한정’의견을 받았다 재감사 결과 ‘적정’을 받아 적신호가 켜진 아시아나 항공이 결국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경영 사퇴로 이어졌다.

지난 27일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사임에 이어 두 번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8일 박 회장이 아시아나그룹의 재무지표 악화 등 현 사태에 책임을 지고 그룹 경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업계는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평가다.


아시아나 항공의 2018 감사보고서에서 따르면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 29일 주주총회를 앞둔 28일 아시아나항공 본사모습.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공시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당기순손실 1959억원으로 한정 당시 1050억원 손실보다 9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오히려 282억원으로 88.5% 감소했다. 한정 의견을 받은 887억 당시 4분의 1이다. 부채비율은 25%포인트 높아진 649%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재심사를 요청, ‘적정’ 평가를 받아내긴 했지만 아시아나항공이 ‘한정’이라는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것과 관련해 항공업계는 술렁였고 또 공시된 재무재표를 보고 파장이 일었다.

박삼구 회장은 그룹 회장직은 물론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 등 계열사 2곳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에서도 물러나기로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박삼구 회장이 대주주로서 그동안 야기됐던 혼란에 대해 평소의 지론과 같이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차원에서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 27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 적신호가 켜져있다.

또한 지난 27일에는 이른바 ‘땅콩회항’부터 시작된 대한항공 오너 리스크에 대해 반기를 든 국민연금과 개인주주, 외국인 등이 합세해 조양호 한진그룹회장의 연임을 막았다.

조 전 사내이사 연임안은 찬성 64.1%, 반대 35.9%로 부결됐다. 사내이사직에 선임되려면 주총 참석 주주들의 찬성이 66.66%가 넘어야 하는데, 2.5%가 부족해 연임에 실패했다.

이는 글로벌 의결권 가문사 ISS와 국내 자문사 서스틴베스트 등은 이미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를 권고했고, 최근 스튜어듀십 코드 논란을 일으킨 국민연금도 조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대한항공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실패는 국내최초 주주권 행사와 ‘스튜어쉽 코드’에 힘으로 오너 퇴출이라는 최초 사례의 불명예를 안았다.


항공업계 오너들에 잘못으로 돌아온 이른바 ‘오너리스크’에 대해 개인 주주와 ‘스튜어쉽코드’가 책임을 묻고 경영정상화에 목소리를 내는 사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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