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수사대 화재원인 정밀 검사 중

▲ 5일 오전 강원 속초시 장사동 장천마을 주민들이 전날 밤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미시령 관통도로 요금소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로 잿더미가 된 집을 보며 슬픔에 빠져 있다.

[투데이코리아=김현호 기자] 지난 4일 저녁 강원도 속초·고성 등의 산불 원인으로 지목됐던 변압기 폭발에 대해 한국전력이 “해당 전신주에는 변압기가 없고 개폐기가 달려있다”고 밝혔다.

현재 정확한 화재 원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 당국 등이 조사 중이다.

이번 산불은 전날 오후 7시 17분쯤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한 주유소 맞은편 도로변 변압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후 강풍으로 인해 불이 야산으로 옮아 붙었고 고성 토성 천진 방향과 속초 장사동 방향 두 갈래로 확산했다.

하지만 5일 한전에 따르면 화재 발화 장소로 추정되는 곳은 변압기가 아닌 개폐기만 있었다. 변압기 자체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변압기는 고압전력을 일반 가정에서 쓸 수 있는 220v나 380v로 낮춰주는 설비로 해당 전신주에는 전력을 단순히 끊거나 이어주는 개폐기가 달려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개폐기는 전주에 달린 일종의 차단기로 한전이 관리하는 시설이다. 이곳에 설치된 개폐기는 내부에 공기가 없는 진공절연개폐기로 기술적으로 외부 요인 없이 폭발할 수 없다고 한전은 설명했다. 한전은 개폐기에 연결된 전선에서 불꽃이 발생하면서 개폐기 주변에도 불이 붙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CBS 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기술적으로 개폐기는 폭발하지 않고 아크를 일으킨다”며 “당시 강풍이 불었던 만큼 외부 물질이 연결선에 달라붙어 아크를 발생시켰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산업통상자원부는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성윤모 장관 주재로 한국전력, 가스공사, 석유공사, 전기안전공사, 가스안전공사 등 에너지 관련 기관들과 고성 산불 긴급 대책회의를 했다. 대책회의에서는 기관별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피해복구 등 대응계획을 논의했다.


이 화재로 1명이 사망하고 12명 부상을 당했다. 대피 인원은 4634명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산림 피해면적은 고성산불 250㏊, 강릉산불 110㏊, 인제산불 25㏊ 등 38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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