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차례 협상에도 갈등 여전...회사 측, 프리미엄 휴가 검토

▲ 르노삼성 부산공장.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두고 벌이는 갈등이 점점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노조는 또 다시 부분파업에 들어갔고 회사 측은 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9일 오후 임단협을 위한 교섭을 재개했지만 양측 모두 뚜렷한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해 또 결렬됐다.

이에 노조는 10일과 12일 주야에 걸쳐 4시간씩 부분파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노조가 파업을 재개한 것은 지난달 25일 이후 16일 만이다.

최근에는 노조의 요구사항 중에 기본급 인상과 신규 인력 투입, 시간당 생산대수 저하 등과 함께 인사권도 함께 등장하며 협상은 갈수록 꼬이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인사경영권 ‘협의’를 ‘합의’로 전환하자는 노조의 요구에 대해 회사 측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6월 처음 협상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25차례에 걸쳐 협상에 나섰다. 하지만 모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갈등은 장기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생산물량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을 지난해 10만대에서 6만대로 줄였다. 또 9월 이후 신형 로그 후속 물량 배정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다.

▲ XM3 인스파이어 쇼카.

이에 르노삼성은 닛산 로그 물량을 대체하기 위해 ‘2019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크로스오버 SUV ‘XM3’의 수출물량 확보에 매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위기에 처했다.

당초 프랑스 르노 본사는 신차 수출용 물량을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해왔지만 노조의 잦은 파업 등으로 공급 안정성에 의문을 표하면서 최근에는 스페인 공장으로 돌리려는 움직임마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르노삼성이 닛산 로그 후속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구조조정은 물론 협력업체 ‘줄도산’ 등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실제 부산상공회의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산지역 협력사 납품 물량은 최대 40%까지 줄어 들었다.

상황이 악화되자 회사 측은 이르면 이달 말께 ‘프리미엄 휴가’ 형식으로 부산공장 가동을 3~5일간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휴가는 법정 휴가와 관계없이 복리후생 개념으로 배정한 휴가로 직원별로 연간 7~10일까지 사용 가능한 일종의 사내복지다.

노사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생산 손실이 가중됨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3~5일 월차를 쓰게 하고 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회사 측에서 ‘프리미엄 휴가’를 이유로 사실상 노조를 압박하고 임의로 공장을 멈추는 ‘셧다운’을 시도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노조는 공장 가동을 중단할 시 전면파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르노삼성 노조는 조만간 쟁의대책위원회를 소집해 지금까지의 부분파업이나 지명파업에서 투쟁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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