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 “30년 줬는데 3년 다시 주는게 무슨 의미?”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1일, 금호 그룹측이 내놓은 자구안에 대해 "30년을 기다려 줬는데 3년이 무슨 소용인가"라며 구체적 방안이 없다고 비판했다. (자료사진)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이 내건 자구안인 ‘금호고속 지분 경영권’을 두고 아시아나 채권단은 “시장 신뢰 회복하기에 미흡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아시아나항공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은 11일 이와 같이 밝히며 “채권단이(해당 자구 계획) 사재출연 또는 유상증자 등 실질적 방안이 없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또한 “자구계획에 따라 금호 측이 요청한 5000억원을 채권단이 지원하더라도 시장 조달의 불확실성으로 향후 채권단의 추가자금부담이 가중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산은은 이날 채권단 회의 결과를 금호 측에 통보했다. 또 9개 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 협의를 통해 향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 전 회장은 지난 10일 금호 측은 박 전 회장 부인과 딸이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4.8%를 채권단 담보로 제공하고 자금 5000억원을 요구했다. 그후 3년 안에 경영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박 전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대표이사 사장이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42.7%는 2015년 금호산업 인수 과정에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돼 있다.


박 회장의 부인인 이경열씨의 금호고속 지분 3.08%와 딸 박세진씨가 보유하고 있는 금호고속 지분 1.71%만 새로 담보로 제공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박삼구 회장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퇴진하겠다고 했는데, 또 다시 3년의 기회를 달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봐야겠다”고 평가했다.


최 위원장은 “박 회장이 물러나면 아들이 경영하겠다고 하는데, 그것이 (박 전 회장이 있을 때) 뭐가 다른지 의아하다”며 “경영이 달라질 만하다고 기대 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또한 3년에 기간에 대해 “아시아나 경영진에 시간이 없지 않았다”며 “어떻게 보면 아시아나항공은 30년이란 시간이 주어졌는데 이 상황에서 또 3년을 달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판단해야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채권단은 대주주가 아닌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위해 지원을 결정할 것”이라고 원칙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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