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자..."남편이 한 일, 헌법재판관 되면 주식 모두 처분하겠다"

▲ 이미선 헌법 재판관 후보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 “남편이 다했다... 난모른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부인이 한 말이 아니다.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청문회장에서 35억원 주식 보유 논란과 본인명의의 주식거래 횟수가 1300여회가 있었던 것에 대해 해명한 말이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주식 청문회라고 불릴정도로 이 후보가 보유한 주식과 거래 그리고 의혹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미선 헌법재판과 후보자는 남편과 함께 보유한 재산이 42억6천여만원이다. 이중 83%에 이르는 35억4천887만원 상당을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일제히 이 후보에 대해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특히 이테크건설과 삼광글라스 등 특정 종목에 주식이 집중된 점도 논란이 됐다. 이 후보자는 본인 명의로 이테크건설 2천40주(1억8천706만원), 삼광글라스 907주(3천696만원) 등의 주식을 갖고 있으며, 이 후보자 배우자인 오모 변호사 역시 이테크건설 1만7천주(15억5천890만원), 삼광글라스 1만5천274주(6억2천241만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배우자에게 확인한 바로는 이테크건설과 삼광글라스는 매출액이 상당한 중견기업”이라고 답했다.


또 “이테크건설의 주식을 보유하면서 지난해 이 회사의 재판을 회피하지 않고 맡아 승소판결을 받아냈다”는 의혹에는 “소송당사자는 이테크건설이 피보험자로 된 보험 계약상의 회사일 뿐이다. 이테크건설은 소송당사자가 아니어서 재판 결과에 영향을 받을 지위에 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진행을 맡던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이 후보자에게 “본인 명의로 거래가 1300회가 됐는데, 어떻게 모를 수가 있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라. 후보자가 부인한다고 국민이 그냥 믿겠나”라고 호통을 쳐 장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질타가 계속되자 이 후보자는 “공직자로서 부끄러움 없는 삶 살려고 노력했는데, 이번 기회에 제가 국민의 눈높이와 정서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많이 반성했다”고 답했다.

재산 42억6천여만 원 중 보유주식액 35억원
남편명의 주식거래횟수 4100여회
본인 명의 주식거래 횟수 1300회
“남편이 다했다...난 몰라”
보유주식 회사 재판 승소판결 의혹도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부부가 법관으로 재직하며 67개 종목에 376회에 걸쳐 37만주가 넘는 주식을 거래했다. 이쯤되면 본업인 재판은 뒷전이고 판사는 부업이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고,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역시 “주식이 너무많다. 주식 부자인 워렌 버핏이나 조지 소로스처럼 주식투자를 하는게 낫다. 왜 헌법재판관을 하려하느냐?”고 비꼬았다.


이에 이 후보자는 “내부 정보 이용이나 이해 충돌 문제는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 주식 거래에 있어서 불법적 요소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주식투자는 남편이 알아서 한 것이며 헌법재판관이 된다면 모든 주식을 처분하겠다”고 밝혔지만 야당은 거듭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이날 청문회 직후 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유정버핏에 이어 미선로저스인가?”라는 논평을 통해 “자신이 투자한 회사의 재판을 자신이 직접 재판정에 앉아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이 끝나자 그 회사 주식을 추가로 매수했다.이게 사실이라면, 판사가 신분을 이용해 돈벌이를 한 셈이 된다”며 “얼마나 진보적인 판사인지를 설득하기 전에 국민의 상식을 벗어나지는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공정 주식거래로 유정버핏이란 오명을 쓰고 낙마한 이유정 후보에 이어 두 번째다. 고르고 고른 헌법재판관 적임자가 투자의 귀재들인 유정버핏에 이어 미선 로저스다”라며 이 후보자를 비꼬았다.


문 대변인은 “여성 재판관이자 노동 분야 전문가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미선 판사는 스스로 헌법재판관 후보를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자신이 맡은 재판 관련 회사에 버젓이 주식을 투자했다. 엄연한 수사대상이다”라며 “현직 판사로 있으면서 376차례에 걸쳐 67개 종목의 주식 거래를 했고, 후보자 명의로 1300회, 배우자 명의로 5500여회의 주식거래를 했다고 한다. 재판은 뒷전, 인생의 목표가 오로지 주식이었다고 봐도 틀리지 않다”며 이 후보를 맹비난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