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안받는 매장 늘어…전자결제만 사용하는 국가 많아

▲ 지난 설날 서울 강남구 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직원들이 시중은행에 공급할 설 자금을 방출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국민 중 절반이 현금 없는 사회에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금 당장 지갑에 가지고 있는 현금량과 사용량도 줄었고 이보다 편리한 간편 결제 서비스들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계당 평균 거래용 현금 보유 규모는 7만8000원으로 지난 2015년 11만6000원보다 3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은행 2018 경제주체별 현금사용 행태 조사 결과 자료 중 거래용 현금 보유규모와 예비용(비상용) 현금보유규모 그래프.(한은제공)

특히 가정에 소유한 비상용 현금의 경우 전체 가계의 23.3%만 보유하고 보유 금액은 평균 54만3000원으로 나타났다.

2015년 조사에 비해 보유가계 비중이 3.7% 감소했고 규모 또한 –22%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응답한 국민중 현금 없는 사회의 실현가능성에 대해서는 ‘낮거나 없다’는 응답이 48.7%, ‘중장기적으로 있다’는 응답이 35.4%, ‘단기간 내 있다’는 응답은 15.9%로 나타났다. 절반을 약간 넘어서는 수치가 곧 현금이 없는 사회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 스타벅스는 자체 스마트폰 앱을 통해 맴버십카드를 연동하고 결제 대행서비스나 신용카드 결제를 통해 충전,이용하도록 유도한 결과 현금없는 매장을 운영할 수 있었다. (스타벅스 제공)

또한 현금사용도 줄고 있는 만큼 이른바 ‘현금 없는 매장’도 늘고 있다. 대표적 예시로 스타벅스가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4월 초, 현금 없이 운영되는 매장을 350곳을 추가 확대했다. 전국에 759곳에 해당한다.

현금 없는 매장이란, 고객들의 현금 외 결제 수단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매장이다. 스타벅스는 미래 신용사회로의 진입에 대한 선제적인 준비를 위해 기존 전국의 스타벅스 409곳의 매장에서 운영해 왔다.

이번에 추가 확대된 350개 매장은 모두 현금 결제율이 평균 5% 미만인 곳들이다. 현재 전국 약 1,280개의 매장의 60%나 되는 비율이다.

또한 자체 개발한 ‘사이렌 오더’, ‘스타벅스 맴버십 카드’ 등을 이용해 현금 사용 빈도를 현저하게 줄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시스템은 현금으로도 충전이 가능하지만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신용카드 결제나 휴대폰 결제, 결재 대행 서비스 등으로 충전할수 있어 간편하기 때문이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종로구 역사책방을 방문해 제로페이 10만호점을 알리는 스티커를 부착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간편 결제 서비스들도 꾸준히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건수가 23억8000만건에 이르고 결제 이용액만 80조원을 넘어 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건수와 금액 모두 2년만에 3배 가깝게 성장한 것이다.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간편결제 서비스 가입자수는 약 1억7000만명으로 집계됐다.

간편결제 시스템은 신용카드나 은행계좌를 연동해 결제정보를 스마트폰 앱에 등록하고 지문인식, 간편 비밀번호, 마그네틱, QR코드, 바코드, NFC 등 다양한 방식을 이용해 보다 편리한 결제 방식을 말한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해 수수료 0%를 모토로 걸고 QR코드를 찍어 거래하는 방식인 제로페이도 이에 해당한다.

이 같은 성장세는 ‘간편함’이 무기가 되고 있다. 직장인A씨(29)는 “현금은 범용성이 떨어지고 얼마를 쓴지 정확하게 계산을 따로 해야되서 불편하다”며 “간편 결제 서비스를 하면 사용 기록과 공인인증서같은 불편함 없이 지문 인식으로 간편하게 거래가 가능해서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금감원은 “겸업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가 제공하는 자사 유통망 기반 간편결제 거래금액이 크게 증가한 것이 주 요인”이라며 “지난해 이베이코리아·네이버·쿠팡 등 상위 3개사의 간편결제 이용금액이 16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급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결제수단별 이용금액은 신용·체크카드 결제금액이 73조600억원으로 대부분(91.2%)을 차지했다. 이는 전체 신용·체크카드 결제금액(779조7000억원)의 9.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밖에 선불(3조8790억원·4.8%), 계좌이체(3조1510억원·3.9%), 직불(550억원·0.1%)이 뒤를 이었다.

또한 결제 대행 서비스의 혜택 때문에도 이용자가 많다. 결제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 페이는 네이버 쇼핑과 가맹사의 결제를 진행할 때 일정 퍼센트 별로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한 캐시백을 지원하고 있다.

간편결제 이용금액 비중은 75.6%(60조6029억원)가 온라인, 24.4%(19조5424)가 오프라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B씨(26)는 “온라인 주문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네이버 쇼핑을 연동해 네이버 페이를 사용한다”며 “내가 주문한 금액의 일정 비율을 다시 캐시백으로 돌려주기 때문에 주로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미 현금 없는 사회로 진입한 나라로 평가받은 스웨덴은 현금을 받지 않고 신용카드 같은 전자지급수단으로만 결제를 해야하는 상점이 많다. 중국에서는 이미 알리페이나 위쳇을 이용한 모바일 페이가 보편화돼 현금으로 결제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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