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청 출장소장에 시장 비서실장 부인 임명

[투데이코리아=김태문 기자] NH농협은행이 올해 초 ‘천안시청 출장소’ 소장에 ‘천안시청 비서실장’의 부인을 임명해 구설에 올랐다.


NH농협이 내년 하반기 있을 시금고 재선정 과정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기 위해 현 구본영 시장 비서실장 아내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천안시청 출장소는 천안시 예산 2조 원 중 1조 7000억 원을 관리하는 시금고로 NH농협은행 입장에서 반드시 시금고로 재선정해야 되는 귀중한 고객인 셈이다.


금융권에선 “내년 하반기 있을 시금고 재선정 과정에 대비한 농협의 사전 포석”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K씨가 구 시장 비서실장으로 지난해 7월부터 근무 중인데, 농협에서 그의 부인을 시 출장소장에 발령낸 것은 ‘얄팍한 꼼수’로 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다.


“1조7천억 시금고 재선정 위한 포석일 것” 관측도


천안시금고 선정은 4년마다 한번씩 열린다. 지난 2016년 시금고 선정에서 농협은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과 경합을 치렀다. 시 예산은 입출금이 잦아 가장 예금이자가 싼 상품을 이용하기 때문에 시금고를 맡으면 큰 이익을 누릴 수 있어 많은 은행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농협은 이미 천안시금고를 10여 년간 맡아온 입장이다. 하지만 다른 은행들 도전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내년도 시금고 선정에 안심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금강일보는 “농협 관계자가 비서실장과의 관계 때문에 발령을 고민을 한 건 사실”이라고 시인했고 “그러나 ‘중요한’ 자리이니만큼 가장 일 잘하는 직원을 임명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농협 “고민은 했지만 중요자리에 적합한 직원으로”


그러나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시출장소장은 시금고와 관련해 시 주변서 나도는 온갖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자리”라며 “비서실장 부인으로서 시 공무원들과 친분이 두터울테니 여러모로 농협 측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 2016년 10월 시금고 선정을 보름여 앞두고 구본영 시장에게 상금 500만 원의 지역농업발전 선도인상(像)을 수여해 오해를 사기도 했다. 구 시장은 상금 전액을 시 복지재단에 기탁했다.


천안시금고는 현재 농협이 1금고(일반회계·기타 특별회계/ 1조 6880억 원)를, 하나은행이 2금고(상·하수도, 공영개발 특별회계/ 3820억 원)를 맡고 있다.


한편 투데이코리아는 천안시 금고에 직접 전화해 소장의 입장을 들어보려 했지만 통화 할 수 없었다. 2시간이 지난 후 NH농협 천안시 금고 관계자는 "농협중앙회 홍보팀과 통화하라"는 말만 남기고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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