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정부가 오는 2030년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와 함께 팹리스(반도체 설계) 점유율을 기존 1.6%에서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는 30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한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을 발표했다.

시스템반도체란 연산과 제어 등 데이터 처리기능을 수행하는 반도체다. 메모리와 달리 다품종 맞춤형 제품, 세트업체 요구를 충족시킬 설계기술과 고급인력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시스템반도체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약 50~6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다.

현재 미국이 압도적 시장 점유율 1위(70%)를 차지한 가운데 대만·중국 등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자칫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국내 수요 시장도 해외 메이커들이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전략은 앞서 삼성전자가 오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 분야를 집중 강화하는 ‘반도체 비전 2030’ 계획에 발맞춰 산업 생태계 전반에 요구되는 인프라를 지원하겠다는 복안이다.

정부가 발표한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은 △팹리스 △파운드리 △상생협력 △인력 △기술 등 5대 추진과제로 진행된다.

먼저 정부는 팹리스 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핵심 분야에 지원을 강화한다. 특히 5대 전략 분야인 자동차, 바이오, 에너지, 사물인터넷(IoT) 가전, 첨단로봇·기계 등을 중심으로 시스템반도체 수요가 많거나 국내 기업이 빠른 시간내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분야에서 관계기간 협력채널인 ‘얼라이언스 2.0’을 구축했다.

얼라이언스 2.0은 정부와 반도체 수요·공급기업, 연구기관 등 25개 기관간 MOU(업무협약) 체결로 발족됐으며 얼라이언스에 발굴된 유망기술은 연간 300억원의 정부 R&D(연구개발)에 우선 반영할 예정이다.

또 첨단·틈새시장 동시 공략으로 단기간에 세계 1위 파운드리로 성장할 발판을 만든다. 전력반도체, 아날로그반도체 등 틈새시장 진출을 위해 사업구조 고도화 지원프로그램(산업은행) 등을 활용해 중견 파운드리의 시설투자 금융을 지원하고 5G(5세대 이동통신), AI(인공지능), 바이오 등 시스템반도체 기술을 ‘신성장동력·원천기술’에 반영해 기업의 대규모 투자와 신기술 개발에 대한 세액 공제도 지원한다.

아울러 팹리스-파운드리 상생협력 생태계 조성도 진행한다. 팹리스 업계 성장이 파운드리 수요 증가로, 파운드리 성장이 팹리스 제품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상생협력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팹리스-파운드리간 가교역할을 하는 디자인하우스에 설계 최적화 서비스인프라(소프트웨어 등)를 지원하고 업계는 MPW 이용시 물량제한, 셔틀운영 등을 개선해 공정별 적용 횟수(2~3회)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장·기업이 필요로 하는 고급·전문인력 1만7000명을 오는 2030년까지 양성한다. 다품종 맞춤형 산업의 특성상 시장의 변화하는 수요를 반영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오는 2021년부터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또 기업수요기반 R&D 사업을 통해 석·박사 인력공급, 융합형 고급전문인력 및 산학연형 석·박사 양성프로그램도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향후 10년간 1조원 이상 투자해 자동차, 바이오, AI반도체 등 제조업 미래를 견인할 차세대 반도체 분야 핵심 원천·응용기술 개발을 개발하고 해외기술유출을 막는다.

1조원 중 4800억원은 과기정통부, 5200억원은 산업부가 부담한다. 최근 5년간 R&D 예비타당성사업 중 1조원 규모를 넘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정부는 분야별로 혁신전략을 수립하고 국민과 기업들이 과감하게 신산업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흐름을 이끄는 나라,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한 신뢰는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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