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일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 전달 기준 배추·무 등 월동채소 도매가가 1년 전보다 최대 109.6% 폭락한 것으로 나타난 지난 3월 4일 오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무와 배추, 양배추 등 농산물이 판매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국내 유가와 농식품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에 그치고 있다. 2016년 이후 3여년 만이며 물가 상승률 누계치로 보면 1965년 관련 통계를 낸 이후 처음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로 1년 전 대비 0.6% 상승했다. 이 지수는 2015년을 100으로 두고 100보다 높으면 물가 상승, 낮으면 물가가 해당년도 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한다.

상승폭이 좁다는 것은 그만큼 디플레이션이 올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로 받아 들일 수 있다. 4월만 두고 판단하면 2015년 0.4% 상승 이후 최저치며 누계치로는 지난해 대비 0.5% 상승했는데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65년 이후 가장 낮다.

디플레이션이란 경제 불황이나 통화량 수급에 장애가 생겨 구매력이 떨어지고 여기서 공급량은 일정하지만 줄어든 수요 때문에 물가가 낮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경기 침체가 길어지며 소비는 더욱 위축된다.


▲ 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프 (통계청 자료, 뉴시스 그래픽 안지혜 기자)

다만 이번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좁은 원인에 대해 통계청은 농식품 등의 가격하락과 최근 국제유가가 낮았던 점등을 꼽았다.

또한 국제유가가 낮아지고 유류세도 같이 감면하기 시작해 물가 상승폭을 조절했다고 판단했다. 현재 휘발유는 10주 연속 상승하고 있으나 전체 물가의 기여도가 높아 상승폭이 좁았다는 것이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공업제품이 0.1% 하락했다. 석유류 가격이 5.5% 하락했으나 국제유가가 천천히 오르기 시작해 하락 폭은 둔화됐다.

이날 정부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가진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일부 인상됐지만 유류세 인하 영향으로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오는 6일부터 유류세 인하폭이 축소되면 석유류 가역이 0.1~0.15%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 과장은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국내유가로 반영하는 데 2주에서 4주 정도 시차가 걸린다”며 “3~4월 오른 것에 3월 분은 반영이 돼 하락폭이 크게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농축수산물은 0.7% 상승했다. 축산물은 1.8% 상승했고 수산물은 1.2% 하락했다. 특히 채소류 가격은 11.9%로 크게 하락했다.

그중 축산물의 경우 돼지고기가 지난달 대비 9.4% 올랐다. 이는 4월 날씨가 풀리면서 캠핑 인구가 늘면서 소비가 늘어 가격이 올랐다. 돼지고기의 경우 4~7월 오르는 경향이 있어 상승률이 높았다.

양파의 경우 20%나 올랐는데 이는 지난해 재배면적이 역대 최고를 넘어서 가격이 폭락한데 이어 재배면적을 조절했기 때문이다.

한편 채소류 가격은 지난달 전체 물가를 0.19%p 낮추는 데 기여했다. 무(-50.1%), 배추(-47.1%), 감자(-31.8%), 호박(-25.1%), 딸기(-12.2%) 등의 하락 폭이 컸다.

서비스 가격은 0.9% 올랐다. 서비스 물가가 0%대를 기록한 것은 1999년 12월(0.1%) 이후 처음이다. 집세는 1년 전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개인서비스가 1.7% 올랐다. 그 중에서도 외식(2.0%) 물가의 상승 폭이 컸다. 치킨(7.2%), 구내식당식사비(2.7%) 등을 중심으로 올랐다.

구입을 자주해 빈도가 높고 비중이 높은 141개의 품목을 중심으로 나타내는 체감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1년전과 대비해 0.4%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채솟값이 떨어지면서 같은 기간 2.7%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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