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회사 교섭할 의지 없어”...단식농성, 사외집회, 전면파업 예고


▲ 르노삼성자동차.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두고 회사 측과 갈등 중인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결국 ‘전면파업’ 카드를 꺼냈다. 앞서 노조가 단행한 부분파업으로 회사 손실이 가중되고 지역 협력업체가 극심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전면파업까지 이어질 경우 르노삼성 사태가 더 악회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르노삼성 노조는 14일 제28차 교섭을 앞두고 발표한 성명을 통해 “회사는 2018년 임단협 제시안을 7개월간 미루다 올해 1월 10일 첫 제시안을 냈다”며 “하지만 이 제시안에는 노조 요구사항을 반영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추가 제시안조차 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금까지 임단협 교섭 자리에 사장은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고 회사 쪽 교섭 대표도 두 차례나 경질하는 등 시간만 끌고 있다”며 “이는 회사가 교섭할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노조는 쟁의권을 이용해 회사 측에 최후통첩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성명과 함께 전면파업을 예고했다. 먼저 17일 사내 지정된 장소에서 노조위원장이 천막을 치고 단식 농성에 들어가는 것을 시작으로 20일 사외 집회, 21일에는 무기한 전면파업을 선언했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6월부터 2018년 임단협 협상에 돌입했지만 아직까지 일부 쟁점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진행한 교섭에서 기본금 인상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작업 전환배치시 노조 합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신규직원 채용 등을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63차례, 약 250시간에 걸쳐 부분파업을 벌여왔다. 이는 역대 최장기간이다. 르노삼성 측은 파업으로 인한 손실을 약 260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노사간의 갈등은 결국 물량축소로 이어졌다. 부산공장 생산물량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은 10만대에서 6만대로 줄었다. 특히 오는 9월 계약기간이 만료되지만 아직 로그를 대체할 후속물량 배정도 깜깜한 상황이다.

르노삼성 측은 신차 XM3 수출 물량 확보에 매진하고 있지만 최근 르노 본사가 노조의 파업 장기화로 공급 안정성에 의문을 표하면서 스페인공장으로 물량을 돌리려는 움직임마저 감지되고 있다.

회사 측도 누적손실이 가중되자 지난달 29일 부산공장을 ‘셧다운(가동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특히 이달 말에도 최대 3~4일간 다시 한번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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