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보상금...전환배치 프로세스 도입

▲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임단협)으로 갈등을 빚던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마침내 합의에 성공했다. 지난해 6워 협상을 시작한 이후 11개월만이다.
16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노사는 전날 오후 열린 제29차 본교섭에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사는 14일 오후 2시 제28차 본교섭을 시작한 이래 40시간 넘게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는 마라톤 협상을 벌였고 이날 오전 6시20분경 잠정 합의를 이뤘다.

잠정 합의안에 따르면 노사는 기본급은 동결하는 대신 이에 따른 보상금 100만원 지급 및 중식대 보조금 3만5000원을 인상하기로 했다. 또 성과급은 총 976만원에 생산격려금(PI) 50%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임단협의 최대 쟁점인 전환배치과 관련해서는 ‘전환배치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단협 문구에 반영한다’는 잠정 합의를 도출했다.

앞서 노조는 외주분사와 배치전환을 노사 간 ‘협의’에서 ‘합의’로 바꾸자고 요구했지만 사측은 인사경영권 침해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아울러 노사는 △근무 강도 개선을 위한 직업훈련생 60명 충원 △주간조 중식시간 45분에서 60분으로 연장 △근골격계 질환 예방 위한 10억원 설비 투자 △근무 강도 개선 위원회 활성화 등에 합의했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6월 18일 제1차 본교섭 상견례를 시작으로 2018년 임단협을 진행했다. 하지만 접점을 찾지 못해 극심한 분규를 겪었고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63차례, 약 250시간에 걸쳐 부분파업을 이어왔다. 이 기간 누적 손실액은 약 2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르노삼성 측은 손실이 늘어나자 지난달 말 부산공장 ‘셧다운(가동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직원들에게 프리미엄 휴가를 쓰게해 공장을 멈추는 방식이었다. 노조 역시 이번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전면파업을 단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교섭에서 극적 합의가 나온 것은 위기에 빠진 부산공장 상황을 노사가 무겁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어진 노사간의 갈등은 부산공장 물량축소로 이어졌다. 부산공장 생산물량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은 10만대에서 6만대로 줄었고 오는 9월 계약이 만료되는 상황에 후속물량 배정도 미정인 상황이다.

또 회사 측은 로그를 대체할 물량으로 신차인 XM3를 생각했지만 최근 르노 본사가 파업 장기화로 공급 안정성에 의문을 표하면서 스페인공장으로 돌리려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한편 이번 잠정 합의안은 21일 조합원 총회에서 찬반 투표를 통해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투표가 과반 이상 찬성으로 최종 타결될 경우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6월 이후 이어왔던 임단협 줄다리기를 끝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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