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갈등, 수출 부진 영향커…내수 경제도 큰 문제

▲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미중무역갈등으로 인한 수출의 부진, 내수경제로는 기업의 투자 감소, 청년 실업, 원/달러 환율 급상승 등 악재가 잇다르고 있다. (자료사진)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개국 중 1분기 경제성장률이 최하위인 꼴찌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갈등의 심화와 반도체 등을 필두로한 수출부진, 기업의 설비투자 감소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 OECD가 발표한 21개국 1분기 경제성장률의 내림차순 정리. 한국이 21개국중 -0.34%로 최하위를 기록했고 라트비아, 멕시코 등이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홈페이지 캡처)

지난 19일(한국시간) OECD가 발표한 회원국 중 21개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을 살펴보면 한국은 전기대비 -0.34%로 회원국중 21위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다음 순서로는 라트비아(-0.30%), 멕시코(-0.20%), 노르웨이(-0.07%)순이다. 한국을 포함 역성장 국가는 총 4개국이며 21개국 평균 성장률은 0.46%였다.

상위권은 헝가리·폴란드·리투아니아·슬로바키아 등 과거 공산주의 국가에서 자본주의 체제로 전환이 진행 중인 국가들이 차지했다. 이들을 제외하면 미국이 0.8%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 입법 회의 및 무역 엑스포에서 연설하고 있다. 백악관은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을 6개월 뒤로 미룬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일본 등과의 무역 협상 시간을 벌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1차원적인 마이너스 성장의 원인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의 확대를 꼽는다. 미중무역갈등으로 인한 미국의 중국 관세 확대, 원/달러 환율 상승, 브렉시트 장기화 등으로 대부분의 국가들이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있다.

한국은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다. 특히 이번 미중무역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에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반도체를 필두로 한 수출이 기세가 꺽인 영향도 크다.

지난해 대중 수출액은 1621억 달러로 전체의 26.8%였으며 대미 수출액 역시 727억 달러로 12%를 차지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10일 우라나라의 수출은 13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감소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 또한 1년 전보다 13.6% 줄어든 20억1000억달러에 그쳤다.

또한 내수경제를 이끄는 투자감소도 큰 원인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기업의 설비투자가 심각하게 줄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3월 설비투자는 15.5% 감소해 전월(-26.8%)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노동시장 역시 큰 문제다. 19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문대학교를 포함한 대졸 이상 실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만9000명(5.0%) 증가한 60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증시도 심상치 않다. 지난 4월 중순만 하더라도 코스피지수는 2,250대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미중 무역갈등과 한국 경제지표 부진, 원/달러 환율이 치솟자 코스피는 이달만 200포인트 가까이 급감했다.

특히 외국인을 필두로 자금 이탈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셀코리아’를 외치고 있다. 한국의 취약한 펀더멘털(기초경제) 환경이 글로벌 교역과 경기둔화에 대한 민감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글로벌 대비 부진한 펀더멘털 환경은 원화 약세로 이어져 외국인 수급에도 부담을 가하고 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우려로 코스피는 7% 가까이 하락했다.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요인이며 지수에 하락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빈센트 코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분석실장은 지난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최한 ‘소득 3만달러 대한민국 평가와 과제’ 콘퍼런스 발표자로 나서 “최근 몇 달간 수출이 주춤했고 올 1분기만 보면 금융위기 이후로 가장 안 좋은 모습”이라며 “한국은 올해~내년 잠재성장률(경제성장률 전망치)까지 성장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내년 예산안이 5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화하기로 함에 따라 내년 예산은 500조원 대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함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이전보다 훨씬 심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긴급 대외경제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경주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20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전북 김제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신시도33센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대통령이 고집을 꺾지 않으면 경제가 무너지고 그 피해는 국민에 돌아간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이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정책 전환을 결정하면 우리 당이 적극 협조할 것이지만 잘못된 정책을 고집하면 경제 폭망을 막고 국민 삶을 지키기 위해 국민과 함께 싸울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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