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하이트진로의 소주 출고가격 인상이 맥주사업 손실 탓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진한 맥주 사업의 적자를 메꾸기 위해 소주 가격을 올렸다는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인기제품인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의 출고가격을 1병당 1015.7원에서 1081.2원으로 6.5% 인상한 바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21일 ‘하이트진로, 출고가 인상·도수 하락 통해 이중으로 이윤 얻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이같이 밝혔다.
소주의 주요 원재료 구성은 물, 주정, 첨가물이다. 흔히 ‘알코올 도수’라고 지칭하는 것은 주정이 전체 용량에 얼만큼의 비중을 차지하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후레쉬의 도수를 지난 2006년 19.8도에서 최근 17도로 낮추고 가격을 인상했다. 도수 하락에 따른 원가절감액을 추정한 결과 주정의 양이 61.9ml에서 61.2ml로 0.7ml 줄어들고 증가된 물의 가격을 제외했을시 소주의 원가가 0.9원 절감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하이트진로는 2006년부터 점진적으로 도수를 낮춤으로써 원가절감 효과를 누려왔지만 이를 출고가에 반영하기는커녕 오히려 가격 인상을 단행해왔다”며 “한 해에 참이슬 후레쉬가 10억병 판매된다고 가정할 때 하이트진로는 이번 도수 하락으로 약 9억원의 비용을 절감해 추가 이익을 취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물가감시센터는 하이트진로가 맥주사업 부문의 영업손실을 소주가격 인상을 통해 충당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하이트진로의 재무현황을 살펴보면 소주사업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 대비 2018년에 11.3%로 큰 변화 없이 지속하고 있다. 반면 맥주사업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3.9%(289억원), -2.9%(20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아울러 소주 시장 1위인 하이트진로의 가격 인상이 다른 2위, 3위 업체들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물가감시센터는 우려했다. 지난 2015년 말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가격을 961.7원에서 1015.7원으로 5.6% 인상했고 이어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이 출고가를 946.0원에서 1007.0원으로 6.5% 인상했다.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이번 출고가격 인상과 주류세 개정으로 인한 인상효과까지 추가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당국에서는 이러한 점을 반영해 소비자의 가격부담이 가중되지 않는 주류세 개정안을 내놓고 관련 기업들이 개정 이후 정확히 세금의 인하분 혹은 인상분을 제대로 반영하는지 지속적인 감시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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