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선, 여백으로 울림과 공명


투데이코리아=박영배 기자 |포스트 단색화 그룹의 선두주자이자 Now here(지금 여기)의 작가로 알려진 주목작가 박다원이 개인전을 진행한다.


한국적 모더니즘, 우리 내 기억 속에 잠재된 동양의 추상정신을 캔버스에 소환시켜 마침내 본질과의 조우를 시도해내는 박다원 작가의 전시가 청담동 갤러리 연오재에서 5월13일부터 6월8일까지 열린다.


흔히 아시아 회화의 거장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서양미술의 흐름을 관통하는 그 안에 동양의 정신과 역사가 녹아 있다고 한다. 그 중 박 작가의 그림에 뿜어져 나오는 동양정신의 진수인 일필휘지 기운생동 등 그의 철학적 바탕을 미술계에서 눈 여겨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다원 작가의 작품은 사전에 계획된, 의도적인 조형적 구성에 의해서 진행되는 조형작업이라기보다는, 우연의 필치가 필연으로 이어지는 일종의 정신성에 의한 독자적인 조형성을 지향하는 특성이 자리하고 있다. 우연과 필연의 공존, 그리고 자유로움과 자제력의 동시 작용은 궁극에 가서 화면에 생동감을 주며 나아가서 전 화면에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힘을 자아내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작가의 치열한 화면 경영과 관리를 엿볼 수 있다.


한국 근현대 미술의 주류를 보여주는 박다원 작가는 불필요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을 통제하며 순수하고 집중하는 에너지를 선으로 표현한다. 그는 명상의 최고점에 이르렀을 때 캔버스에 선을 긋는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생명력의 근원인 빛과 우주만물의 본질을 점, 선, 공간으로 시각화 한다. 파랑, 갈색, 초록, 흰 빛의 바탕 위에 그어진 지극히 절제된 점, 선, 여백들은 관람자의 마음과 시공간에 조용한 울림과 공명을 경험하게 한다. 그의 작품이 주는 울림 앞에서 우리자신의 정체성과 내면을 성찰하며 따듯한 위로를 기대할 수 있다.


미술계는 그가 보여주고 있는 ‘단색화’에 주목하고 있다. 윤진섭 평론가는 “바탕색을 만들고 호흡을 하는 과정, 기다림, 온 몸의 기와 정신을 모아 선수행을 하듯, 에너지가 충만한 상태에서 순간적이며 직관적인 선을 일필로 뽑아내는 그 특유의 방법론, 그가 하는 일련의 작업과정은 퍼포먼스이다. 박다원이 일필휘지로 뽑아내는 몸의 퍼포먼스는 캔버스 위의 문화적 사건으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한 박다원의 단색화(Dansaekhwa)는 생명의 서(書)이자 우주의 원초적 사건을 지향하는 매개체이다. 오랜 시간 철학적 바탕 위에 만들어진 Now here -series는 박다원 특유의 양식으로 숙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과연 어디를 지향하는가? 그 끝은 과연 어디쯤일까? 박다원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고 평한 바 있다.


또한 동양의 철학을 화폭에 담으며 생명력의 근원을 점 선 여백으로 표현한 박 작가는 삼성그룹의 신년하례선정작가로도 알려져 있다.


한편, 강남 연오재 전시 이후 박다원 작가는 6월13일부터는 강북 삼청동 서울옥션 삼청점 프린트 베이커리에서 연달아 개인전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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