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베이징의 화웨이 매장 앞을 한 남성이 지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미중 무역갈등으로 거래제한 제재를 받은 중국 ‘화웨이 사태’로 인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에 따른 투자 등으로 올해는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다시 사라진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가 30일 발표한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재 결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1%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해였다. 올해는 5G 조기 투자로 미국, 중국, 한국을 필두로 시장이 조금씩 회복돼 약 1% 정도의 성장이 예상됐다. 하지만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무역 제재로 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운터포인트 관계자는 “연초 시장 전망에서 올해 6월 이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5G로 인한 활기를 띠며 성장기조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갑작스러운 제재로 인해 시장이 혼란을 겪어 다시 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화웨이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제재는 4개로 요약된다. 먼저 영국의 반도체 설계기업인 ARM의 협력 거부가 가장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이어 구글의 GMS 사용 불가 방침과 RF부품 공급 중단, 인텔 서버 반도체 공급 중단 등이 꼽힌다.

화웨이는 해외 시장이 51%를 차지하기 때문에 중국 매출이 안정적이라고 해도 해외 매출비중이 높은 만큼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유럽매출은 23%로 해외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고 있다.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AP 칩셋 구성을 보면 화웨이 계열사인 하이실리콘이 대부분인데 단기적으로 큰 문제가 없겠지만, 이 하이실리콘 칩셋도 ARM 설계에 따르고 있기 때문에 제재가 장기화되면 사용이 불가능하게 돼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대 구성면에서 보면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가격대로 화웨이 매출의 18%를 차지하고 있는 고가 제품들이 꼽힌다. 이 가격대의 물량이 가장 많지는 않지만 수익의 대부분이 발생하는 가격대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 R&D(연구개발)와 마케팅비용이 대부분 여기서 발생하기 때문에 영향을 받게 되면 미래 재원이 축소될 수 밖에 없다.

현재 화웨이의 선택은 미국의 조건을 받아들이거나 독자노선을 가는 길인 데 장비부문은 독자 노선을 걸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스마트폰 부문은 독자 생존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 제재가 장기화되면 분사 또는 일부 매각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운터포인트 관계자는 “화웨이 매출 감소로 인한 수혜는 장기적으로 같은 가격대와 지역에서 경쟁 중인 삼성전자, 오포, 비보, 샤오미에게 일부 돌아가겠지만 시장전체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것은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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