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바게뜨가 73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5% 인상한 10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파리바게트 매장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인상 품목 73개는 전체 취급 제품 833개 중 8.8%에 해당한다. 2019.03.10.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 “지난달에 한번 가격이 오른거 같은데 기본적으로 빵하나에 2000원은 하는거 같아요. 비슷한 빵인데도 프랜차이즈 빵과 기타 노점 판매 빵의 맛의 차이도 모르겠구요”

한 프랜차이즈 제빵전문점에서 만난 주부(36)A씨는 빵을 좋아해서 자주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에 들르지만 이같은 생각이 요즘 많이 든다고 한다.

A씨의 생각은 비단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수 있다. 특히 서울이 전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일곱 번째로 물가가 비싼 도시로 조사됐는데 빵값은 세계 제일의 수준으로 나타났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지난달 3월 18일 발표한 '전 세계 생활비'(Worldwide Cost of Living 2018)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은 조사 대상 133개 도시 가운데 미국 뉴욕, 덴마크 코펜하겐 등과 함께 공동 7위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6위)보다 한 계단 내려간 것이다.

EIU는 미국 뉴욕의 물가를 기준점인 100으로 잡고 식품·의류·주거·교통·학비 등 160여 개 상품·서비스 가격을 반영한 '세계생활비지수'(WCOL index)에 따라 도시물가 순위를 매겼다. 조사 결과 서울은 뉴욕·코펜하겐과 같이 세계생활비지수가 100으로 같았다.


▲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가장 비싼 도시 중 서울이 전세계에서 빵값이 비싼것으로 나타났다.(EIU 자료, BBC 그래픽)

그중 서울은 빵 1kg 평균 가격이 15.59달러로 상위 10위권 내 도시 중 가장 비싸다. 기본 빵값이 환율 계산시 2000원의 가까운 가격이라는 것.

빵 가격은 '재판매가격 유지행위 금지'라는 공정거래위원회 조항에 따라 본사가 가맹점에 판매가격을 강제할 수 없다. 가맹점 역시 본사의 '권장소비자가격'을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맹점들은 임대료와 원재료값 부담에 이어 올해부터 적용된 최저임금 인상(16.4%)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부터 뚜레쥬르 매장에서는 30개 품목이 최대 11%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2월 5일부로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인상률은 최대 20%에 달한다. 이 역시 가맹점주들의 판매가 조정이다. 파리바게뜨 가맹본부 파리크라상은 전국 3300개 가맹점에 조정된 권장소비자가격 표를 전달했고, 이후 각 가맹점들은 최저임금 부담으로 대부분 가격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가 직접 서울시 송파구 일대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을 15곳 둘러본 결과 단판빵과 슈프림빵이 평균 1500~1600원 사이에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18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민 1인당 연간 빵류 소비량은 90개에 달했다. 이는 4년 전 대비 12개 늘어난 수준으로 나흘에 한 번꼴로 빵으로 식사를 대신하는 셈이다. 베이커리 전문점의 매출도 4년 사이 49.6% 증가했다.

실제로 쌀 소비량은 매년 줄고 있는 반면 빵 소비량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박주현 민주평화당 의원에 따르면 2017년 1인당 쌀 소비량은 61.8㎏으로 2000년 93.6㎏ 대비 34%나 감소했다.

이처럼 쌀 소비가 줄고 빵 소비가 늘어난 이유는 빵이 예전의 간식에서 주식으로 격상됐기 때문이다. 빵이 주식으로 부상하면서 기존 베이커리 전문점들도 식사빵 메뉴를 강화하고 있다. 식빵과 치아바타 등이 대표적이다.

송파구에서 대형 프랜차이즈 제빵 매장을 운영하는 B씨는 “최근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으로 실제로 점주들이 보는 이윤은 크지 않다”며 “아무래도 빵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30~40%의 마진율을 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적인 품질이나 가격을 낮추려면 본사의 투자가 필요한데 그게 미미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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