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희토류 자력 생산과 함께 동맹국과의 연대통해 수입 모색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 | 21세기 패권국가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기 싸움이 끝날 기미를 보이질 않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대선공약으로 ‘다시 위대한 미국’(America great again')을 주창하며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군사적으로 미국의 턱밑까지 쫒아온 중국을 노골적으로 견제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반부터 무역 불균형을 강조하며 ‘중국과 미국의 무역관계에 있어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중국 수입품에 대해 엄청난 관세를 물릴 것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다시 미국의 대선시기가 다가오면서 점점 더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5일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을 마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대해 최소한 3000억 달러가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올바른 시점에 시행 하겠다”고 말해 중국은 이에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미국의 전략에 중국은 21세기 첨단산업의 주요 광물인 ‘희토류 미국 수출금지’라는 카드를 만지작 거리며 세계 IT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 중국 장시성의 희토류 광산


희토류란 무엇인가?

1787년 스웨덴의 과학자 칼 악셀 아레니우스(Karl Axel Arrhenius)가 스웨덴 스톡홀름 부근 이테르비 마을의 채석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검정색 광물에 이테르바이트(Ytterbite)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후 이 물질은 여러 과학자들에 의해 광물 분석이 이뤄지며 오늘날 희토류로 자리 잡게됐다.

희토류(稀土類-Rare Earth Elements)는 원소기호 57번부터 71번까지의 란타넘계 원소 15개와, 21번인 스칸듐(Sc), 그리고 39번인 이트륨(Y) 등 총 17개 원소를 총칭하는 단어다.

희토류는 물질의 특성상 다른 금속들과는 달리 농축된 형태로는 산출되지 않는 광물 형태로의 희귀한 모습을 가지고 있어 ‘자연계에 매우 드문 금속 원소’ 라는 의미로 희토류라는 이름이 붙혀졌다.

희토류는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고 건조한 공기에서도 잘 견디는 특성을 지니며 열을 잘 전도하는 장점이 있으며, 상대적으로 탁월한 화학적·전기적·자성적·발광적 성질을 갖고 있어 IT 제조 업계에서 필수적으로 쓰이는 금속이다.

희토류는 현대 산업에 있어 안쓰는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한 쓰임새를 자랑하고 있다. 희토류는 전기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풍력발전, 태양열 발전 등 21세기 저탄소 녹색성장에 필수적인 영구자석 제작에 꼭 필요한 물질로 알려졌는데, 전기차 한대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영구자석에는 희토류 원소 1kg가량 정도가 필요해 갈수록 그 쓰임새가 확장될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희토류 생산 기업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


중국의 전략

이미 중국은 희토류 수출금지 카드를 이용해 외교적인 실익을 얻은 사례가 있다. 중국은 지난 2010년 9월, 동중국해 일부 섬들을 둘러싸고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벌였다.

당시 일본이 중국 선원을 구금시키며 중국에 압박을 가하자 중국은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금지’카드를 꺼내들었고 일본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중국에 대한 비난을 거두고 중국선원을 곧장 석방 시켰다.

이렇듯 21세기 산업시장에서 희토류는 외교적으로 강력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미국 지질조사국(U.S. Geological Survey)의 2016년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36.67%인 4400만 톤을 보유함으로써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2016년 중국의 희토류 생산량은 10만5000톤으로, 이는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83%를 차지하는데 이는 곧 중국이 세계 IT 업계를 좌지우지할 위치에 올라선 것과 다름이 없다.
▲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 만찬을 가진 미중 지도부
미국의 대응

중국의 이 같은 대응에 미국 역시 가만히 있지는 않는 모양새다. 지난 4일(미 현지시각)블룸버그 통신은 윌버 로스 미 상무부장관이 희토류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며 “희토류 없이는 현대의 삶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미 정부는 이 핵심자원의 공급이 끊기지 않도록 전례없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발언을 보도했다.

미국은 2018년까지 수입한 희토류의 80%를 중국에서 사들인 바 있는데 중국이 희토류 미국수출중단을 예고한 상황에서 대책마련이 시급해 졌다. 이에 로스 장관은 이날 “중국의 희토류 수입중단을 우려한다”면서 그 해결책으로 “미국내 희토류 자원 파악과 더불어 이에 대한 채굴권을 신속히 승인해야 한다”고 정부에 권고했다.

미국은 지난 1980년대까지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가였으나, 이 과정에서 엄청난 환경 파괴와 오염, 토양 처리비용 문제가 불거지며 사회적 문제로 떠올라 희토류 산업을 사실상 사장 시키고 해외 수입에 의존해 온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의 이 같은 전략에 미국은 다시 희토류의 자력 생산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로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에 데이비드 베른하르트 미 내무부 장관 역시 “미국내 희토류 채굴 및 탐색에 관한 허가를 신속하게 처리 하겠다”며 “트럼프 정부는 국가 안보와 경제성장에 중요한 자원들이 다른 나라에 볼모로 잡히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희토류 채굴 산업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또한 미국은 다른 희토류 동맹국으로 우리나라, 호주, 미얀마, 인도등을 지목하며 이들 나라와 희토류 거래를 하겠다고 나서며 중국의 희토류 수출중단 카드를 대비하는 모양새다.

또한 BBC는 지난달 21일자 보도를 통해 희토류 생산량이 세계 4위라고 자부하는 북한에 대해 미국이 대북협상 카드를 완화해 북한으로부터 희토류 수입을 타진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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