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개 수원지서 생산 유통하는 제품은 200개 넘어

▲ 지난 12일 5.8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후 경주지역에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22일 오전 경주시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생필품을 구입하고 있다. 2016.09.22. (자료사진)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 최근 들어 생수 시장이 커졌다는 것을 느끼는 것은 대형마트의 생수코너를 마주했을 때다.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몇개 없던 제품들이 이제는 대형마트 자체 PB상품부터 같은 제조사의 여러 가지 가격의 생수 제품, 용량의 크기 등 생수 시장이 매우 다양화된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실제로도 생수 시장은 파죽지세로 성장 중이다. 글로벌 마케팅 정보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일반 생수 시장 규모는 약 1조1524억원으로 추정된다. 유로모니터는 생수 시장이 매년 12%가량 성장해 2021년에는 커피음료 시장보다 생수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생수 시장이 이토록 커질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무거운 생수를 편하고 저렴한 배송을 사용할수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의 수돗물 수질 평가가 나쁘다는 보도가 나오면 한동안 해당 시의 생수 판매가 급등하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먹는 샘물의 안전성과 신뢰도에 대해 입증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생수의 특성상 같은 생산지, 즉 수원지가 같아도 다른 제품으로 나와 가격이 천차만별인 경우도 있고, 다른 수원지에서 나와도 같은 제품이 되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알 수 있다.

먹는 샘물은 지하수 관리 등을 위해 공장별로 취수량이 정해져 있는데다 수원지 개발 허가와 제조업 허가를 받고 환경영향조사서도 있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환경부의 ‘먹는샘물 제조업체 허가현황’에 따르면 국내에는 모두 67개 제조업체가 67개 수원지에서 생수를 생산하고 있다.

주목할 만 사실은 60여개 수원지에서 생산, 유통하는 제품은 200여개가 넘는다. 대부분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생산 및 판매되는데 같은 수원지, 같은 공장에서 나온 물이 다른 브랜드로 판매되는 것이다.

환경부의 먹는 샘물 표기 수원지 정보를 보면 더욱 명확히 설명된다. 예를 들어 롯데 아이시스의 경우 경기 포천시, 충북 청원군, 경기 포천시, 전북 순창군, 경남 김해시 등 전국 6곳의 수원지에서 생산, 유통된다.

온라인 유통업체가 쓰는 수원지도 제각각인 곳도 있고 수원지를 한곳으로 두고 유통하는 곳도 있다. 제주 삼다수와 해양심층수 천년동안은 전국적으로 유통되는 제품들이다. 제주 삼다수는 제주시 조천읍 수원지에서만 생산되며 자사 브랜드 제수 삼다수만 생산된다. 천년동안도 비슷하게 강원 고성군 앞바다를 수원지를 두며 천년동안만 생산된다.

하지만 수원지가 여러곳을 근원으로 하는 브랜드의 ‘신뢰성’과 가격에 따른 ‘품질’에는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같은 수원지인데도 가격은 크게 800원대 후반에서 많게는 1000원대까지 난다. 이른바 ‘브랜드 값’이 생수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유통 과정에서도 가격이 더 붙거나 저렴해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중 외국계 기업이 생산하는 생수가 작게는 두배, 크게는 10배까지 가격 차이가 난다. 물론 수입 유통과정에서 가격이 붙을 수 밖에 없지만 이 가격은 프리미엄화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를 빼고 설명하기 어려운 가격이다.

엄밀히 말하면 ‘먹는 샘물’이라는 점에서 안전성 문제가 없다면 수원지가 어디인지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식품으로 구분되는 먹는 샘물은 칼슘,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과 불소 등을 표준치까지 지켜서 유통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도가 생수 제조공장을 점검한 결과 5개 생수 업체에서 수질검사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개 업체는 발암물질인 우라늄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특히 먹는 샘물은 환경부의 소관이지만 생수업체 인가와 허가, 관리감독은 지방자치단체가 맡고 있어 전문성과 역량이 보다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 일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먹는물 영업장 지도 점검에 관한 규정을 강화하고 나섰지만 규제 심의에 걸려 시행 여부도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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