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대사, 우리 정부에 화웨이 보이콧 동참해달라 요구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 | 세계 2위의 스마트폰 판매업체로 성장한, 중국 최대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파산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정부는 출범 이후 미국의 턱밑까지 성장한 중국을 견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미국은 중국에 심각한 무역 적자를 보고 있다”며 강력한 무역 보호 정책을 세워 중국에 엄청난 액수의 관세를 매기겠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거기에 미국은 세계적인 통신 장비 업체로 급부상한 화웨이의 통신장비가 “사실상 다른 나라를 도청하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며 사용 금지를 의결 했다. 미국은 화웨이를 쓰고 있는 동맹국들과 함께 안보불안을 이유로 화웨이 퇴출운동에 나섰다.
이미 미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은 화웨이 장비에 정보 유출을 가능케 하는 '백도어'(back door)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을 의심하며 정부 통신장비 구매 등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고 있다.

▲ 화웨이의 설립자 런정페이 회장

화웨이는 어떤 기업인가?
2018년 기준으로 매출 1071억 달러, 당기순이익 85억 7300만 달러, 직원 8만 7500여 명을 거느리고 있는 공룡 기업. 바로 세계 2위의 스마트폰 판매 업체 화웨이다.
화웨이는 1987년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인 런정페이 회장에 의해 중국 선전시에서 설립됐다. 인민군 장교 출신인 런정페이의 이력 답게 ‘화웨이’(华为, 화위)라는 이름은 '중화민족을 위하여 분투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화웨이는 민족주의가 유별나기로 소문난 중국인들에게 사명부터 사랑을 받았고, 런정페이 회장의 뛰어난 사업수완, 인민해방군 장교출신으로 인민군 내부의 넒은 인맥을 통해 사업을 확장시켜갔다.
화웨이는 통신장비마케팅에 특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통신 사업자를 위한 맞춤형 네트워크 서비즈 구축, 개발사업에 집중했고 그 결과 세계 상위 50위의 통신 사업자중 35대 회사에 자사의 통신기기들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공을 바탕으로 화웨이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변모를 시작했고, 중국 주요도시 이외에도 스웨덴, 미국, 인도, 아일랜드, 러시아, 인도네시아, 네덜란드 등지에 R&D센터를 속속 개장해 세계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힘썼다.
▲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촉발된 갈등
화웨이는 전 세계 주요나라에 자사의 통신기기들을 납품하는데 성공했고,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화웨이 기기들에 대한 각국의 분쟁이 촉발된다.
특히 2018년 12월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은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멍완저우가 이란 제재를 위반 했다”는 혐의를 제기했고 멍 부회장은 캐나다 당국에 체포됐다.
미중무역갈등으로 사이가 안좋은 두 나라에 관계에 멍완저우 부회장의 체포는 본격적인 기름을 부었다.
미국은 적대국들(이란, 시리아, 북한, 쿠바)등으로 기술을 유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멍완저우 부회장이 이란에 기술을 유출한 것으로 지목돼 체포된 것이다.
중국은 이에 강하게 항의하며 멍완저우 부사장의 석방을 요구했으나 캐나다 정부는 멍 부회장의 혐의가 아직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다며 벤쿠버 자택에 가택연금시켰다. 미국 정부는 캐나다에서의 재판이 끝나면 멍 부회장이 미국으로의 송환 될수 있게 현재 캐나다 정부에 요청했다.
또한 화웨이 장비에 대해 백도어(backdoor, 일반적인 인증을 통과, 원격 접속을 보장하고 핵심 시스템 접근을 제한없이 할 수 있는 방법)의혹까지 제기되며 미국 이외에도 동맹국들이 안보불안을 이유로 자국에서의 화웨이 장비 사용금지를 논의하고 있다.
▲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미국의 대응
미국은 이후에도 화웨이 사용금지를 동맹국들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장관도 연일 강도높은 발언을 이어가며 화웨이 제재에 나섰다.

미국의 강력한 우방국인 일본과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이 화웨이 장비를 사용금지하기로 결정 했으며, 미국과 관계를 맺기 원하는 국가들 역시 안보불안을 이유로 화웨이 보이콧에 하나, 둘 동참하고 있는 모양새다.

백악관의 이 같은 강력한 입김은 최근 우리 정부에도 닿고 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역시 공개석상 발언을 통해 우리 정부와 기업에 화웨이 보이콧 동참을 요구하고 나섰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 5일 ‘클라우드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5G 이동통신은 보안 측면에서 신뢰할 수 있는 공급자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사실상 화웨이 보이콧에 대한민국 정부가 동참해줄 것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말했듯 세계는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원하고 있다”며 “단기적인 비용 절감은 매력적일 수 있으나 신뢰할 수 없는 공급자를 선택하면 장기적인 리스크와 비용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해리스 대사는 기회가 날때마다 화웨이 보이콧을 주장하며 사실상 우리 정부를 간접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에 청와대의 윤종원 경제수석은 지난 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해리스 대사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될 부분들이 있다"며 "정부로서는 국가 통신보안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관리를 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해리스 대사의 요구에 일단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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