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무기 가질 수 없다"…"전쟁난다면 이란 말살 될 것" 경고

투데이코리아=김충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무인기 격추에 따른 보복 공격을 계획했다가 사망자 숫자를 보고받은 뒤 실행 직전에 취소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대화 의사를 밝히면서 “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만약 전쟁이 난다면 전례없는 말살이 될 것”이라고 이란을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 NBC 뉴스의 방송 진행자 척 토드와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한 보복 타격 지점 세 곳을 잡고 공격을 준비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제가 승인만 내리면 되는 준비된 상황이었습니다. 실행을 약 30분 앞두고 보고를 받았습니다."고 말하고 이어 “고고도 무인 정찰기를 격추한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150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말에 공습 계획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란과 전제 조건 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신들(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면서 "그와 관련해 이야기하고 싶다면 좋다. 그렇지 않다면 당신들은 앞으로 오랫동안 결딴난 경제 속에서 살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란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이제껏 결코 본 적이 없었던 '말살'(obliteration)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현지시각으로 지난 20일 새벽 미군의 고고도 정찰용 드론을 격추했다.


이란은 자국 영공에 드론이 침입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은 피격되기까지 드론이 비행한 경로가 기록된 지도 등을 공개하며 공해(公海)상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미국과 이란은 미국이 작년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경제 제재를 복원하면서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다.


최근 이란이 핵 합의 이행 수준을 줄이겠다고 경고하고, 오만해에서 유조선 2척이 피격된 사건과 관련해 미국이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면서 대립이 더욱 격화했다.


미국의 '경찰국가' 역할에 대한 회의감을 표명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대응을 통한 개입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상황 변화에 따라 군사 대응 카드를 꺼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막판에 공격을 취소시켰다고 밝힌 것도, 구체적인 예상 인명피해 규모까지 거론한 것도 이란에 대한 또 하나의 압박 카드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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