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민주노총 투쟁지침’ 따라 강경투쟁 예고

▲ 국회 앞 시위중 불법행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 총연맹 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전 피의자심문)을 마친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국회 앞 집회에서 차단벽을 부수고 경찰을 폭행하는 등 불법행위를 주도했다는 혐의로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구속된 가운데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이를 규탄하며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현대차 노조는 회사 측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임단협) 상견례를 마치고 주 2회씩 교섭을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김명환 위원장의 구속을 명분 삼아 파업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노총은 24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5일 전국동시다발 결의대회, 26일 울산 현대중공업 앞 전국 노동자대회, 27일 대전 충청권 저임금 노동자대회, 28일 전국 단위 사업장 대표자회의, 다음달 3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에 이어 다음달 18일부터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노총은 결의문은 통해 “민주노총 위원장 구속은 더 큰 투쟁과 저항을 부를 뿐”이라며 “그 분노와 투쟁을 바탕으로 반드시 문재인 정부의 폭주하는 노동탄압을 분쇄하고 노동법 개악 저지와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쟁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민주노총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하투(夏鬪)’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현대차 노조도 이에 힘을 싣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주노총의 투쟁이 현대차 노조의 파업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현대차 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의 최대 노조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2일 김명환 위원장 구속에 대한 긴급성명서를 내고 “문재인 정부가 우리나라 진보민주세력의 행동하는 마지막 양심이자 최후보루인 민주노동 위원장을 구속하는 것은 진보민주세력에 정면도전하는 폭력이자 폭거로 폭거로 규정한다”며 “우리는 김명환 위원장의 구속에 대한 ‘민주노총 투쟁지침’에 따라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가 강경투쟁 중에서도 파업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올해 임단협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거의 매년을 파업을 벌여왔다. 올해 역시 김명환 위원장의 구속을 명분삼아 파업을 단행함으로써 회사를 압박하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현대차 임단협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것은 사실”이라며 “현대차 노조는 항상 파업이라는 강경투쟁을 이어왔고, 올해도 회사 측과 입장이 좁혀지지 않으면 충분히 파업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 김명환 위원장의 구속도 노조 파업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단체교섭의 4대 핵심과제로 △통상임금 해결 △정년연장 △불법파견과 불법 촉탁직 해결 △미래고용안정을 설정하고 추석 전 타결을 목표로 온 힘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올해 임단협도 협상 과정 곳곳에 암초가 버티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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