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기 힘든 땅, 대한민국

투데이코리아=김충식 기자 | 유한일 기자 | 최한결 기자 |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모토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펴면서 자국에 공장을 짓도록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는 토지를 제공하고 법인세를 인하하면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유치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지난 5월 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성장율은 2018년 기준 2.9%를 기록했던 것이 2019년은 2.8%, 2020년은 2.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국은 2019년은 2.4% 하락, 2020년은 2.5%가 하락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높은 성장률이 예상되는 곳은 인도로 2019년에는 7.2%, 2020년에는 7.4% 성장이 예상됐다.


▲ 2019년 5월 OECD 경제전망

한국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5월 9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에탄크래커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투입된 사업비만 총 31억달러(약 3조6000억원)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대미 투자고 역대 한국 기업으로는 두 번째 큰 규모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13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신 회장을 만나 투자 확대 및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남부 에탄크래커 공장에 대해 설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투자에 대해 고맙다고 화답한 뒤 생산품에 대해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 기업인들의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투자한 기업에 대해 그만한 댓가를 지불하고 있다. 그렇기에 미국의 성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반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미 여러차례 지적했듯이 한국경제는 갑작스런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업이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신규채용이 줄이거나 또는 인건비 충당을 위해 제품의 가격을 올리고 있다. 제품 가격은 올라가고 소비자는 지출을 줄이고, 기업은 신규 투자를 하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 한국 떠나는 기업들, 해외에 공장 짓는 한국기업들


한국을 떠나는 기업 수는 매년 3400곳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이전 기업의 수는 매년 늘어나 2018년에는 처음으로 3500곳이 넘었다. "한국에서 기업하기 힘들다"는 경제계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으나 이를 소관하는 정부 부처의 무관심 속에 토종 기업의 '탈한국'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에 들어왔다 떠난 기업은 골드만삭스자산운용(한국법인 철수, 2012년 11월), HSBC그룹(소매금융사업 철수, 2013년 7월), ING그룹(한국ING생명, MBK파트너스에 매각, 2013년 12월), 스탠다드차타드그룹(SC저축은행 및 SC캐피탈, 일본계 J트러스트에 매각, 2014년 6월), RBS은행(RBS은행 한국지점 철수, 2014년 10월), 맥쿼리(투자은행(IB) 사업부 대폭 축소, 2015년 3월), 씨티그룹(한국 씨티캐피탈, 아프로서비스그룹에 매각, 2015년 12월), 바클레이즈(증권 및 은행 한국지점 철수, 2016년 1월), 골드만삭스(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은행 면허 반납 후 증권과 통합, 2016년 2월), 알리안츠(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 2016년 4월) 등이다.


한국에 진출했던 해외기업들이 이렇게 철수하는 사례들이 늘어 날 때마다, 해외기업들은 한국으로의 진출을 꺼리게 될 것이고, 이런 현상이 심화될수록 젊은이들의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 수 밖에 없다.


▲ 한국을 떠나는 기업들이 꼽은 첫째 이유는 '강성노조'와 정부의 '강력한 규제'였다.

한국을 떠나는 기업들은 “한국에서 기업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이들이 한국에서 철수하는 이유로는 ‘강성노조’와 ‘강력한 규제’를 꼽았다. 인건비는 비싼데 규제도 강해서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해외 금융사들은 인건비가 저렴하고 규제가 적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최근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최근 언론 기고를 통해 한국에서 기업하기 어려운 이유 30가지를 뽑았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셀 수도 없이 많은 갈라파고스 규제, 세계 최고 수준의 임금에 비해 단위당 노동비용이 높은 저생산성, 공권력도 무력화시키는 노조 천국, 가업 승계 어렵게 하는 상속세 폭탄”을 꼽았다.

국내 기업들조차 한국에 투자하지 않고 해외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는 한국기업들이 해외에 투자한 금액은 연간 400억달러를 넘어서 지난 2년간 6천966개 기업이 944억달러, 약 100조원을 해외에 투자했다. 국내 기업들조차 한국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한국은 매력적인 투자국가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 한국의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하기보다 해외에 투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자료=코트라

그렇다면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과연 어떤 나라일까? 두 말할 것 없이 기업의 투자가 원활하게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규제를 최소화하고 법인세 등 기업이 내야하는 세금 공과를 줄여주는 곳이다. 그만큼 투자하고 장사하는 기업을 우대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기업하기 어렵다는 것에는 단순히 규제 때문만은 아니다. 기업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과 국민들의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 모든 문제는 사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결국 사람이 바뀌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최저임금과 소득주도성장은 안정된 일자리 창출보다는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또 기업하기 힘든 이유에 강성노조도 한몫하고 있다. 공권력에 도전하고 비웃고 공권력 위에 노조가 군림하는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기업의 상속세도 문제로 지적된다. 가업을 승계해 기업이 유지되어야 기업이 살고 직원들도 살 수 있으나 너무 많은 상속세를 세금으로 내야하니 세금 적게 내려고 편법을 동원하거나 기업을 파산하는 경우도 생긴다. 기업입장에선 블랙컨슈머도 골치덩어리다. 이러한 4대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일자리를 만들고 산업이 성장해야 근로자들도 산다. 그래야 세금도 걷히고 나라도 강성해질 수 있다. 어느 한쪽이 이기주의가 생기면 그 회사는 정상적으로 운영이 될 수 없다.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에서 정반대로 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은 암담하기만 하다. 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은 없을까? 기업들의 현실을 집중적으로 짚어 본다.


◆ 악화된 경제상황, 규제 풀고 기업 지원해야


최근 각종 경제 지표들이 부진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 밴처, 창업 기업들도 각종 규제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안좋은 경제를 부양하기에는 규제를 풀고 기업을 지원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들이 바라보는 경기지수도 좋지 않다. 체감하는 경기 지수인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5월 잔산업 업황 BSI는 73으로 전월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는 기업이 경기를 어떻게 체감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전국 3172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다.

이 지수가 100이하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기업이 긍정 기업보다 많은 것이고, 100 이상은 그의 반대로 경기를 낙관하는 기업이 비관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다음달도 전망은 제조업과 비제조업에서 모두 하락이 예상됐다. 제조업 업황전망지수는 75로 전월보다 2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대기업 91, 중소기업 69로 각각 1포인트, 3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기업은 1포인트 상승한 82로 전망됐고, 내수기업 전망치는 전월보다 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날 세청에 따르면 2019년 6월1일부터 20일까지의 수출액은 27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보다 10%(30억4000만달러) 감소한 수치다. 수입액은 8.1% 줄어든 279억달러였다. 무역수지는 6억7600만달러 적자였다.


내수 경제의 부진,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수요 감소로 인한 수출 감소, 브렉시트, 미중 무역갈등 완화 여부 등이 겹겹이 겹친 만큼 기업들의 규제를 완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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