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투자 순유출로 지난 10년간 제조업 직간접 일자리 연간 4만여명 유출

▲ 제조업 국내 설비투자와 해외직접투자 연평균 증가율 비교.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제공)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지난 10년간 제조업 해외투자 증가율이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의 2배를 넘어서며 일자리도 연간 4만여개가 유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외 투자 추이를 분석한 결과 제조업의 해외투자 증가율이 연평균 13.6% 증가한 반면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은 5.1%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2009년 99조7000억원이었던 국내 설비투자 금액은 2018년 156조6000억원으로 5.1%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제조업종의 해외 직접투자 금액은 51억8000만달러에서 163억6000만달러로 연평균 13.6%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은 2016년 이후 다시 마이너스(-1.6%)로 돌아섰다. 올 1분기 역시 16.1% 감소하면 2009년 1분기(-19.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일자리 유출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2018년 우리나라의 외국인직접투자(FDI·171억1000만달러)와 해외직접투자(ODI·497억8000만달러) 금액 중 제조업은 각각 69억8000만달러, 163억6000만달러였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직접투자 순유출로 제조업에서만 직간접 일자리가 연간 4만2000명(누적 41만7000명) 유출된 것으로 한경연은 분석했다.

광업을 제외한 전산업 기준으로는 지난 10년간 직접투자 순유출로 인한 직간접 일자리 손실이 연간 20만5000명에 달했다. 이 중 서비스업이 14만4000명, 제조업이 4만2000명, 기타산업에서 1만9000명의 일자리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 관계자는 “서비스업 분야의 일자리 유출 규모도 상당하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많은 제조업의 일자리 손실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7년 기준 한국과 GDP(국내총생산) 규모가 비슷한 이탈리아, 캐나다, 호주, 스페인과 비교해도 직접투자 관련 수치는

비교했을 때 직접투자 관련 수치는 한국만 나홀로 역행하고 있었다. 2018년 5개국의 GDP 대비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투자 비중을 비교하면 2009년보다 감소한 국가는 한국(-0.1%p)이 유일했다.

또 GDP 대비 순투자(외국인직접투자-해외직접투자) 비중도 2009년에서 2018년 사이 △호주 2.5%p △스페인 1.0%p △이탈리아 0.3%p △캐나다가 0.6%p 상승할 동안 한국만 –0.9%에서 –1.5%p로 0.6%p 감소했다.

한경연은 기업들의 투자를 가로막고 있는 요소로 한국의 높은 규제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FDI 규제 지수’는 외국인의 지분 제한, 외국인투자에 대한 차별적 심사 또는 사전승인 제도 여부, 임원의 국적 제한 등 외국인투자(FDI) 관련 제도를 나라별로 평가한 것으로 1에 가까울수록 규제강도가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은 지난해 0.135로 OECD 36개국(OECD 평균 0.065) 중 31위를 차지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 실장은 “해외투자의 증가가 국내 투자 감소로 반드시 이어진다고 할 수 없지만 근로시간단축,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법인세율 인상 등 국내 투자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 입장에서는 제조 원가를 낮출 수 있는 해외로의 투자 유인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외국인투자자에게도 한국의 각종 기업 관련 규제가 투자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기업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적극적인 규제 완화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