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비리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정몽구 회장 구속에 따른 경영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 회장의 `옥중경영(獄中經營)'을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4일 브리핑에서 `옥중경영을 배려하느냐'는 질문에 " 조금 해주고 있다. 정 회장이 조사받는 도중에 접견을 허용하는 것도 그런 차원이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현대차그룹 임직원의) 접견을 오래 허용하지는 않는다"고 말해 옥중경영이 제한적인 범위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3일 오전 정 회장이 조사받고 있던 대검 중수부 조사실을 방문해 접견한 것도 그룹 경영과 관련해 정 회장의 신속한 결심을 얻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지난달 28일 밤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후 이달 1일부터 매일 오전 10시쯤 검찰로 소환돼 저녁 늦게까지 조사받고 있으며 중수부가 변호사를 제외한 외부인의 조사실 접견을 허용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검찰이 정 회장의 옥중경영을 일부 배려한 것은 정상명 검찰총장이 이달 1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수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수사팀에 주문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정 총장은 "현대차그룹은 세계 7위의 자동차 메이커로 본격수사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매우 클 것이다. 관련 임직원들의 처벌 범위를 최소화하고, 신속하고도 신중한 수사를 진행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검찰은 그동안 정 회장을 상대로 1천300억원대 비자금의 사용처 등을 집중 추궁했으나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해 이달 7일 끝나는 구속기간을 10일간 연장키로 했다.

채 기획관은 정 회장이 조사받을 때 잘 모른다거나 혐의를 부인해서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과 관련, "조사 잘 받고 있으며 (혐의를) 시인한 부분도 있다. 이달 중순께 기소할 것이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 회장 조사와 별도로 이달 중순 비리 연루자들을 일괄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에 따라 김동진 부회장을 비롯해 비자금 조성 등에 관여한 임직원들을 연일 소환해 보강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디지탈 뉴스 : 정주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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