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장 두고 입장차...6차례나 만남 무산

▲ 한국GM 노동조합.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홈페이지)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한국GM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임단협) 상견례조차 갖치 못한채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회사 경영진까지 나서 경쟁력 제고를 주문했지만 노조는 여전히 투쟁을 외치고 있어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2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사는 지난달 3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금협상을 진행하려 했으나 약 한 달이 지나도록 협상 테이블에 앉지 못하고 있다.

한국GM 노사의 상견례가 무산된 이유는 ‘교섭장’을 두고 입장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사측은 교섭장을 기존 한국GM 본사 복지회관동 건물 노사협력팀 대회의실에서 본관 건물 내 회의실로 옮겨달라고 요청했으나 노조가 이를 거부했다.

사측의 교섭장 변경 요청은 지난해 7월 기존 교섭장에서 회사 임원진이 노조 조합원들에게 감금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사측은 교섭장의 안전성을 이유로 지난달 30일 계획됐던 상견례에 참석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6차례나 만남이 무산됐다.

단체교섭이 사측의 불참으로 번번이 무산되자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13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전체 조합원 805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74.9%의 찬성률을 얻은 상황이었다.

중노위가 쟁의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제동이 걸렸다. 중노위는 한국GM 노조가 제기한 쟁의조정 신청에 대해 행정지도 결정을 내렸다. 파업 권한을 포함한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중노위는 “임금협상 교섭장소 미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가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성실히 교섭해 원만한 방안을 찾으라”며 “필요시 사내외의 장소를 불문하고 새로운 장소를 선정해 조속한 시일내에 성실히 교섭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는 ‘예상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교섭장소 문제로 중노위 조정신청이 유례를 찾아볼 수 없고 여기에 대한 판례나 유권해석 자체도 없다”며 “사측이 김앤장의 법률자문을 통해 이 부분을 알고 교섭장을 갖고 트집을 잡았다는 의혹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업권 확보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하나씩 투쟁을 준비해 가면서 만들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GM 노사가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회사 경영진들은 노조와의 임금협상에 대해 ‘미래를 담보하는 경쟁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2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조와 경영진은 미래라는 공통의 비전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GM 조업은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노사가 함께 모두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GM 사측은 조속한 교섭 개시를 위해 노조와 협의를 지속할 계획이라는 입장이지만 아직 교섭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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