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기사, 오픈채팅방서 만취 여성 사진 유포...타다 측 공식사과

▲ 타다. (사진=타다 홈페이지 캡처)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VCNC가 운영하는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 기사가 술에 취한 여성 고객이 잠든 모습을 몰래 찍어 단체 대화방에 올리고 다른 기사들이 성희롱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회사 측은 사과 입장을 밝히고 해당 기사 계약 해지 등 조치를 취했지만 부실한 기사 검증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일 조선일보 보도와 VCNC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새벽 1시 45분쯤 타다 기사들이 초대된 한 모바일 오픈채팅방에는 만취 상태로 타다 차량 뒷좌석에 누워 잠을 자고 있는 여성의 사진이 올라왔다. 얼굴은 운전석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이 사진을 올린 기사는 “여손(여자손님) 안일어나면 어쩌죠. 파출소 가나요. 마침 파출소가 가깝다”며 지도 앱 화면을 캡처해 올렸다.

잠들어 있는 손님의 사진을 올린 것도 문제지만 이때부터 대화방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성희롱’ 발언이 이어졌다.

다른 기사들은 이 사진을 보고 “예쁠 것 같다” “‘모텔로 갈까요’라고 물어봐라” “실루엣을 보니 무지 어여쁜 여자분이다”라며 손님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해당 대화방에는 이번 피해여성 뿐 아니라 다른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발언이나 사진 등이 여러건 더 있었다. 주로 외모를 평가하거나 비하하는 발언들이었다.

어떤 기사는 “타다 하면서 제일 예쁜 여자 태웠다”고 말했고, 한 기사는 “보0(유흥업소 여성) 애들 성괴(성형괴물)에 싸가지 반말이라 극혐”이라고 했다. 또 “역시 여잔 이쁘고 봐야 돼”라고 말한 기사도 있었다.

▲ 모바일 오픈채팅방에 ‘타다’를 검색하면 기사들이 모이는 대화방을 찾아볼 수 있다. (사진=모바일 오픈채팅방 캡처)

이 대화방 말고도 오픈채팅방에 ‘타다’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타다 기사들이 모여있는 대화방을 여러개 찾아 볼 수 있다. 주로 같은시간대 근무자들이 모여 정보를 주고 받는 용도로 개설된 것으로 보인다. 일부 대화방은 ‘드라이버외 강퇴(강제퇴장)’이라며 일반인들의 참여를 금지하고 있다.

이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VCNC 측은 곧바로 공식사과 입장을 밝히고 “해당 드라이버(기사)는 타다의 이용자안전정책에 따라 즉각 계약해제 조치 됐으며 법적인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VCNC는 “이번 일을 거울삼아 타다는 차별 없고 성희롱 없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겠다”며 “앞으로 타다는 드라이버 대행사와 협조해 드라이버 전원 대상으로 성인지교육을 강화하고 이용자 안전과 보호를 최우선으로 해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타다는 11인승 승합차를 이용한 차량 호출 서비스다. 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과 쾌적한 환경으로 이용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타다는 출시 6개월 만에 회원수 50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타다의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실한 기사 검증 시스템에 대한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타다는 택시에 비해 기사 등록 절차가 간소화돼 있다. 택시 기사의 경우 1년 이상 무사고 경력, 운전 적성 정밀 검사, 5년간 음주운전·강력범죄 이력 조회, 16시간의 신규 채용자 교육을 거쳐야 택시 회사에 입사한다. 반면 타다는 면허만 있으면 인력 업체의 간단한 면접만 거치고 바로 기사 등록이 가능하다. 음주운전·강력범죄 이력은 조회하지 않는다.

당초 택시업계 등에서는 이런 부실한 검증 시스템을 문제삼아 왔다. 특히 타다와 갈등을 빚고 있는 택시업계는 이번 사건에 대해 ‘예견된 결과’라는 입장이다.

한 택시업계 관계자는 <투데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타다는 증명되지 않은 불특정 운전자들을 모집해 렌터카와 기사를 알선하는 형태로 사업을 해왔다”며 “그렇기 때문에 결국 이번 사건은 예견된 결과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타다 기사들은 오래 일을 못하는, 일시적으로 짧게 일하는 프리랜서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번 사건보다 더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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