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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문 대통령의 안이한 경제인식 동의할 수 없어”

    [김충호 기자] 기사입력 2019.07.05 12:45   최종수정 2019.07.0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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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신환.jpg▲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투데이코리아=김충호 기자 |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5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제는 경제 해법은 정치”라며 문재인 정부를 향해 “경제정책의 대전환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대표연설에서 “바른미래당과 저는‘경제가 성공으로 가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안이한 경제인식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근거 없는 낙관론으로 사태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어 왔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확대재정 정책이 초래한 경제위기의 본질을 진단하고 경제회생을 위한 근본적인 개혁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오 원내대표는 △소득주도성장 폐기 및 경제정책 전환 △면피성 추가경정예산안 현미경 심의 △문 대통령의 최저임금 동결 선언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개혁 △81만 혁신인재 양성 △노동개혁특별위원회 설치 △북한 목선 사건 국정조사 등을 요구했다.
     
    다음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문 전문이다.

    - 전문 -

    <문제는 경제다! 해법은 정치다! 경제정책의 대전환을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문희상 국회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낙연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오신환입니다.

    ‘문제는 경제다! 해법은 정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너지는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지켜내는 일은
    정치가 최우선적으로 감당해야 할 책무입니다.
    아무리 정치인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정당 간의 갈등이 격화된다 해도
    국민에 대한 책임까지 내던지는 일만은 없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이어져온 국회 파행은
    그 어떤 변명으로도 국민의 이해를 구하기 어려운 잘못입니다.
    누가 더 잘못했는지 따지기 이전에
    정치인 모두가 자성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국민 여러분, 송구스럽습니다.
    저부터 반성하겠습니다. 너무나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하겠습니다.
    남에게 상처를 주고 남을 끌어내려서 이득을 취하는
    마이너스 정치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을 위해 보다 나은 정책을 내놓고,
    진정성 있는 실천으로 경쟁하는
    공존과 합의의 플러스 정치를 하겠습니다.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지켜내야 하는
    정치 본연의 책무를 단 한 순간도 잊지 않겠습니다.

    ■ 대한민국 경제가 총체적 난국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나라 안팎으로 경제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기업들의 투자가 크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여의치 않은 시장상황과 높은 규제 장벽을 호소하며
    해외이전을 고민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마저도
    빨간 신호등이 들어온 지 오래입니다.
    자영업 몰락은 더 이상 새로운 뉴스가 아닙니다.

    ‘고용흐름이 좋아지고 있다’는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국민이 체감하는 최악의 고용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가계의 채무상환능력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외여건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전 양상에 접어든 가운데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반도체 등 우리의 수출주력품목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핵심소재 수급을 어렵게 만드는 경제보복을 가해 온 것입니다.

    일본의 경제보복은 즉각 철회돼야 합니다.
    외교적으로 해결할 과거사 문제를 빌미로
    경제보복을 가해오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일본의 보복이 없었어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
    핵심 산업의 하반기 수출 전망은 이미 어두운 상황이었습니다.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하강 곡선을 그리며
    장기 침체의 조짐을 보이는데도, 대통령이 앞장 서서
    ‘경제가 성공으로 가고 있다!’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데
    경제상황이 어떻게 좋아질 수 있었겠습니까?

    이처럼 나쁜 경제상황에 대외 여건 악화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우리 경제는 점점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게 된 것입니다.
    남북관계나 북미관계 못지않게
    한일관계도 중요하다고 그토록 지적을 했음에도
    외교적 해결 대신 강경대응으로 일관하다

    경제보복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국민들 먹고 사는 문제를 비롯해서,
    마치 노후한 상수도관이 파열하듯
    곳곳에서 균열을 일으키고 있는 국정 전반의 문제들을 되돌아 봐야 합니다.

    ■ 10년 만의 마이너스 성장, 이래도 경제가 잘 되고 있습니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바른미래당과 저는‘경제가 성공으로 가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안이한 경제인식에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올해 1분기 우리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하며
    OECD 국가 중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1분기 GDP 성장률 –0.4%는
    세계금융위기가 불어 닥쳤던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입니다.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세계 꼴지를 하는 경제가
    어떻게 성공하는 경제일 수 있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진정으로 어려운 경제를 살리고 싶다면
    망해가는 경제를 성공하고 있다고 우길 일이 아니라,
    그동안의 정책실패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합당한 대책 마련을 위해 여야 모두의 지혜를 구해야 합니다.

    문제의 소득주도성장론은 아무리 좋게 말해도
    분배를 개선하는 대책이지, 경제성장을 위한 정책이 아닙니다.
    최저임금을 대책도 없이 올리고
    열심히 세금을 거둬서 밑도 끝도 없이 재정을 쏟아 붓는다고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경제성장은 우리 국민과 기업이
    더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해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한국경제의 총체적인 난국은
    이처럼 근본 개념부터 잘못된
    엉터리 성장론을 고집한 결과로 빚어진 참사입니다.
    정부는 지난 2년 간 소득주도성장을 한다고 야단법석을 떨었지만,
    오히려 국민소득은 줄어들었습니다.
    1분기 실질국민총소득 GNI가
    전기 대비 0.3% 감소했습니다.

    국민이 실제 쓸 수 있는 국민총처분가능소득 또한
    1.4% 하락했습니다.
    국민의 지출여력을 가늠 할 수 있는 저축률 역시
    2012년 이후 6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우리 경제는 지금 소득주도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소득도 성장도 뒷걸음질 치는 퇴행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현실을 직시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는 대신
    시시각각 다가오는 우리 경제의 위기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며,
    ‘하반기에는 경제 사정이 나아질 것’이란
    근거 없는 낙관론으로 사태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어 왔습니다.

    그 결과 미중 무역 분쟁에 이어 한일관계까지 악화되면서
    수출 전선은 먹구름이 가득하고, 국민들의 소비심리마저 얼어붙으며
    경제는 점점 더 미궁을 향하게 된 것입니다.

    ■ 모두가 가난해서 평등한 나라를 만들자는 것입니까?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무책임한 자세로
    경제상황에 대처해 왔는지는
    경제지표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에서도 확인됩니다.

    지난 5월 23일 정부는
    1분기 소득부문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한 마디로 저소득층을 죽음으로 내모는
    소득주도성장의 문제가 여지없이 드러났습니다.
    소득 최하위 20% 계층의 평균소득이 5분기 연속 감소했습니다.

    단순히 소득이 줄어든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 큰 한 숨이 나옵니다.
    최하위 계층의 근로소득이 무려 14.5%나 줄어든 것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 최하위 계층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거나
    근로시간이 줄어들면서 소득이 감소했다는 사실이
    분명히 확인된 것입니다.

    자영업자들의 어려움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전체 가구의 월평균 사업소득이 2분기 연속 줄면서
    89만 2천원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늘어난 것은 정부와 지자체가 무상으로 보조하는 이전소득입니다. 근로소득도 줄고 사업소득도 줄었지만,
    이전소득만큼은 월 평균 67만 3천원으로 14.2%가 늘었습니다.
    그야말로 경제를 망가뜨리고 재정으로 틀어막는
    전형적인 악순환 구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정부는
    ‘상·하위 소득격차가 줄어들었다’면서
    ‘소득분배 상황이 1년 전보다 개선됐다’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비록 줄어들었지만
    소득주도성장의 결과 빈부격차는 개선됐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정직하지 못한 사실 왜곡입니다.
    최하위 계층의 소득이 크게 줄어들었는데도
    상·하위 소득격차가 줄어든 이유는
    소득주도성장의 결과가 아니라
    경기둔화로 대기업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최상위 계층의 소득도 함께 줄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문재인 정부는
    상위 계층과 하위 계층의 소득을 함께 줄여놓고
    소득주도성장 때문에 소득격차가 완화됐다고
    국민을 속이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들이 정부에게 바라는 것은
    서민들도 함께 잘 사는 나라지,
    모두가 가난해서 똑같이 못 사는 나라가 아닙니다.
    어떻게 상·하위 소득이 함께 줄어든 결과를 가지고
    ‘상·하위 소득격차가 줄어들었다’고 선전할 수 있습니까?
    이러려고 통계청장을 바꾸셨습니까? 부끄러운 줄 아시기 바랍니다.

    ■ 단기 아르바이트가 급증한 것이 고용 개선입니까?

    문재인 정부의 여론 호도는 이것 하나만이 아닙니다.
    정부는 지난 6월 12일 ‘5월 고용동향’을 발표하면서
    ‘고용률 67.1%로 통계작성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 장관, 일자리 수석이 돌아가면서 이구동성으로
    ‘고용상황이 그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나 개선되고 있다’며
    반색을 합니다.

    이 말이 실제 사실이라면 박수를 쳐드려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고용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정부의 주장 또한
    국민우롱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고용률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실업률도 2000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정직한 정부라면
    ‘고용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홍보에 열을 올릴 일이 아니라,
    실업률도 여전히 높아서 고용상황이 개선됐다고
    속단하긴 어렵다고 사실을 말했어야 합니다.

    고용의 질도 문제입니다.
    고용률이 올랐다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서가 아닙니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서 만든 공공일자리와
    단기 아르바이트 같은 초단기 일자리가 크게 늘어서 입니다.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주당 17시간 미만 취업자 수가
    35만 명이나 급증한 반면
    36시간 이상 안정적인 일자리에 근무하는 취업자 수는
    무려 38만 2천명이 줄었습니다.

    공공일자리가 집중된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크게 늘었지만
    우리 경제의 중추신경인
    3, 40대 취업자 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7만 3천명이 줄면서 14개월 연속 감소했습니다.
    한 마디로 고용흐름이 좋아진 것이 아니라 일자리의 질이 악화된 것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유리한 통계를 앞세워서
    ‘고용상황이 좋아지고 있다’고
    국민들이 체감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진짜 경제를 살리고 싶다면
    말장난으로 진실을 호도하는 이 같은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여론몰이로 경제를 살릴 수는 없습니다.
    그동안 추진했던 경제정책이 잘못됐다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지금이라도 경제정책의 방향을 바꾸는 것만이
    경제를 살리는 유일한 길입니다.

    ■ 추가경정예산은 알리바이용 면피성 예산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문재인 정부는 얼마 전부터 갑자기
    ‘하반기 경제 하방에 대비해야한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왜 입장을 바꾸게 됐는지 제대로 된 설명은 없이
    ‘추가경정예산을 빨리 처리해야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경제가 성공으로 나가고 있다’는 초현실적인 주장을 하다가
    추경안 처리가 빨리 안 되면 큰 일이 난다고 다그치는 것은
    이율배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부가 제출한 추경예산을 전액 집행해도
    경제성장률 상승폭은 불과 0.1%p라는 것이 정부의 계산입니다.
    우리 경제 상황이 확대재정만으로는
    도무지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정부가 사막의 오아시스라도 되는 양
    ‘신속한 추경안 처리’를 외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경제 살리기를 위해 뭐라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싶어서입니다.
    그래서 이번 추경안은 알리바이 만들기용
    면피성 추경안인 것입니다.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 같은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에 제출한 추경예산안 중 4조 5천억 원이
    경기 대응과 민생지원을 위한 예산이고,
    2조 2천억 원은 재난예방 예산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가운데
    경제 살리기와 직접 관련된 예산은
    전체 경제관련 예산 중 35.6%인 1조 6천억 원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예산들은 대부분 정부의 실패한 경제정책을
    세금으로 틀어막기 위한 예산들이거나
    당장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신규 사업 등에 관한 예산입니다.

    예를 들어서 국립대학 시설확충, 공공분야 드론조정 인력양성,
    산업단지 환경조성 같은 사업들은
    정부가 주장하는 미세먼지, 재해대책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긴급하게 재정 투입을 요하는 민생지원 예산도 아닙니다.
    이런 용도의 예산이라면 무리하게 추경을 편성할 필요 없이
    지난 해 국회를 통과한 무려 469조 6천억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의 예산부터 먼저 활용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합니다.

    미집행 예산과 예비비로 긴급한 현안에 대응 하고,
    신규사업 등 기타 예산들은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는 것이
    국민 부담은 줄이고 정책효과는 높이는 방법입니다.
    추경예산의 조달 방식 또한 큰 문제입니다.
    정부는 전체 6조 7천억 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3조 6천억 원을
    국채를 발행해서 조달하겠다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문재인 정부 들어
    재정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관리재정수지는
    역대 최고치인 38조 8천억 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세수는 5천억 원이 감소했습니다.
    하반기에 경제가 더 어려워지면
    세수 확보 또한 더욱 어려워질 텐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빚을 내어 일단 쓰고 보자는
    위험천만한 발상을 또 다시 할 수 있는 것입니까?

    바른미래당은 경제 살리기와 긴급한 민생지원에
    반드시 필요한 예산들은 정부의 요청이 없어도 꼼꼼히 챙길 것입니다.
    그러나 국채를 발행해서 예산을 조달하겠다는
    얼토당토않은 발상만큼은 원천봉쇄하겠습니다.
    효과가 의심스러운 전시성 사업 예산들 또한
    전액 삭감을 원칙으로 추경안 심의에 나서겠습니다.

    ■ 더 늦기 전에 한국경제의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과 같이 잘못된 정책으로 경제를 망쳐놓고
    재정을 쏟아 부어 메우는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이 길은 한국경제가 죽음으로 가는 길입니다.
    더 늦기 전에 병 주고 약주는 식의 엉터리 정책을 멈추고,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근본적인 개혁에 나서야 합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근본 문제는 저성장 양극화입니다.
    저성장 문제의 원인은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따라서 해법 또한 단순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기업과 국민이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해서 부가가치를 생산해야
    경제가 성장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저성장 기조를 극복하고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지 않으면
    양극화 문제의 해법 마련도 요원해진다는 것 역시
    변치 않는 진실입니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가 가장 공들여 했어야 하는 일은
    기업이 신성장 산업에 투자하고 국민이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한국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일이었습니다.
    시장이 활력을 찾고,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국민이 늘어나야 경제가 성장을 하고
    일자리와 소득이 늘어날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한국경제의 체질개선 대신,
    열심히 세금을 거둬 열심히 현금으로 나눠주는 일에
    열성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가 성장 없는 분배, 성장 없는 복지에 갇힌
    길 잃은 한국경제입니다.

    ■ 대통령이 직접 최저임금 동결부터 선언해야 합니다

    경제가 성공하고 있다고 큰 소리 치던 문재인 정부가
    지난 3일,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당초 2.8%에서
    2.4 내지 2.5%로 낮추었습니다.
    발등의 불로 떨어진 경제상황 악화를 뒤늦게 감지한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대책을 보면
    눈 앞이 더욱 캄캄해집니다.
    정부가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낮추며 발표한
    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기존의 실패한 정책 수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으면서
    단순히 경기부양을 명분으로 투자세액공제 혜택을 늘리고
    재정투입을 확대하는 재탕, 삼탕의 대책에 불과합니다.
    이런 대책으로는 무너진 경제를 일으켜 세울 수도 없고
    단기적인 경기 침체에 대응할 수도 없습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경제정책의 방향을 전환해야 합니다.
    시장은 시장대로, 재정은 재정대로
    최악의 진퇴양난으로 몰아넣은
    소득주도성장론부터 반드시 폐기해야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과 과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기업의 어려움과 자영업의 몰락을 초래했습니다.
    보호받아야 할 저소득층은 일자리를 잃고 소득이 오히려 줄었습니다.

    이처럼 소득주도성장론이
    저성장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률의 20배가 넘게
    또 다시 대폭 인상하자는 것입니다.
    더 이상 노동계의 주장에 휘둘렸다가는
    중소기업과 영세자영업의 완전한 몰락을 피할 수 없습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제쇼크가 다시 일어나는 일을
    막아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기 바랍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을 선언할 것을 촉구합니다.

    ■ 한국경제의 나아갈 길은 혁신성장과 신기술창업 인큐베이팅입니다.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된 현 상황에서
    경제회생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우리가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일은
    과감한 규제혁파로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고
    신기술 창업을 활성화해서 새로운 성장산업을 일으키는 혁신성장입니다.
    규제개혁의 속도를 높이는 일이 시급합니다.

    이웃나라 중국의 경우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신기술 창업기업,
    이른바 유니콘 기업이 지난 1년 간 하루에 4개꼴로 증가해서
    현재 202개에 달합니다.
    인구수와 경제규모의 차이를 감안한다 해도
    우리와 너무나 큰 격차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요즘 중국을 다녀오신 분들은 길거리 노점상까지
    핀테크 회사들의 QR코드를 매대 위에 펼쳐 놓고
    장사를 하는 모습을 보셨을 것입니다.
    서울 명동에서도 중국의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받지 않으면
    장사를 못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들 중국기업이 동아시아 간편결제시장을 휩쓸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모바일페이의 해외 결제서비스는
    외국환거래법에 막혀 겨우 지난 6월부터 시작됐습니다.
    더 뒤처지기 전에 신기술 창업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낡은 규제들을 혁파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임시국회가 추경안 처리보다
    더 시급히 처리해야 하는 일은
    신기술 창업 지원 활성화와 규제개혁 촉진을 위한
    관련 법률들을 통과시키는 일입니다.

    ■ 공공일자리 81만개 대신 혁신인재 81만명을 만듭시다

    혁신성장을 위해 바로잡아야 할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잘못이 하나 있습니다.
    수십 조 원에 달하는 국가재정으로
    공무원 일자리 17만 4천개,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 바로 그것입니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입니다.
    정부가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공공일자리 81만개를 위해 수십 조 원을 쏟아 부으면서,
    4년 간 5천 756억 원을 투입해서
    고작 1만 명의 혁신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발상으로
    어떻게 경제를 살릴 수 있겠습니까?
    공공일자리 81만 개를 폐기하고
    미래산업을 짊어질 혁신인재 81만 명을 양성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길입니다.

    ■ 노동개혁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왜곡돼 있는 노동시장 개혁 또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대기업과 공공기관 정규직 중심의 1차 노동시장과
    중소기업 및 비정규직 중심의 2차 노동시장으로 분절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중소기업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가
    대기업 정규직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는 사실상 차단되어 있습니다.

    이 같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더욱 떨어뜨리고
    청년일자리 문제를 가중시키는 중요한 원인입니다.
    한 번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사람이
    대기업 정규직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하늘에 별 따기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가
    현격한 가운데 이동의 기회조차 없으니,
    청년들이 대기업 취직에 매달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온갖 일자리 대책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이 좀처럼 줄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일자리 양극화를 그대로 둔 채
    성장잠재력 회복과 사회양극화 해소를 이뤄낸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90%에 달하는 근로자들이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평생 시달려야 하는
    불평등 구조 속에서
    높은 노동생산성과 빈부격차 해소를
    어떻게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여기서 더 늦기 전에 한국경제의 명운을 걸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격차 해소를 정책목표로 삼아
    노동시장의 유연안전성을 높이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노동시장 개혁에 나서야 합니다.
    그 길이 저성장 양극화를 극복하는 지름길입니다.

    공정한 경제 질서 확립으로
    대기업에 의한 중소기업 착취를 막고,
    국가가 투입하는 임금과 복지지원은
    중소기업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에 집중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처우 격차를
    획기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합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 해소를 위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또한 함께 확립되어야 합니다.

    1차 노동시장의 해고요건을 완화하고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임금조정을 가능하게 해서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보다 안정된 직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저는 이 같은 노동시장 개혁 문제를
    국회 차원에서 심도 깊게 논의하기 위한
    노동개혁특별위원회 설치를 여야 각 당에 제안합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방안과 함께
    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 법 개정,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최저임금위원회 개혁 방안 등
    노동개혁을 위한 종합적인 논의가
    노동개혁특위에서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민주당의 ‘북한 목선 사건’ 국정조사 수용을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경제 문제 이외의 몇 가지 다른 현안들에 대한
    바른미래당의 입장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먼저 국민을 불안에 빠뜨린데 이어
    어이없는 거짓말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
    북한 어선 삼척항 정박 사건의 진상규명 문제입니다.
    북한 소형 어선 한 척이 NLL을 뚫고 내려와
    삼척항에 정박을 하고, ‘핸드폰을 빌려달라’며
    우리 주민들과 접촉까지 했는데도
    우리 군은 전혀 감지조차 못했습니다.
    만약 북한주민이 아니라 무장군인이 내려왔다면 어땠을까
    상상만 해도 아찔한 일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경계실패의 책임을 덮기 위해 청와대와 군 수뇌부가 작당을 하여
    ‘경계에는 문제가 없었고, 북한 어선은 표류로 떠내려와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된 것’이라고 국민들을 속인 것입니다.
    이 같은 은폐・조작 행위가
    군 수뇌부의 내부 협의 아래 결정된 것이고,
    청와대 국가안보실 또한 국방부의 거짓말을 알고도 묵과했다는 사실이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명백히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청와대와 국방부는
    ‘누군가 거짓 브리핑은 지시했지만 은폐ㆍ조작은 없었다’며
    국민을 우롱하고 나섰습니다.
    어떤 절도 피의자가
    ‘남의 돈을 훔치긴 했지만 도둑질은 없었다’고 주장한다면
    절도죄가 사라지는 것입니까?

    ‘북한 어선 삼척항 정박 사건’만큼은
    반드시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경계실패에 이어 은폐‧조작 의혹까지
    사실로 확인된 이 마당에
    청와대와 국방부가
    죄가 없다고 우기고 나섰는데도,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미루고
    진상규명을 회피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국회의 직무유기입니다.

    민주당에게 촉구합니다.
    국회는 정부의 거수기가 아닙니다.
    정부 견제는 국회가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역할입니다.
    당당하게 국정조사를 수용하기 바랍니다.
    아울러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요구합니다.
    즉각 자진 사퇴하십시오.
    여러분은 그 자리를 지키고 계실
    자격이 없습니다.
    끝끝내 못 물러나겠다며 버틸 경우
    국민들의 분노의 화살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향하게 될 것입니다.

    ■ 공존의 정치를 위해 ‘선거법 합의 처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장기간 국회 파행을 부른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들의 처리 문제는
    임기 4년차 20대 국회의 순항 여부를 가를 중대한 사안입니다.
    바른미래당은 더 이상의 극단적인 갈등을 막기 위해
    ‘각 당의 안을 종합하여 논의한 후 합의정신에 따라 처리한다’는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합의가 지켜지기를 희망합니다.
    특히 게임의 룰을 다루는 선거법 만큼은
    13대 국회 이후 지난 30년 동안
    여야 합의로 처리해 왔던 관행이 지켜지기 바랍니다.
    이를 위해 자유한국당에 제안합니다.
    비례대표제를 폐지한다는 기존의 안을 철회하고,
    중대선거구제 등 비례성을 강화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제시해 주십시오.
    선거제도 개선 논의가 촉발된 이유는 사표를 양산하고
    소수정당의 의회진입을 가로막는 현행 소선거구제의 폐해 때문입니다.

    자유한국당이 현행 제도를 고집하면 선거법 합의처리는 불가능합니다.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보여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선거법패스트트랙 지정에 찬성했던
    다른 정당들에게도 당부드립니다.
    유사시에는 강행 처리를 불사하겠다는
    위협적인 태도를 거둬주십시오.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해도 수의 논리로 밀어붙이는 것은
    심각한 후유증을 낳게 됩니다.

    한 번 힘으로 밀어붙이게 되면,
    다수당이 교체될 때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선거제도를 바꾸기 위한 소동과 분란을 피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국민과 정치인들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좋은 제도를 여야가 함께 만들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주십시오.

    ■ 유능한 경제정당, 합리적인 대안정당의 길을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정상화 협상 과정에서 거대양당 중심의 대결정치가
    얼마나 소모적이며 퇴행적인 것인지 이미 충분히 목격하셨습니다.
    입으로는 경제와 민생을 말하면서도
    실상은 당리당략을 앞세워 선거를 겨냥한 갈등 증폭에 몰입하는
    양당체제의 폐해는 반드시 극복되어야 합니다.

    ‘문제는 경제다! 해법은 정치다!’
    이것이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이자, 바른미래당의 존재 이유입니다.
    바른미래당은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거대양당의 극단적인 대결정치를 제어하면서
    경제와 민생에 집중하는 유능한 경제정당의 길을 가겠습니다.
    남을 비판하기 이전에
    먼저 대안을 내놓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주도하는
    합리적인 대안정당의 길을 가겠습니다.

    그 길 위에서 바른미래당의 변화된 모습과
    생산적인 정책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뿌린 만큼 거둔다는 정직한 자세로
    국민 여러분의 공정한 평가를 구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어느 당이 진정으로 국민의 편에서
    경제와 민생을 지키는 정당인지 살펴봐 주십시오.
    바른미래당이 잘 하겠습니다.
    경제와 민생을 지켜내겠습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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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코칼럼
  • [권순직 칼럼] 포스트 코로나
  • 권순직|0000-00-00
  • 인간의 눈에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그 충격은 향후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코로나 사태가 일단 진정된다면 그 후(포스트 코로나, Post corona) 인류는 어떤 상황에 직면할 것인지에 대한 담론(談論)이 활발하다. 포스트 코로나에서부터 BC(before corona)-AC(after corona), BC-AD(after disease)등 그 용어도 다양하다. 우리네 소소한 일상을 다양하게 변화시켜놓은 것은 물론, 극심한 경제 불안정으로 일자리와 삶의 불안은 극으로 향하는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 내로라하는 석학이나 언론들은 코로나 이후 국제질서에 일대 변화가 초래될 것으로 예측한다. 서양우월주의가 쇠퇴하고, 미국 유럽이 주도해온 국제질서가 개편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물(微物) 바이러스가 가져올 문명사적 변혁에 대한 담론이다. 바이러스가 몰고 온 삶의 변화 연초부터 몰아닥친 코로나가 우리 삶에 가져온 변화는 엄청나다. 기업들은 재택근무와 유연근무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효율도 높였지만, 그간 지나쳤던 낭비와 인력과잉 등을 발견했을 터이다. 이에 따른 자동화와 인력감축이 뒤따를 것이고, 이는 반대로 근로자 입장에서는 ‘일자리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다. 실재로 재택근무중인 회사원이 느끼는 불안이다. 이보다 더 큰 재앙은 없다. 각급 학교의 휴교로 온라인 원격수업이 이뤄지면서 가져올 변화가 주는 충격파도 크다. 결혼식은 미루거나 가족끼리 치르고, 친지 장례식장에도 가기가 꺼려진다. 우리네 전통인 경조사 풍경이 바뀐다. 웬만한 약속은 미루거나 취소한다. 반가운 사람과 만나 악수와 포옹은 옛일이고 주먹인사 눈길 주고받기가 일상화되고 있다. 길거리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과 거리 띠우느라 눈치 보며 걷는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개인과 개인 관계를 예전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바꾸어 놓았고, 생활 패턴을 변화시켰다. 화상면접 전화진료 언택트택배 등 등 언택트(비대면,非對面)이코노미가 성행한다. 암울한 경제 전망 이런 가운데 경제 전망은 암울하기 짝이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탈리 기오리기에바 총재는 최근 “전 세계가 리세션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경기침체를 뜻하는 리세션은 경제활동이 활기를 잃어 규모가 전반적으로 축소되는 상황이다. 그는 “IMF역사상 이처럼 세계경제가 멈춰 선 경우가 없었다”고 말했다. 어떤 저명한 교수는 세계경제가 급격히 수직 하락하는 'I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최악의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반면 벤 버냉키 미국 연준(聯準)의장과 골드만삭스는 잠시 침체 후 곧장 반등하는 ‘V곡선’을 예측한다. 각국의 적극적인 재정 및 통화정책이 그 같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희망 반 예측 반이다. 양 극단적인 예측도 있지만 경기 침체 상태가 좀 더 이어지다가 서서히 회복세로 상승하는 ‘U곡선’, 하강 경기가 장기간 이어지는 ‘L곡선’, 급속한 침체 이후 느리게 회복한다는 ‘나이키 곡선’ 등 전문가들마다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 사태는 세계경제의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위축시켜 가져온 실물경제 위기다. 따라서 금융위기로 초래된 IMF사태(1997년)나 국제금융위기(2008년)가 V자를 그리며 비교적 단기간에 경제가 복원된 것과 달리 이번엔 침체국면이 길어질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경제 침체 국면의 장기화로 ‘기업은 약한 순서대로 도산’하고 ‘인간은 약한 순서대로 죽는다’는 극단적이고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빈곤은 배가(倍加)되고 경기는 장기침체 국면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 속에 대량 실업쇼크, 일자리 대란(大亂)이 걱정된다. 코로나 사태 이후 국제질서 재편될 것 코로나 사태는 삶의 소소한 변화와 경제활동에서의 고통 수준을 넘어선, 훨씬 큰 인류문명에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코로나19로 세계질서가 바뀔 것”이라며 “자유질서가 가고 과거의 성곽시대가 다시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코로나 사태가 인류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시장을 붕괴시키며, 정부의 무능을 드러나게 한 것처럼 국제사회에 정치 경제적 파워의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게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가디언은 “서양이라는 브랜드의 권위가 사라졌다. 코로나 사태는 서양이 갖고 있던 영향력을 급속하게 동양으로 이전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양 우월주의 쇠퇴할까 서양 우월주의가 과연 종말을 고하고, 국제질서에서의 무게 추가 동양으로 옮겨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서양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문제 제기가 이뤄지고 있음은 주목할 만하다. 그들이 지적하는 서양 리더십 약화에 대한 몇 가지 논거는 이렇다.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미국은 초라했다. 질병의 위협에서 무력했고, 스스로를 지키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국제적인 지도자로서의 책임감도 보여주지 못했다.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거대 국가들도 무력했다. 유럽연합(EU) 각국은 바이러스 공격에 속수무책이었고, 공동체정신은 사라진 채 서로 국경을 닫아걸고 협력을 찾아볼 수 없었다. 과거 200여 년 간 세계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자랑해온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바이러스에 맥없이 주저앉는 민낯을 보임으로서 글로벌 리더십을 스스로 반납했다. 그런 와중에서 제 역할을 했어야 할 세계보건기구(WHO)는 무력했고, 과거 같으면 역할이 많았을 UN은 있으나 마나 존재감을 찾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중국을 위시한 동양으로 국제질서의 핵심역량이 오리라는 전망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와중에서 우리는 어찌해야 할 것인지 지도자들은 고민이나 하는지 모르겠다. 필자 약력 (전) 동아일보 경제부장, 논설위원 (전) 재정경제부 금융발전심의위원 (전) 한국언론진흥재단 기금관리위원 (전) 투데이코리아 논설주간
  • [김재성 칼럼] 춘추, 당대에는 공감 후대에는 귀감
  • 김재성 논설주간|2020-04-08
  • 권력은 통제의 속성이 있고 국민은 알고 싶어 하고 또 알 권리가 있다. 언론과 권력이 충돌할 수 밖에 없는 지점이다. ‘신문 없는 정부를 택하느니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한다’는 명언도 실은 권력으로부터의 자유가 지상과제이던 시절의 역설일터, 언론자유가 민주주의 필수조건으로 꼽히는 까닭이다. 1815년 2월 26일 유배지 엘바 섬을 탈출한 나폴레옹은 파죽지세로 진격, 불과 20여일 만에 파리에 입성한다. 그 20여 일간 보여준 프랑스 언론의 추태는 그 오명이 세계 언론사에 길이 남는다. 당시 가장 심했던 ‘모니테르’ 신문의 표제를 보자. &lt;∆살인마, 소굴에서 탈출 ∆코르시카의 마귀, 쥐앙만 상륙 ∆ 괴물, 그레노블에서 야영 ∆ 폭군, 리용 돌파 ∆약탈자, 수도 60마일 출현 ∆보나파르트, 급속히 전진, 파리 입성은 절대불가. ∆황제, 퐁텐블로에 도착 하시다 ∆어제 황제께옵서는 충성스런 신하들을 거느리고 튀틀리 궁전에 듭시었다 ∆황제폐하 만세&gt; 나폴레옹 시대의 프랑스 언론에서 보듯이 절대권력 앞에서는 언론도 별 수가 없다. 권력이 작심하면 뜻을 굽히거나 아니면 기껏해야 떠나는 것이 고작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아는지라 독자들은 독재 치하의 언론에 관대하다. 예컨대 ‘김대중’이라는 이름 석 자가 금기였던 유신시대 독자들은 지면 한 귀퉁이에 ‘유력한 재야인사’ 동정이 실리면 가슴 설레며 읽었지 ‘왜 이름이 없느냐’고 따지지 않았다. 어느 신문이 일제 때 ‘천황폐하께 충성을 다짐’(1936,1,1)했다거나 북한군이 서울에 입성하는 날(1950,6,28)‘김일성장군 만세’를 특보한 것을 야박하게 허물하지 않는다. 둘 다 본의가 아니라고 미루어 혜량하는 것이다. 세월이 달라졌다. 사회주의 국가를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언론이 권력의 눈치를 보는 시대는 지났다. 특히 한국 언론은 ‘오히려 정부를 탄압한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무소불위다. 그런데 우리나라 언론의 신뢰도는 세계 최하위다. 더불어 기자를 ‘기레기’로 폄훼한다. 원인이 뭘까? (기자가) “본대로 들은 대로 쓰지 못하던 시절의 독자들은 행간의 숨을 뜻을 읽고 오히려 공감했지만 쓰고 싶은 대로 쓴 기사를 읽는 독자들은 기자를 불신한다” 오랫동안 언론민주화 운동을 해온 사람의 분석이다. ‘김일성 만세’를 부르고 ‘천황폐하께 충성다짐’에는 관대할 수 있어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는 교육부총리의 빨간 넥타이를 가지고 딴죽을 걸고 ‘친일청산’ 얘기만 나오면 좌파들의 단골메뉴로 매도하는 데 대해서는 묵과하지 못하는 것이다. 언론자유가 만발한 시대의 언론불신은 정파에 치우치고 자사이익에 기울고 자기입지에 연연한 데서 나온다. 내면의 양심을 제 1독자로 설정하면 사정(私情)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런 글이라야 당대에 만인이 공감하고 먼 후대에 사가(史家)들이 귀감으로 삼는다. 기원전 710년 사건을 다룬 공자의 한 줄 기사가 &lt;2월 봄, 정월 무신일에 송나라 독이 그 임금 여이와 대부 공보를 죽였다.二月春王正月宋督弑其君與夷及其大夫孔父&gt;가 그 좋은 사례다. 이 기사에서 피해자(공보)의 실명(공보)을 거론하는 것은 그에게도 문제가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그 곡절을 좌구명(左丘明)이 밝혔다. &lt;안으로는 가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밖으로는 백성들에게 원망을 사서 자신도 죽고 화가 임금에게까지 미치게 했다&gt;는 것이다. ‘가정을 다스리 못했다’는 말은 사건 후 범인이 공보의 아내를 취한 것을 두고 어떤 내막이 있음을 암시한 것이며 ‘백성의 원망을 샀다’ 함은 송나라가 10년 동안 11번의 전쟁을 치러 백성이 탈진했는데 당시 대사마(大司馬)로 군을 통괄했던 공보의 책임이 크다는 뜻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공보(孔父)가 공자의 6대조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모든 족보가 시조의 행장(行狀)이 칭송일변도인 것을 감안하면 2500여 년전, 직계 할아버지의 불미스러운 사건을 가감 없이 다룬 공자의 공평무사는 춘추가 왜 춘추인지를 말해준다.
  • [전문가포커스] 4.15총선, 정치와 정치지도자를 생각한다
  • 류석호 교수|2020-04-07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가 세계 질서를 바꾸어 놓을 것이며, 글로벌 무역과 자유로운 이동을 기반으로 하는 시대에서 시대착오적인 ‘장벽(障壁)의 시대’가 되살아날 수 있다.” 미국 외교의 거두로 통하는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지난 4일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진단한 내용이다. 또한 뉴욕타임스(NYT) 유명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세계는 이제 코로나 이전인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구분될 것”이라고 갈파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코로나 사태’가 다방면에 걸쳐 세계적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전쟁 같은 와중에 대한민국은 일찍이 유례를 찾기 힘든 선거를 치른다. 탈도 많고 말도 많은 그 ‘4.15총선(總選)’이 마침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 19 사태’로 그 어느 때보다 나라 안팎에서 전 분야에 걸친 복합적 위기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어수선하고 침체된 분위기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역설적으로 그러기에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다. 역사상 유례없는 위기상황인 만큼 후보자나 유권자 모두 비상한 각오와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감한 현실론(現實論)으로 나라를 지킨 병자호란(丙子胡亂)의 명재상 최명길(崔鳴吉) 같은 정치지도자는 찾아볼 수 없는가. 청(淸)나라의 막강 대군이 쳐들어왔을 당시 조정의 대세는 존명사대주의(尊明事大主義)에 빠져 척화(斥和)가 우세했다. 그럼에도 최명길은 싸울 힘이 없을 때는 국토를 보존하고 왕을 지키며 백성이 어육이 되는 것을 막는 것이 우선이며, 그 길은 주화(主和)뿐임을 내세워 청과 담판을 짓고 전쟁을 종식시켰다. 그의 이런 신념과 판단에는 명분론에 매몰된 도식적인 성리학(性理學)의 틀에서 벗어나 유연한 사고로 실질과 현실을 중시하는 양명학(陽明學)적인 바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시대의 흐름과 정세(情勢)를 바로 보고 현실을 받아들여 실리(實利)를 택할 줄 아는 용기와 책임감을 가진 인물이 진정한 정치가이다. 일찍이 일본이 낳은 세계적 석학인 경제학자 모리시마 미치오(1923~2004)는 명저(名著) ‘왜 일본은 몰락하는가?’에서 정치의 중요성을 갈파했다. “아무리 훌륭한 관료, 기업인, 문화인이 배출된다고 해도 정치가 3류면 그 나라의 장래는 없다”라며, 이른바 ‘3무(無)의 정치’를 거론했다. 소신(Conviction), 정책(Policy), 책임(Responsibility)이 없는 ‘3N’. 다른 모든 것이 잘 되어도 정치가 잘못되면 무의미하고 끝장이라는 것을 이번 선거에 나선 선량(選良)과 유권자(有權者) 모두가 절실하게 깨닫고 실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lt;류석호 강원대 외래교수&gt; 필자 약력 △강원대 외래교수 △전 조선일보 취재본부장 △변협 등록심사위원
  • [김태혁 칼럼] “단일화로 민주당 잡는다”...미래통합당 '일 대 일' 구도로 과반의석 기대
  • 김태혁 부사장|2020-04-06
  • 4,15 총선을 10여일 앞두고 단일화 바람이 불고 있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21대 국회에서 150석 가까운 의석으로 제1당을 차지할 것”이라고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과반의석을 차지해 입법과 정부 조직 개편, 의료보험 체계 개편 등을 통해 ‘국가 감염병 방어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 김 위원장은 “온 국민이 고통을 겪고, 그 고통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전쟁과 다름없는 제3차 세계대전”이라고 선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미래통합당은 ‘무소속 당선자 복당 불허’ 방침을 천명했다. 통합당 공천 결과에 반발해 탈당한 일부 무소속 후보자들에 대한 일종의 선전 포고 형식이다. 특히 황교안 대표가 강경대응에 나선 것은 홍준표 전 대표와 권성동 윤상현 의원 등 일부 통합당 출신 무소속 후보자들 때문에 보수 진영의 표심이 분열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러한 영향으로 보수 야권 중심으로 단일화 경선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신경민 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서울 영등포을도 박용찬 통합당 후보와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정현 의원의 단일화 협상이 진행 중이다. 어기구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충남 당진에선 김동완 통합당 후보와 정성재 무소속 후보 간 단일화가 논의되고 있다. 인천 서구을에서도 통합당 공천을 받은 박종진 후보와 이행숙 무소속 후보가 경선으로 단일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강 후보와 이 후보는 모두 자유한국당당협위원장 출신으로 통합당 공천 심사에서 배제된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통합당 '텃밭'인 대구 수성갑은 당초 공천에 반발, 무소속 출마했던 이진훈 후보가 사퇴하면서 통합당 주호영 의원으로 단일화 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간 일 대 일 대결구도가 됐다. 문제는 일부 무소속 후보들의 반발이다. 홍준표 전 대표는 황 대표의 '무소속 출마자에 대한 영구 입당 불허' 발언에 시하게 반발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당 대표라는 자리는 종신직이 아니라 파리 목숨이라는 것을 아직 잘 모르고 그런 말을 하는 것 같다. 탄핵 때 당을 배신하고 나갔던 분들도 모두 복귀하고 공천도 우대받았다. 그것이 정치"라고 했다. 윤상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 대표는 잘못된 공천에 사과부터 하는 것이 당원들에 대한 도리"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기는 공천을 해야 한다는 수 없는 공언을 뒤엎고 지는 막천으로 문재인 정권을 돕고 있는 사람이 바로 황교안 대표"라고도 꼬집었다.
  • [김성기 칼럼] 돈만 뿌린다고 경제가 살아나나
  • 김성기 부회장|2020-04-03
  •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 국민건강은 물론 경제 전반을 위협하는 위중한 지경에 이르자 돈 살포를 앞세운 단기대책이 속출하고 있다. 이달 총선까지 겹쳐 일정이 다급해진 정부와 여당은 소득하위 70% 가구를 대상으로 4인 가족 기준 가구당 100만원 씩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경기도와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의 재난기본소득 제공 방침으로 봇물이 터진 지원대책에 정부가 나서 큰 그림을 제시하는 형식을 취했다. 재정파괴 수준 ‘월 60만원 기본소득’까지 정부가 지원금 대상이 되는 소득하위 70%의 기준을 별도로 밝히겠다고 미뤘다가 3일 3월분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하겠다고 공개했으나 구체적인 지급대상자 선정방안을 놓고 논란이 여전하다. 지자체가 분담하기로 책정된 재원 20%에 대해서도 중앙과 지방 간 이견이 많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위성 정당으로 총선을 앞두고 급조된 더불어시민당은 모든 국민에게 매달 60만원씩 기본소득으로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시민재분배 기여금’ 등 증세를 전제로 연간 360조원이 들어가는 재정 파괴 수준의 기본소득 공약이 논란을 빚자 시민당은 행정착오라고 철회했지만 불붙은 돈선거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세계경제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는 생산과 소비 투자 등 모든 영역에 걸쳐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폐업하는 자영업자와 실직자가 늘고 항공 운수 여행 등 서비스업은 물론 자동차와 전자, 가구 등 제조업과 금융분야에서도 조업 단축과 감원 휴폐업이 급증하고 있다. 상황이 워낙 위중하다 보니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선 비상대책의 필요성을 정부와 민간에서 서둘러 거론해왔다. 정부가 제시한 재난지원금이나 기업을 위한 재정·금융 지원은 폐업과 실직, 소득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돕고 위기에 처한 기업을 일단 살려야 한다는 취지에서 필요한 대책으로 꼽힌다. 그러나 코로나 위기가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 지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 위기가 이제 시작단계라는 시각에서 보면 향후 몇 차례 긴급지원대책이 더 요구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통화 달러를 찍어낼 수 있는 미국과는 우리 형편 다르므로 재정을 효과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곳에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국가부채가 대책 없이 급증해 위기대응 능력을 약화시키고 민생을 파탄으로 내모는 비극을 피할 수 있다. 재난지원금을 소득하위 70%에 제공하겠다는 정부 방침은 보수 성향이 강한 상위 30% 고소득층을 제외한 나머지 계층에게 모두 지원을 대겠다는 소리로도 들린다. 막연한 구분이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좀 더 명확한 지원기준과 세밀한 지침이 요망된다. 돈을 뿌리는 식의 긴급지원은 경제회생을 위한 근본대책이라기보다 급한 환자의 열부터 내리게 하는 응급 해열제에 가깝다. 우선 위중한 환자의 열부터 떨어뜨릴 수 있는 해열제가 필요하겠지만 해열제만 쓴다고 병에서 회복되는 건 아니다. 해열제를 쓰고 진단에 맞는 치료제 등 처방을 함께 해야 근본적인 회복이 가능하다. 정부가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지금까지 제시한 대책은 돈을 뿌리는 해열제 일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돈 뿌려 민심 얻고 급한 불을 끄되 집권 당시 제시했던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이나 주 52시간 근무제, 탈원전 등 주요 정책은 건드리지 않고 가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정부와 여당은 망가진 경제를 코로나 위기의 영향으로 돌려 야당이 제기한 실정(失政) 공세를 무디게 했다고 쾌재를 부를지 모르겠으나 코로나의 영향을 받기 전인 지난해 이미 바닥에 떨어진 각종 경제지표와 민간기업의 실적이 논란의 진상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돈을 뿌려 파국을 늦출 수는 있겠지만 경제회복은 요원하다. 위기에 빠진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한 목표가 있다면 당장 기업의 의욕을 꺾어 민간부문의 활력을 저해하고 시장을 위축시키는 규제를 뽑아버려야 한다. 기업들은 소주성과 경직된 주 52시간 근무제, 탈원전 정책을 규제로 기운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다. 4차산업 시대에 걸맞는 규제 개혁과 새로운 산업 육성 정책이 절실하다. &lt;투데이코리아 부회장&gt; 필자약력 △전)국민일보 논설실장, 발행인 겸 대표이사 △전)한국신문협회 이사(2013년) △전)한국신문상 심사위원회 위원장
  • 조은경 작가의 귀촌주부다이어리
  • [조은경의 귀촌주부 다이어리]2-16
  • 조은경 작가|2020-03-30
  • 발전과 확대를 거듭해 가던 인간 문명이 한낱 바이러스의 침공을 맞아 처참하게 쪼그라들고 있다. 때는 21세기인데 14세기의 흑사병 시기의 감염이나 가까이는 20세기 초 1차 대전 시에 발병했던 스페인 독감과의 비교가 종종 이루어진다. 아이러니컬하게도 1차 대전에 참전하지 않았던 스페인의 언론이 전선에서 발병한 이 독감에 관해 계속 보도함으로써 스페인 방송을 들은 병사들이 그 병을 스페인 독감이라고 불렀고 그 명칭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전쟁에서 사망한 병사 및 민간인들의 숫자가 2천만 명인데 그 독감으로 사망한 인명이 전 세계적으로 5천만 명에 달했다고 하니 가히 질병의 위력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흑사병 또한 인구가 적었던 14세기에 3년에 걸쳐 2천만 명의 희생자를 낸 엄청난 재난이었다. 그 외에도 서구 열강이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디딜 때 그들이 가져온 전염병이 면역을 갖지 않았던 원주민들을 초토화시켜 정복을 손쉽게(?) 했다는 견해도 있다. 그렇듯 대단한 인명의 손상을 가져온 그 병들에게서 경험을 얻어 현재는 예방 조처와 진단과 치료 등, 과학의 발전으로 사망률은 현저하게 줄고 있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라 할 것이다. 그래도 과학이 발달했다 해 놓고 어찌 이 바이러스를 잡지 못 하나, 원망이 생긴다. 물론 인류는 결국 이 바이러스를 퇴치하고야 말 것이지만 문명과 문화의 접점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이 코로나 19의 원인으로 실험실에서 고의 또는 사고로 유출되었을 것을 의심하고 있다. 이 추정이 사실이든 아니든 이젠 더 이상 문제가 아니다. 또 지구상에서 인구가 더 이상 증가하는 것을 우려하는 어떤 집단(?)의 음모라고 하는 견해도 있는데 그 것 또한 더 이상 문제가 아니다. 지구별에서의 문명의 발달은 결과적으로 인구 감소 쪽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더 이상 기업에서의 노조와 같은 집단행동은 사라지게 될 지도 모른다. 인간을 대신하는 AI가 인간의 자리를 점차 꿰차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과학의 급격한 발달을 경고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바이러스의 창궐은 과학의 발달 때문에 생긴 나쁜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차라리 과학 또는 의학의 발달이 인류를 살리는 구세주로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코로나 19의 백신 약 또는 치료약을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 이 병의 발발은 지구촌 전체의 문화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첫째, 개인위생 문제이다. 서구인들이 즐겨하는 인사인 키스와 포옹 및 악수는 점차 사라지고 동양식 절이나 기타 다른 접촉으로의 인사 문화가 자리 잡을 것 같다. 악수는 처음 생길 때 손에 무기가 없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였다고 하지만 이제 감염의 제 1 원인으로 기피되어야 할 존재가 되었다. 둘째, 격리 문제이다. 자가 격리에 따르는 고독을 경험함으로써 이제까지의 함께 하고 함께 즐긴다는 –함께-의 미덕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나타나게 되었다. 고독이 인간 고유의 특징이자 인문학의 근원으로서 향유해야 할 덕목으로 전면에 나서게 되었다, 고독 속에서 건져 올린 문학과 철학의 사유가 깊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실례로 서구 소설의 연원이라 할 –데카메론-도 흑사병 시절에 출현하지 않았는가. 셋째, 경제 문제이다. 유례없는 공포와 격리의 생활 속에서도 인간은 먹어야만 하는 존재이므로 농업의 굳건한 실체를 재확인시켜 주었다. 아울러 농촌 생활까지도 재조명되었다. 도시에서 살다가 자가 격리를 위해서 가까운 친인척들이 사는 시골로 거처를 옮긴 사람들이 많다. 농촌은 상대적으로 인구 밀도가 조밀하지 않고 맑은 공기 속에 있으므로 이번 질병과 같은 호흡기 및 폐 질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고, 사실 그러하다. 옛날 페스트 시절에는 위생조건이 열악한 시골에도 발병이 많았다고 하지만 지금의 농촌 지역은 도시 못지않게 위생 조건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깨끗한 대기 질 뿐 아니라 비타민 D가 풍부한 태양의 빛과 열이 면역력에 도움을 준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고 믿는 많은 사람들의 염원대로 아마 이 질병은 지나갈 것이고, 이 후에도 인류의 문명은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다. 대기 질에 미세하게 펼쳐져 있는 바이러스보다도 더 작은 나노의 물질들이 전파라는 이름을 타고 세계를 좁혀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질병을 극복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학과 과학의 세계는 한층 더 미지의 세계를 파고들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인류는 ‘잠깐 멈춤’의 이 시기를 통하여 자연에 대하여 숙고할 시기를 가졌다는 것이다. 이 세계가 모두 ‘자연으로 돌아가라’ 라는 뜻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인간이 자연 속에서 생로병사를 경험하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할 시간을 가졌다는 것이다. 바이러스나 나노와 같은 마이크로의 세계를 무시할 수 없겠지만 기본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식품, 그 식품을 생산하는 자연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인식을 새로이 한 것이다. 문명의 ‘잠깐 멈춤’의 시간에서도 생명은 그대로 흘러가며 그것은 자연에 기초한다는 것 말이다. 자연은 잠깐이라도 멈추지 않았고 때는 바야흐로 봄이라 천지에는 온갖 꽃들이 만발한다. 그러므로 넓은 들이 펼쳐져 있고 산도 가까이 보이고, 아침에 뜨는 태양과 저녁에 지는 석양을 매일같이 친구처럼 대면하고 있는 시골 사람으로서 코로나 19 라는 질병의 만연은 도시 문명에 대한 경종으로 비쳐진다. 그렇게 부러워 마지않던, 도시에 밀집한 고층 아파트의 문명 생활도 그 어떤 위험에 대해서는 취약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되던 우려가 현실화 되었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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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 [기자수첩] 건설현장에 부는 ‘스마트 안전’ 훈풍
  • 김태문 기자|2020-04-07
  • 건설현장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첨단장비 도입이 확대되면서 4차 산업혁명 기술로 대변되는 ‘스마트 안전 기술’이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덩달아 이 기술들을 개발해온 국내 중소기업들도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건설기술 진흥법(건진법)’ 하위법령 개정안이 지난달 18일부터 시행되면서다. 최근 몇년 사이 각 정부 부처의 보도자료에선 ‘4차 산업혁명’이니 ‘스마트(smart)’니 하는 단어가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그러나 기자가 취재 현장에서 느낀 건 그렇게 똑똑한 기술들이 정작 건설 현장에선 찾아볼 수 없거나, 있더라도 걸리적 거리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스마트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상품으로 내세운 중소기업들은 정작 영세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사업 기로에서 허덕이고 있다. 이번 건설기술 진흥법 시행규칙 개정안은 스마트 안전장비 도입을 위해 안전관리비 항목을 확대하고, 입찰과정에서 품질관리비에 낙찰률 적용을 배제하는 등 적정 공사비 반영을 규정한 것이 골자다. 특히 건설현장에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스마트 안전장비 도입 등 첨단기술 활용 근거가 마련된 점은 고무적이다. 안전관리비 항목에 무선통신 및 설비를 이용한 안전관리체계 구축·운용비용이 추가됐고, 민간공사도 스마트 안전장비를 사용하는 경우 발주자가 비용을 지불하도록 근거를 마련한 점이 눈에 띈다. 이와 관련해 산업계가 주목하는 건 건진법 시행령의 60조 안전 관리비 내용이다. 건설공사의 안전관리 비용을 규정한 것으로, 무선설비 및 무선통신을 이용한 건설공사 현장의 안전관리체계 구축·운용 비용 등이 새로 포함됐다.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스마트 안전장비의 종류로는 개인안전보호구, 건설장비 접근 경보시스템, 붕괴위험경보기, 스마트 터널 모니터링 시스템, 스마트 건설 안전통합 관제시스템 등이 있다. 좁게는 건설 현장의 작업자 안전에서부터 넓게는 작업인원 및 장비의 원격관제를 통해 건설 현장 자체를 보호하는 수단들이다. 모두 원격 무선설비·무선통신 등을 근간으로 하는 것들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현장 사고 사망자는 428명으로 1999년 사고 사망자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여전히 연간 400명 이상의 사망자가 건설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사고 감소세를 이어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비록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개정으로 건설 현장의 안전 관리에 보다 효율적인 수단을 도입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최근 몇년 사이 보도자료에서 ‘4차 산업혁명’이니 ‘스마트’니 하는 단어들이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것처럼, 이번 건진법 개정안도 단지 선언적인 의미로만 치부돼서는 안 될 것이다. 스마트한 장비를 진짜 똑똑하게 써야할 시기가 도래한 셈이다.
  • [기자수첩] 온라인 원격 수업, "졸속행정, 궁여지책" 비판 피할려면...
  • 김성민 기자|2020-04-04
  • 투데이코리아=김성민 기자 | 최근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명 우한 폐렴) 확산 여파가 지속되면서 정치, 의료, 경제계를 비롯한 모든 분야가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감염을 우려한 기업들은 재택근무에 나서 비대면 업무를 실시했고, 학교는 영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원격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9일부터 개학하는 학생들은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배포한 원격수업 지침을 바탕으로 온라인 수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른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교육부는 ▲카카오톡 ▲밴드 ▲구루미 ▲Zoom(줌) ▲팀즈 등을 학교의 여건에 맞게 선택할 것을 권고했다. 또 “과제를 내거나 학습 자료를 확인하는 건 e학습터, 위두랑 등을 쓰고 실시간 공지와 소통은 기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단톡방’을 활용하라”고 전했다. 이와 같은 원격수업이 교육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난 2일 교육부는 중소벤처기업부와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민간 분야의 다양하고 좋은 콘텐츠를 교육 현장에 전달함으로써,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원격교육이 새로운 배움의 형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19로 이뤄진 대책이지만 어릴 적 바라던 ‘집에서 (학교)수업하는 세상’이 성큼 다가와 새삼 놀랍기도 하다. 하지만 개학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궁여지책’이라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원격수업으로 인한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화상회의 서비스 줌으로 수업을 진행하던 중, 학생이 아닌 이용자들이 접속해, 화면 중앙에 음란물 이미지를 띄우는 사건이 FBI로부터 보고됐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서는 교육부가 권고한 원격수업 플랫폼을 테스트해 본 결과,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학생들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겨도 화상카메라 앵글에서 벗어나면 교사는 알 수가 없다. 게다가 원격수업 중인 PC로 웹서핑을 하거나 유투브를 시청해도 모른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 중 교사가 학생의 수업 참여도를 분석하기가 어렵다는 점에 대해 교육부 이러닝 부서는 “새로 개설된 부서라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대책 방안이 있는지 알아보고 연락주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앞으로 원격 회의 방식은 여러 분야로 확대 적용될 것으로 보이지만 실효성에 대해선 의구심을 떨칠 수 없는게 현실이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회의에 참여하는 개인들이 허락한다면, 원격제어를 통해 작업창을 들여다보면서 참여도를 분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코로나 19 확산 속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원격 회의라는 최선의 방식을 선택했지만, 지속 가능성은 개개인의 참여도가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 [기자수첩]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딜레마’
  • 오 윤 기자|2020-03-26
  • 투데이코리아=오 윤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야권으로부터 공격받고 있다. 기자 취재에 따르면 일부 비문계 의원들은 이 대표의 행보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 대표는 최근 열린민주당과의 신경전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정당은 `더불어시민당`이라고 노골적으로 밝혔다. 이 대표는 열린민주당에 대해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참칭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친문재인’, ‘친조국’ 색깔을 거리낌 없이 보인 열린민주당에 견제구를 날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열린민주당 비례 2번인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이 대표의 발언에 "'참칭'이란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라며 "감히 '미래'와 '통합', '한국'을 참칭하다니"라고 했다. 같은 당 김성회 대변인도 논평에서 "이름을 팔고 다닌다는 뜻의 '참칭'까지, '민주당'이라는 이름을 공유하는 동지로서 안타깝다"고 했다. 청와대도 열린민주당에 대해 거리를 두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청와대 관계자는 “열린민주당에 출마한 청와대 인사들은 개인적인 행보다. 청와대와 연관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하는 게 솔직히 편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로서는 머리가 아픈 상황이다. 견제구를 날리며 연일 비판한다고 해도 열린민주당은 거침없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26일 리얼미터의 총선 비례대표 정당투표 조사에서 열린민주당 지지율은 11.6%를 기록했다. 더불어시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9.1%포인트 하락한 28.9%였다. 정치권은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에 위기가 온 것이 아니냐고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례정당인 시민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에 더 큰 분열이 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총선에서 압승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다. 솔직히 열린민주당과 함께 한다면 지지율로 봤을 때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문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친문 순혈주의’를 강조하는 이 대표의 행보를 달갑게 여기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이른바 ‘금태섭 사건’ 때문이다. 앞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 강서갑 경선에서 신인인 강선우 전 민주당 부대변인에게 패배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민주당 ‘친문 벽’에 막힌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금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몇 안 되는 ‘소신파’로 평가받던 인물이다. 그는 당내 검찰 개혁의 핵심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에 반대하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민주당 당원들은 금 의원에게 출당을 요구했고 ‘비문’이라는 낙인이 찍히게 됐다. 비문계 의원들의 따가운 시선과 열린민주당이라는 암초가 더불어민주당의 분열이 될 것이라는 정치권의 관측이 제기되면서 이 대표가 사실상 ‘딜레마’에 빠졌다는 평가다.
  • [기자수첩] 껍데기는 5부제, 알맹이는 예약제
  • 편은지 기자|2020-03-22
  •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명 우한폐렴)가 국내에 창궐한 지 벌써 한 달이 넘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점점 감소세를 보이며 ‘잡혀가고 있다’는 말이 나오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느낌이 더 드는 요즘이다. 여전히 마스크는 품절이고, 손소독제는 비싸고, 이제는 체온계까지 재고가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구하기 어려워진 생활용품은 단연 마스크다. 한 묶음에 3000원, 한 장에 30원 꼴로 판매되던 필터도 없는 일회용 마스크는 이제 장당 1000원이면 저렴하다는 말을 듣게 됐다. 마스크 가격은 전례없이 치솟았고, 마스크 몇 장을 손에 쥐기 위해 약국 앞에 줄을 길게 늘어서 몇 시간이고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은 꽤 익숙한 풍경이 됐다. 마스크 수급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정부는 ‘마스크 5부제’라는 대책을 내놨다. 출생연도에 따라 일주일에 한 번, 한 명당 2장만 살 수 있다. 추가적으로 마스크가 더 필요한 사람은 공적마스크가 아닌 민간 사업자의 마스크를 살 수 있도록 했고, 가격이 너무 오르지 않도록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그러나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되면서 갖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허울좋은 대책'이라는 쓴소리가 나온다. 우선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면서 민간 사업자들이 판매하는 마스크 가격이 더 올랐다. 기존 마스크 5부제 시행 전만 해도 4000원 선에서 팔리던 KF마스크는 온라인 상에서 최고 1장당 7000원까지 치솟았다. 공적마스크 구매 수량이 2장으로 제한되자 오히려 민간마스크 가격이 더 오른 것이다. 이 때문에 국민들은 일주일에 이틀(평일 하루·주말) 간 공적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면 울며 겨자먹기로 장당 7000원을 호가하는 마스크를 사야한다. 또 당초 마스크 필터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매일 바꿔 써야 한다고 했던 정부는 결국 ‘마스크 재사용 가능’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놓은 것이나 다름없게 됐다. 마스크를 일주일에 2장만 살 수 있게 수량을 제한한 이상, 적어도 3일은 마스크를 재사용해야 한다. 정부는 최근 두 달간 마스크 재사용을 놓고 말을 수차례 바꿨다. 코로나19 창궐 초반만 해도 마스크 필터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하루에 한 번 바꿔써야 한다고 했다가, 갑자기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아니니 양보하는 미덕을 가지라고 했다. 마스크는 똑같은데 재사용 여부는 가능해졌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마스크 5부제 이후 예약받는 약국이 늘면서 정작 당일에 구매가 가능한 사람들이 못사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이다. 일주일 중 평일 단 하루만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며칠 전부터 예약을 받는 약국이 늘었고, 사람들은 약국에서 예약을 받아주자 다음 주, 그 다음 주까지 예약을 미리 해놓고 정해진 요일, 원하는 시간에 수령해 가고 있다. 때문에 많은 구매자들은 수요일이 구매 요일이라고 해서 수요일에 갔더니, “어제 예약이 다 찼다”는 말을 듣고 발걸음을 돌린다. 결국 마스크 5부제가 아니라, 마스크 예약제인 셈이다. 식약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마스크 예약제는 약국에서 알아서 하는 일이니 문제없다”고 답했다. 예약이 다차서 당일에 살 사람이 못 사면 다른 약국을 가면 된다고 말했다. 과연 식약처 관계자는 마스크 2장을 사려 출근 시간 1시간 전부터 나와 약국 오픈시간까지 기다렸다가 예약이 꽉 차 구매하지 못하고, 다른 약국에 가서 또 줄을 서야 하는 느낌을 느껴본 적 있을까. 아니, 애초에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이나 서본 적이 있을까. 마스크 5부제는 결국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 집을 오래 비울 수 없는 육아를 하는 부모들을 비롯한 ‘예약’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쓸모없는 대책이나 다름없다. 스마트폰에서 약국 전화번호를 찾아 예약이 가능한지 묻는 일도, 마스크 알리미 앱을 설치해 확인하는 일도 모두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 앱 사용이 자유자재로 가능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다. 이렇게 되면 당초 “꼭 필요한 사람에게 마스크가 갈 수 있도록 배려하자”고 외친 정부는, 오히려 ‘스마트폰에 익숙한 사람들이 마스크를 다 사갈 수 있는’ 대책을 내놓은 셈이다. 식약처 관계자가 마스크를 사러 한 번이라도 약국에 들러봤다면, 마스크 단 2장을 구매하는 게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를 안다면 마스크 5부제를 이렇게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라 본다. 대책은 만든다고 다가 아니다. 국민들의 입에서 “마스크 구하기가 편해졌다”는 말이 나오려면, 마스크 구하기가 어려워 지하철 역사에서 나눠준 부직포 마스크 한 장을 한 달 동안 착용하고 있는 어르신들이 없어지려면, 정부는 조금 더 유심히 살펴보고 이 안에서 생겨나는 미비점을 끊어내기 위해 계속해서 애써야 한다.
  • [기자수첩] 한 달 뒤 타다가 멈춘다
  • 유한일 기자|2020-03-11
  • “타다 베이직 서비스는 한 달 후인 2020년 4월 10일까지 운영하고 이후 무기한 중단할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 VCNC 박재욱 대표 한 달 뒤 타다가 멈춘다. 정부·국회에 눌리고, 택시업계에 치이던 타다가 1년 5개월이라는 짧은 역사를 뒤로하고 도로에서 사라진다. 지난 2018년 10월 8일 VCNC가 타다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 열었던 미디어데이 기사를 다시 찾아봤다. 당시 박 대표는 “타다를 통해 새로운 이동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세계적 추세인 모빌리티 혁신을 국내에서도 이뤄내겠다는 젊은 사업가의 꿈은 허망하게 짓밟혔다. 타다 사태는 우리 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타다라는 신산업과 택시라는 구산업이 조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빚어진 마찰은 신문의 산업면, 사회면, 정치면을 넘나들며 대중들에게 전해졌다. 그만큼 타다는 수많은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고립된 채 아슬아슬한 주행을 이어왔다. 타다가 멈추는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얼마 전 국회를 통과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이른바 ‘타다 금지법’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개정안은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 대여 시 기사 알선 범위를 관광목적으로 6시간 이상, 대여·반납 장소를 공항이나 항만으로 제한하는 게 골자다. 주로 도심에서 단시간 이용하는 타다 베이직은 불법에 해당한다. 이 법이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이유다. 또 플랫폼 운송사업자는 운행 차량 대당 일정 기여금을 내야한다. 국토부가 구상한 기여금 규모는 개인택시 면허 시세, 이른바 ‘넘버값’인 8000만 원쯤으로 알려졌다. 타다가 현재 운용 중인 차량은 1500대 수준이다. 변수가 있겠지만 단순 계산으로 해본다면 1200억 원이 필요하다. 지난해 매출액이 300억 원에 불과한 타다에게 ‘돈 없으면 나가라’는 뜻이다. 국회 본회의에 오른 타다 금지법은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통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벽을 넘은 개정안은 본회의에서 대다수 의결되는 걸 알고 있었지만, 막상 타다 금지법이 통과됐을 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첨예한 갈등과 압박에도 혁신이라는 의지로 버텨온 타다의 바퀴가 빠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정부와 국회는 이 개정안이 타다 금지법은 아니라고 한다.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은 “이 개정안은 타다 금지법이 아니라 플랫폼 운송사업이라는 개념을 완전히 새로 도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박 의원 역시 “타다 금지법이 아니라 택시 혁신 촉진법”이라고 했다. 정부와 정치권의 주장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을 순 있다. ‘타다는 합법적 서비스’라는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모빌리티 업체들이 너도나도 택시면허 없이 승합차(렌터카)를 활용해 운송행위를 하게 된다면 우리 사회에는 타다 사태를 넘어선 대혼란이 올 수 있다. 이 혼란을 법 개정으로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이러한 결단을 내린 시기가 찜찜하다. 애초에 당국의 정책 조율로 해결할 문제였던 타다 사태는 우왕좌왕하는 정부의 무능으로 사법당국까지 넘어갔다. 법원이 타다의 손을 들어주자 정부와 국회가 힘을 합쳐 법 개정에 나섰다. 총선을 약 한 달여 앞두고 말이다. 타다와 택시업계가 충돌하던 지난해 초 뒷짐만 쥐고 있던 정부가 갑자기 ‘일’을 하겠다며 나섰다. 한 언론에 따르면 타다 금지법이 본격 논의되자 국토부 차관은 국회를 찾아 ‘로비전’을 했다고 한다. 총선을 약 한 달여 앞두고 말이다. 타다 금지법 국회 통과로 정치인들은 택시업계 표심에 눈이 멀어 국민 편의를 내동댕이쳤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눈앞의 25만 택시표와 60만 택시가족표(통계청 평균가구원수 2.4명)를 탐내온 정치인들이 타다 금지법을 서비스 질 개선과 혁신 촉진으로 포장한 채 타다를 좌초시켰다. 타다 사태가 선거철을 피해 일어났어도 똑같은 결과가 나왔을지 그들에게 묻고 싶다.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은 타다를 지지하고 있었다. 이들에게 타다의 혁신 여부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세계적 흐름인 모빌리티 산업을 막았다는 것보다 난폭운전, 승차거부 등 불친절한 택시를 타지 않을 대안이 사라졌다는 아쉬움이 클 수 있다. 타다 금지법이 과연 소비자들의 이동 편의와 택시 서비스 질을 제고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다. 박 의원의 말대로 타다 금지법이 ‘택시 혁신 촉진법’이 될 수 있을지. 정부·국회가 그리는 이상적 그림이 현실로 이뤄진다면 차라리 다행이다. 결과적으로 한 달 뒤 타다는 멈춘다. 다만 타다 금지법을 기획하고 구상하며 찬성표를 던진 이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 모빌리티 업체들에게 기여금을 받아 택시업계를 달래며 기득권을 공고히 하는 게 진짜 혁신이라고 생각하진 않길 바란다. 혁신은 기존의 관습 등을 바꿀 때 생긴다. 국어사전에도 나와 있는 얘기를 애써 포장하는 행태는 불신을 키우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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