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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문 대통령의 안이한 경제인식 동의할 수 없어”

    기사입력 2019.07.0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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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신환.jpg▲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투데이코리아=김충호 기자 |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5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제는 경제 해법은 정치”라며 문재인 정부를 향해 “경제정책의 대전환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대표연설에서 “바른미래당과 저는‘경제가 성공으로 가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안이한 경제인식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근거 없는 낙관론으로 사태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어 왔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확대재정 정책이 초래한 경제위기의 본질을 진단하고 경제회생을 위한 근본적인 개혁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오 원내대표는 △소득주도성장 폐기 및 경제정책 전환 △면피성 추가경정예산안 현미경 심의 △문 대통령의 최저임금 동결 선언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개혁 △81만 혁신인재 양성 △노동개혁특별위원회 설치 △북한 목선 사건 국정조사 등을 요구했다.
     
    다음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문 전문이다.

    - 전문 -

    <문제는 경제다! 해법은 정치다! 경제정책의 대전환을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문희상 국회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낙연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오신환입니다.

    ‘문제는 경제다! 해법은 정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너지는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지켜내는 일은
    정치가 최우선적으로 감당해야 할 책무입니다.
    아무리 정치인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정당 간의 갈등이 격화된다 해도
    국민에 대한 책임까지 내던지는 일만은 없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이어져온 국회 파행은
    그 어떤 변명으로도 국민의 이해를 구하기 어려운 잘못입니다.
    누가 더 잘못했는지 따지기 이전에
    정치인 모두가 자성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국민 여러분, 송구스럽습니다.
    저부터 반성하겠습니다. 너무나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하겠습니다.
    남에게 상처를 주고 남을 끌어내려서 이득을 취하는
    마이너스 정치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을 위해 보다 나은 정책을 내놓고,
    진정성 있는 실천으로 경쟁하는
    공존과 합의의 플러스 정치를 하겠습니다.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지켜내야 하는
    정치 본연의 책무를 단 한 순간도 잊지 않겠습니다.

    ■ 대한민국 경제가 총체적 난국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나라 안팎으로 경제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기업들의 투자가 크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여의치 않은 시장상황과 높은 규제 장벽을 호소하며
    해외이전을 고민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마저도
    빨간 신호등이 들어온 지 오래입니다.
    자영업 몰락은 더 이상 새로운 뉴스가 아닙니다.

    ‘고용흐름이 좋아지고 있다’는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국민이 체감하는 최악의 고용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가계의 채무상환능력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외여건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전 양상에 접어든 가운데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반도체 등 우리의 수출주력품목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핵심소재 수급을 어렵게 만드는 경제보복을 가해 온 것입니다.

    일본의 경제보복은 즉각 철회돼야 합니다.
    외교적으로 해결할 과거사 문제를 빌미로
    경제보복을 가해오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일본의 보복이 없었어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
    핵심 산업의 하반기 수출 전망은 이미 어두운 상황이었습니다.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하강 곡선을 그리며
    장기 침체의 조짐을 보이는데도, 대통령이 앞장 서서
    ‘경제가 성공으로 가고 있다!’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데
    경제상황이 어떻게 좋아질 수 있었겠습니까?

    이처럼 나쁜 경제상황에 대외 여건 악화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우리 경제는 점점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게 된 것입니다.
    남북관계나 북미관계 못지않게
    한일관계도 중요하다고 그토록 지적을 했음에도
    외교적 해결 대신 강경대응으로 일관하다

    경제보복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국민들 먹고 사는 문제를 비롯해서,
    마치 노후한 상수도관이 파열하듯
    곳곳에서 균열을 일으키고 있는 국정 전반의 문제들을 되돌아 봐야 합니다.

    ■ 10년 만의 마이너스 성장, 이래도 경제가 잘 되고 있습니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바른미래당과 저는‘경제가 성공으로 가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안이한 경제인식에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올해 1분기 우리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하며
    OECD 국가 중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1분기 GDP 성장률 –0.4%는
    세계금융위기가 불어 닥쳤던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입니다.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세계 꼴지를 하는 경제가
    어떻게 성공하는 경제일 수 있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진정으로 어려운 경제를 살리고 싶다면
    망해가는 경제를 성공하고 있다고 우길 일이 아니라,
    그동안의 정책실패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합당한 대책 마련을 위해 여야 모두의 지혜를 구해야 합니다.

    문제의 소득주도성장론은 아무리 좋게 말해도
    분배를 개선하는 대책이지, 경제성장을 위한 정책이 아닙니다.
    최저임금을 대책도 없이 올리고
    열심히 세금을 거둬서 밑도 끝도 없이 재정을 쏟아 붓는다고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경제성장은 우리 국민과 기업이
    더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해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한국경제의 총체적인 난국은
    이처럼 근본 개념부터 잘못된
    엉터리 성장론을 고집한 결과로 빚어진 참사입니다.
    정부는 지난 2년 간 소득주도성장을 한다고 야단법석을 떨었지만,
    오히려 국민소득은 줄어들었습니다.
    1분기 실질국민총소득 GNI가
    전기 대비 0.3% 감소했습니다.

    국민이 실제 쓸 수 있는 국민총처분가능소득 또한
    1.4% 하락했습니다.
    국민의 지출여력을 가늠 할 수 있는 저축률 역시
    2012년 이후 6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우리 경제는 지금 소득주도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소득도 성장도 뒷걸음질 치는 퇴행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현실을 직시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는 대신
    시시각각 다가오는 우리 경제의 위기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며,
    ‘하반기에는 경제 사정이 나아질 것’이란
    근거 없는 낙관론으로 사태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어 왔습니다.

    그 결과 미중 무역 분쟁에 이어 한일관계까지 악화되면서
    수출 전선은 먹구름이 가득하고, 국민들의 소비심리마저 얼어붙으며
    경제는 점점 더 미궁을 향하게 된 것입니다.

    ■ 모두가 가난해서 평등한 나라를 만들자는 것입니까?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무책임한 자세로
    경제상황에 대처해 왔는지는
    경제지표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에서도 확인됩니다.

    지난 5월 23일 정부는
    1분기 소득부문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한 마디로 저소득층을 죽음으로 내모는
    소득주도성장의 문제가 여지없이 드러났습니다.
    소득 최하위 20% 계층의 평균소득이 5분기 연속 감소했습니다.

    단순히 소득이 줄어든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 큰 한 숨이 나옵니다.
    최하위 계층의 근로소득이 무려 14.5%나 줄어든 것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 최하위 계층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거나
    근로시간이 줄어들면서 소득이 감소했다는 사실이
    분명히 확인된 것입니다.

    자영업자들의 어려움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전체 가구의 월평균 사업소득이 2분기 연속 줄면서
    89만 2천원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늘어난 것은 정부와 지자체가 무상으로 보조하는 이전소득입니다. 근로소득도 줄고 사업소득도 줄었지만,
    이전소득만큼은 월 평균 67만 3천원으로 14.2%가 늘었습니다.
    그야말로 경제를 망가뜨리고 재정으로 틀어막는
    전형적인 악순환 구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정부는
    ‘상·하위 소득격차가 줄어들었다’면서
    ‘소득분배 상황이 1년 전보다 개선됐다’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비록 줄어들었지만
    소득주도성장의 결과 빈부격차는 개선됐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정직하지 못한 사실 왜곡입니다.
    최하위 계층의 소득이 크게 줄어들었는데도
    상·하위 소득격차가 줄어든 이유는
    소득주도성장의 결과가 아니라
    경기둔화로 대기업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최상위 계층의 소득도 함께 줄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문재인 정부는
    상위 계층과 하위 계층의 소득을 함께 줄여놓고
    소득주도성장 때문에 소득격차가 완화됐다고
    국민을 속이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들이 정부에게 바라는 것은
    서민들도 함께 잘 사는 나라지,
    모두가 가난해서 똑같이 못 사는 나라가 아닙니다.
    어떻게 상·하위 소득이 함께 줄어든 결과를 가지고
    ‘상·하위 소득격차가 줄어들었다’고 선전할 수 있습니까?
    이러려고 통계청장을 바꾸셨습니까? 부끄러운 줄 아시기 바랍니다.

    ■ 단기 아르바이트가 급증한 것이 고용 개선입니까?

    문재인 정부의 여론 호도는 이것 하나만이 아닙니다.
    정부는 지난 6월 12일 ‘5월 고용동향’을 발표하면서
    ‘고용률 67.1%로 통계작성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 장관, 일자리 수석이 돌아가면서 이구동성으로
    ‘고용상황이 그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나 개선되고 있다’며
    반색을 합니다.

    이 말이 실제 사실이라면 박수를 쳐드려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고용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정부의 주장 또한
    국민우롱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고용률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실업률도 2000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정직한 정부라면
    ‘고용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홍보에 열을 올릴 일이 아니라,
    실업률도 여전히 높아서 고용상황이 개선됐다고
    속단하긴 어렵다고 사실을 말했어야 합니다.

    고용의 질도 문제입니다.
    고용률이 올랐다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서가 아닙니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서 만든 공공일자리와
    단기 아르바이트 같은 초단기 일자리가 크게 늘어서 입니다.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주당 17시간 미만 취업자 수가
    35만 명이나 급증한 반면
    36시간 이상 안정적인 일자리에 근무하는 취업자 수는
    무려 38만 2천명이 줄었습니다.

    공공일자리가 집중된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크게 늘었지만
    우리 경제의 중추신경인
    3, 40대 취업자 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7만 3천명이 줄면서 14개월 연속 감소했습니다.
    한 마디로 고용흐름이 좋아진 것이 아니라 일자리의 질이 악화된 것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유리한 통계를 앞세워서
    ‘고용상황이 좋아지고 있다’고
    국민들이 체감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진짜 경제를 살리고 싶다면
    말장난으로 진실을 호도하는 이 같은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여론몰이로 경제를 살릴 수는 없습니다.
    그동안 추진했던 경제정책이 잘못됐다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지금이라도 경제정책의 방향을 바꾸는 것만이
    경제를 살리는 유일한 길입니다.

    ■ 추가경정예산은 알리바이용 면피성 예산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문재인 정부는 얼마 전부터 갑자기
    ‘하반기 경제 하방에 대비해야한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왜 입장을 바꾸게 됐는지 제대로 된 설명은 없이
    ‘추가경정예산을 빨리 처리해야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경제가 성공으로 나가고 있다’는 초현실적인 주장을 하다가
    추경안 처리가 빨리 안 되면 큰 일이 난다고 다그치는 것은
    이율배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부가 제출한 추경예산을 전액 집행해도
    경제성장률 상승폭은 불과 0.1%p라는 것이 정부의 계산입니다.
    우리 경제 상황이 확대재정만으로는
    도무지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정부가 사막의 오아시스라도 되는 양
    ‘신속한 추경안 처리’를 외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경제 살리기를 위해 뭐라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싶어서입니다.
    그래서 이번 추경안은 알리바이 만들기용
    면피성 추경안인 것입니다.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 같은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에 제출한 추경예산안 중 4조 5천억 원이
    경기 대응과 민생지원을 위한 예산이고,
    2조 2천억 원은 재난예방 예산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가운데
    경제 살리기와 직접 관련된 예산은
    전체 경제관련 예산 중 35.6%인 1조 6천억 원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예산들은 대부분 정부의 실패한 경제정책을
    세금으로 틀어막기 위한 예산들이거나
    당장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신규 사업 등에 관한 예산입니다.

    예를 들어서 국립대학 시설확충, 공공분야 드론조정 인력양성,
    산업단지 환경조성 같은 사업들은
    정부가 주장하는 미세먼지, 재해대책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긴급하게 재정 투입을 요하는 민생지원 예산도 아닙니다.
    이런 용도의 예산이라면 무리하게 추경을 편성할 필요 없이
    지난 해 국회를 통과한 무려 469조 6천억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의 예산부터 먼저 활용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합니다.

    미집행 예산과 예비비로 긴급한 현안에 대응 하고,
    신규사업 등 기타 예산들은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는 것이
    국민 부담은 줄이고 정책효과는 높이는 방법입니다.
    추경예산의 조달 방식 또한 큰 문제입니다.
    정부는 전체 6조 7천억 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3조 6천억 원을
    국채를 발행해서 조달하겠다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문재인 정부 들어
    재정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관리재정수지는
    역대 최고치인 38조 8천억 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세수는 5천억 원이 감소했습니다.
    하반기에 경제가 더 어려워지면
    세수 확보 또한 더욱 어려워질 텐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빚을 내어 일단 쓰고 보자는
    위험천만한 발상을 또 다시 할 수 있는 것입니까?

    바른미래당은 경제 살리기와 긴급한 민생지원에
    반드시 필요한 예산들은 정부의 요청이 없어도 꼼꼼히 챙길 것입니다.
    그러나 국채를 발행해서 예산을 조달하겠다는
    얼토당토않은 발상만큼은 원천봉쇄하겠습니다.
    효과가 의심스러운 전시성 사업 예산들 또한
    전액 삭감을 원칙으로 추경안 심의에 나서겠습니다.

    ■ 더 늦기 전에 한국경제의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과 같이 잘못된 정책으로 경제를 망쳐놓고
    재정을 쏟아 부어 메우는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이 길은 한국경제가 죽음으로 가는 길입니다.
    더 늦기 전에 병 주고 약주는 식의 엉터리 정책을 멈추고,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근본적인 개혁에 나서야 합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근본 문제는 저성장 양극화입니다.
    저성장 문제의 원인은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따라서 해법 또한 단순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기업과 국민이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해서 부가가치를 생산해야
    경제가 성장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저성장 기조를 극복하고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지 않으면
    양극화 문제의 해법 마련도 요원해진다는 것 역시
    변치 않는 진실입니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가 가장 공들여 했어야 하는 일은
    기업이 신성장 산업에 투자하고 국민이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한국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일이었습니다.
    시장이 활력을 찾고,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국민이 늘어나야 경제가 성장을 하고
    일자리와 소득이 늘어날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한국경제의 체질개선 대신,
    열심히 세금을 거둬 열심히 현금으로 나눠주는 일에
    열성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가 성장 없는 분배, 성장 없는 복지에 갇힌
    길 잃은 한국경제입니다.

    ■ 대통령이 직접 최저임금 동결부터 선언해야 합니다

    경제가 성공하고 있다고 큰 소리 치던 문재인 정부가
    지난 3일,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당초 2.8%에서
    2.4 내지 2.5%로 낮추었습니다.
    발등의 불로 떨어진 경제상황 악화를 뒤늦게 감지한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대책을 보면
    눈 앞이 더욱 캄캄해집니다.
    정부가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낮추며 발표한
    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기존의 실패한 정책 수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으면서
    단순히 경기부양을 명분으로 투자세액공제 혜택을 늘리고
    재정투입을 확대하는 재탕, 삼탕의 대책에 불과합니다.
    이런 대책으로는 무너진 경제를 일으켜 세울 수도 없고
    단기적인 경기 침체에 대응할 수도 없습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경제정책의 방향을 전환해야 합니다.
    시장은 시장대로, 재정은 재정대로
    최악의 진퇴양난으로 몰아넣은
    소득주도성장론부터 반드시 폐기해야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과 과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기업의 어려움과 자영업의 몰락을 초래했습니다.
    보호받아야 할 저소득층은 일자리를 잃고 소득이 오히려 줄었습니다.

    이처럼 소득주도성장론이
    저성장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률의 20배가 넘게
    또 다시 대폭 인상하자는 것입니다.
    더 이상 노동계의 주장에 휘둘렸다가는
    중소기업과 영세자영업의 완전한 몰락을 피할 수 없습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제쇼크가 다시 일어나는 일을
    막아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기 바랍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을 선언할 것을 촉구합니다.

    ■ 한국경제의 나아갈 길은 혁신성장과 신기술창업 인큐베이팅입니다.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된 현 상황에서
    경제회생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우리가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일은
    과감한 규제혁파로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고
    신기술 창업을 활성화해서 새로운 성장산업을 일으키는 혁신성장입니다.
    규제개혁의 속도를 높이는 일이 시급합니다.

    이웃나라 중국의 경우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신기술 창업기업,
    이른바 유니콘 기업이 지난 1년 간 하루에 4개꼴로 증가해서
    현재 202개에 달합니다.
    인구수와 경제규모의 차이를 감안한다 해도
    우리와 너무나 큰 격차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요즘 중국을 다녀오신 분들은 길거리 노점상까지
    핀테크 회사들의 QR코드를 매대 위에 펼쳐 놓고
    장사를 하는 모습을 보셨을 것입니다.
    서울 명동에서도 중국의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받지 않으면
    장사를 못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들 중국기업이 동아시아 간편결제시장을 휩쓸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모바일페이의 해외 결제서비스는
    외국환거래법에 막혀 겨우 지난 6월부터 시작됐습니다.
    더 뒤처지기 전에 신기술 창업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낡은 규제들을 혁파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임시국회가 추경안 처리보다
    더 시급히 처리해야 하는 일은
    신기술 창업 지원 활성화와 규제개혁 촉진을 위한
    관련 법률들을 통과시키는 일입니다.

    ■ 공공일자리 81만개 대신 혁신인재 81만명을 만듭시다

    혁신성장을 위해 바로잡아야 할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잘못이 하나 있습니다.
    수십 조 원에 달하는 국가재정으로
    공무원 일자리 17만 4천개,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 바로 그것입니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입니다.
    정부가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공공일자리 81만개를 위해 수십 조 원을 쏟아 부으면서,
    4년 간 5천 756억 원을 투입해서
    고작 1만 명의 혁신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발상으로
    어떻게 경제를 살릴 수 있겠습니까?
    공공일자리 81만 개를 폐기하고
    미래산업을 짊어질 혁신인재 81만 명을 양성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길입니다.

    ■ 노동개혁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왜곡돼 있는 노동시장 개혁 또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대기업과 공공기관 정규직 중심의 1차 노동시장과
    중소기업 및 비정규직 중심의 2차 노동시장으로 분절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중소기업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가
    대기업 정규직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는 사실상 차단되어 있습니다.

    이 같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더욱 떨어뜨리고
    청년일자리 문제를 가중시키는 중요한 원인입니다.
    한 번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사람이
    대기업 정규직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하늘에 별 따기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가
    현격한 가운데 이동의 기회조차 없으니,
    청년들이 대기업 취직에 매달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온갖 일자리 대책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이 좀처럼 줄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일자리 양극화를 그대로 둔 채
    성장잠재력 회복과 사회양극화 해소를 이뤄낸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90%에 달하는 근로자들이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평생 시달려야 하는
    불평등 구조 속에서
    높은 노동생산성과 빈부격차 해소를
    어떻게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여기서 더 늦기 전에 한국경제의 명운을 걸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격차 해소를 정책목표로 삼아
    노동시장의 유연안전성을 높이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노동시장 개혁에 나서야 합니다.
    그 길이 저성장 양극화를 극복하는 지름길입니다.

    공정한 경제 질서 확립으로
    대기업에 의한 중소기업 착취를 막고,
    국가가 투입하는 임금과 복지지원은
    중소기업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에 집중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처우 격차를
    획기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합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 해소를 위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또한 함께 확립되어야 합니다.

    1차 노동시장의 해고요건을 완화하고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임금조정을 가능하게 해서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보다 안정된 직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저는 이 같은 노동시장 개혁 문제를
    국회 차원에서 심도 깊게 논의하기 위한
    노동개혁특별위원회 설치를 여야 각 당에 제안합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방안과 함께
    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 법 개정,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최저임금위원회 개혁 방안 등
    노동개혁을 위한 종합적인 논의가
    노동개혁특위에서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민주당의 ‘북한 목선 사건’ 국정조사 수용을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경제 문제 이외의 몇 가지 다른 현안들에 대한
    바른미래당의 입장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먼저 국민을 불안에 빠뜨린데 이어
    어이없는 거짓말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
    북한 어선 삼척항 정박 사건의 진상규명 문제입니다.
    북한 소형 어선 한 척이 NLL을 뚫고 내려와
    삼척항에 정박을 하고, ‘핸드폰을 빌려달라’며
    우리 주민들과 접촉까지 했는데도
    우리 군은 전혀 감지조차 못했습니다.
    만약 북한주민이 아니라 무장군인이 내려왔다면 어땠을까
    상상만 해도 아찔한 일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경계실패의 책임을 덮기 위해 청와대와 군 수뇌부가 작당을 하여
    ‘경계에는 문제가 없었고, 북한 어선은 표류로 떠내려와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된 것’이라고 국민들을 속인 것입니다.
    이 같은 은폐・조작 행위가
    군 수뇌부의 내부 협의 아래 결정된 것이고,
    청와대 국가안보실 또한 국방부의 거짓말을 알고도 묵과했다는 사실이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명백히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청와대와 국방부는
    ‘누군가 거짓 브리핑은 지시했지만 은폐ㆍ조작은 없었다’며
    국민을 우롱하고 나섰습니다.
    어떤 절도 피의자가
    ‘남의 돈을 훔치긴 했지만 도둑질은 없었다’고 주장한다면
    절도죄가 사라지는 것입니까?

    ‘북한 어선 삼척항 정박 사건’만큼은
    반드시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경계실패에 이어 은폐‧조작 의혹까지
    사실로 확인된 이 마당에
    청와대와 국방부가
    죄가 없다고 우기고 나섰는데도,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미루고
    진상규명을 회피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국회의 직무유기입니다.

    민주당에게 촉구합니다.
    국회는 정부의 거수기가 아닙니다.
    정부 견제는 국회가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역할입니다.
    당당하게 국정조사를 수용하기 바랍니다.
    아울러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요구합니다.
    즉각 자진 사퇴하십시오.
    여러분은 그 자리를 지키고 계실
    자격이 없습니다.
    끝끝내 못 물러나겠다며 버틸 경우
    국민들의 분노의 화살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향하게 될 것입니다.

    ■ 공존의 정치를 위해 ‘선거법 합의 처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장기간 국회 파행을 부른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들의 처리 문제는
    임기 4년차 20대 국회의 순항 여부를 가를 중대한 사안입니다.
    바른미래당은 더 이상의 극단적인 갈등을 막기 위해
    ‘각 당의 안을 종합하여 논의한 후 합의정신에 따라 처리한다’는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합의가 지켜지기를 희망합니다.
    특히 게임의 룰을 다루는 선거법 만큼은
    13대 국회 이후 지난 30년 동안
    여야 합의로 처리해 왔던 관행이 지켜지기 바랍니다.
    이를 위해 자유한국당에 제안합니다.
    비례대표제를 폐지한다는 기존의 안을 철회하고,
    중대선거구제 등 비례성을 강화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제시해 주십시오.
    선거제도 개선 논의가 촉발된 이유는 사표를 양산하고
    소수정당의 의회진입을 가로막는 현행 소선거구제의 폐해 때문입니다.

    자유한국당이 현행 제도를 고집하면 선거법 합의처리는 불가능합니다.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보여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선거법패스트트랙 지정에 찬성했던
    다른 정당들에게도 당부드립니다.
    유사시에는 강행 처리를 불사하겠다는
    위협적인 태도를 거둬주십시오.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해도 수의 논리로 밀어붙이는 것은
    심각한 후유증을 낳게 됩니다.

    한 번 힘으로 밀어붙이게 되면,
    다수당이 교체될 때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선거제도를 바꾸기 위한 소동과 분란을 피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국민과 정치인들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좋은 제도를 여야가 함께 만들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주십시오.

    ■ 유능한 경제정당, 합리적인 대안정당의 길을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정상화 협상 과정에서 거대양당 중심의 대결정치가
    얼마나 소모적이며 퇴행적인 것인지 이미 충분히 목격하셨습니다.
    입으로는 경제와 민생을 말하면서도
    실상은 당리당략을 앞세워 선거를 겨냥한 갈등 증폭에 몰입하는
    양당체제의 폐해는 반드시 극복되어야 합니다.

    ‘문제는 경제다! 해법은 정치다!’
    이것이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이자, 바른미래당의 존재 이유입니다.
    바른미래당은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거대양당의 극단적인 대결정치를 제어하면서
    경제와 민생에 집중하는 유능한 경제정당의 길을 가겠습니다.
    남을 비판하기 이전에
    먼저 대안을 내놓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주도하는
    합리적인 대안정당의 길을 가겠습니다.

    그 길 위에서 바른미래당의 변화된 모습과
    생산적인 정책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뿌린 만큼 거둔다는 정직한 자세로
    국민 여러분의 공정한 평가를 구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어느 당이 진정으로 국민의 편에서
    경제와 민생을 지키는 정당인지 살펴봐 주십시오.
    바른미래당이 잘 하겠습니다.
    경제와 민생을 지켜내겠습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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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코칼럼
  • [김성기 칼럼] 경제실정까지 ‘반일’로 덮을 순 없다
  • 김성기 부회장|2019-08-20
  • 아베 정권의 무역보복으로 촉발된 일본과의 갈등이 경제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국내에서 반일(反日)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대화와 협상의 길’을 언급하면서 경색된 양국 관계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지방자치단체까지 나서 자극한 반일 감정은 일본 여행 자제와 불매운동으로 위세를 떨치면서 국내정치에도 이른바 ‘친일대 반일 프레임’이 미묘한 변수로 떠올랐다. 그동안 국민 정서를 대변한다고 자부해온 신문과 방송 등 전통 언론은 물론 인터넷과 모바일 동영상까지 반일 정서에 휩쓸린 내용으로 채워지고 있다. 일단 반일 정서가 일단 큰 흐름으로 가닥을 잡게 되면 언론의 속성 상 눈덩이가 커지 듯 확대 재생산되는 수순으로 굴러가기 쉽다. 최근 일본 여행객수와 신용카드 사용액이 격감하고 맥주와 화장품 유아용품 사무용품에 이르기까지 일본 상품 수입이 크게 줄어 시장점유율이 바뀌었다는 보도가 줄을 잇는다. 선제 보복에 나선 일본이 오히려 위기로 몰리고 있다는 식의 과장된 전망도 나온다. 지나친 반일 감정의 확산을 경계하는 사설이나 칼럼 등이 가끔 보이지만 아직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반일대 친일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문재인 정부와 여당 지지율이 반등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뒤 민주당은 ‘물 만난 고기’처럼 반일 감정 확산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나타나 내년 4월 총선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을 담은 보고서까지 공개돼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켰다. 서울 중구는 대로변과 상가에 반일 감정을 자극하는 ‘NO Japan’ 배너기를 내걸었다가 상가 입주자와 주민들로부터 지나치다는 항의를 듣고 철거했다. 반일과 극일이 최대 이슈로 떠오르면서 금융시장 혼란과 수출 차질 등 심각한 경제현안은 여론의 관심 순위에서 밀리는 느낌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이 심화되는 세계 수출시장의 여건과 한일간 갈등이 확산되는 추세에서 나타나는 부수적인 현상쯤으로 여기는 시각도 없지 않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처한 어려운 현실에 외부변수에 따른 불가피한 요인만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보다는 시장경제 원리에 역행하는 정책들의 부작용이 누적돼 경제가 활력을 잃은 상태에서 세계수출시장의 불확실성과 갈등이 겹쳐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는 분석이 훨씬 설득력 있게 들린다.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추진해온 소득주도성장(소주성)과 주52시간 근무제, 탈원전 정책 등을 대표적인 ‘반(反)시장 정책’으로 지목할 수 있다. 게다가 환경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여 추진한 4대강 보철거 방침 등 국민에게 혼란을 주는 정책이 이어졌다. 국토교통부가 오는 10월부터 서울 과천 분당 등 전국 31곳 투기과열지구 민간택지 아파트에 확대 적용키로 한 분양가 상한제도는 시장 기능에 역행하는 대표적인 가격통제 제도로 꼽힌다. 토지 감정평가액과 표준건축비를 기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하겠다는 방침인데 당장 해당 지역의 아파트 분양가를 누르는 단기 효과는 있겠지만 길게 보면 아파트 공급을 위축시켜 오히려 기존 집값을 자극하는 부작용이 크다. 건설업계는 가뜩이나 경제가 침체에 빠진 어려운 시기에 정부가 활로를 열어 주기는커녕 위축된 경기를 억누르는 조치라고 반발한다. 야당은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단기처방이라고 비난한다. 경제정책 결정에는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부작용도 따르게 마련이다. 그래서 부작용을 최소화할 대책을 미리 마련하고 수정 보완을 거쳐 정책의 강도를 조정하게 된다. 소주성이나 주52시간 근무제, 탈원전 등 정책은 시행과 함께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 정부가 이미 수정 보완에 나섰다. 그러나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민간의 요구에 크게 미흡하거나 이마저 현실과 맞지 않아 폐기를 요구하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반일 감정의 확산에 고무돼 경제 실정까지 어물쩍 덮고 넘어가려 하면 부작용이 고질로 남아 두고두고 경제의 발목을 잡게 된다. 국민이 경제난으로 겪어야 할 수출 부진과 부도, 폐업, 실직의 고통은 깊어지고 자칫 경제적 번영의 기반까지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 지나치게 선거의 표를 의식한 정책 결정은 부작용을 키우는 악순환을 불러 감당하기 어려운 큰 화를 불러올 위험이 높다는 경고를 외면하지 말기 바란다. &lt;투데이코리아 부회장&gt; 필자약력 △전)국민일보 논설실장, 발행인 겸 대표이사 △전)한국신문협회 이사(2013년) △전)한국신문상 심사위원회 위원장
  • [권순직 칼럼] 예산은 정권의 철학(哲學)이다
  • 권순직 논설주간|2019-08-16
  • 내년 나라살림을 짜는 시기가 도래했다. 예산 편성 규모와 내용 방향을 놓고 벌써부터 정치권의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정부와 예산 관련 당정 협의회를 갖고 내년 예산을 최소 510조원 이상으로 편성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일부에서는 530조원 대까지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예산 469조원보다 최대 60조원을 늘리라는 요구다. 각 부처가 요청한 내년 예산 498조원에 비하면, 510조원일 경우 10조원, 530조원일 경우 무려 30조원을 증액하자는 것이 여당 측 요구다. 예산당국은 내년 예산증가율을 한 자릿수인 9.5%로 잡았으나 여당은 두 자릿수를 주장하는 셈이다. 여당의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면 내년 예산은 초(超)수퍼 예산이 된다. 재정건전성과 경기 동향 등을 감안해 기획재정부는 무리한 확장예산에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대통령과 여당의 요구에 어떻게 맞설지 주목된다. 문재인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 자리에서 “현 경제 상황에서 재정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부정책의 의지가 예산을 통해 분명히 나타나도록 준비를 잘해 달라”고 지시했다. 확장재정을 주문한 것이다. 예산에는 정권의 철학이 담겨있다. 통치 철학을 반영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정권에 국가 경영을 위임했다. 그러므로 5년간 정권을 담당한 정부가 그들의 통치 철학에 맞춰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당연하다. 자신들이 국민에게 제시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방법은 대부분 예산을 통해서 이뤄진다. 그러나 국민들이 국정을 위임했다지만, 예산편성이나 국정 운영에 있어서 방향이 틀렸다고 보거나 규모 등에 있어서 이의가 있다면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 또한 당연한 권리다. 예산의 경우 규모가 적절한지, 국민경제가 버틸 수 있는 수준인지, 그 내용은 타당한지 등을 따지는 일은 국민과 국회의 의무다. 따져 보아야 할 사항들 우선 규모다. 여당측이 주장하는 510조원과 530조원이 적절하고 국민들이 감내할 만한 수준인가. 국내외 경기가 침체되고 있는 국면에서 재정의 적극적인 운용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 규모가 문제다. 정부는 정권초기 중기 재정운용계획을 짜면서 2022년까지 연평균 재정지출 증가율을 7.3%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올해예산 469조원은 작년보다 9.5% 늘었다. 내년에 두 자릿수로 늘린다면 당초 계획을 크게 벗어난다. 다음으로 팽창예산이라면 국민경제가 버텨낼 수 있느냐이다. 예산이 지출이라면 주 수입은 세금징수액이다. 세수가 심상찮다. 작년까지 만도 반도체 호황 등으로 세수가 좋았지만, 올들어 상반기 총국세수입은 156조2000억원으로 작년동기보다 1조원이 줄었다. 국내외의 경제상황이 좋아 보이지 않고, 한일간의 무역 갈등에다 미국과 중국간의 분쟁 등 어느 곳을 보아도 경제가 좋아져서 세금이 더 걷힐 것 같지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예산증가율을 두 자릿수로 높이는 게 타당한지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지나친 예산 증가는 재정건전성에 문제를 가져온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36% 수준으로 건전한 편이다. 그러나 계속 팽창예산을 편성한다면 마지노선으로 여겨온 40%를 넘길 수 있다. 그동안 역대 정부는 이 40%를 지키려 노력해왔다. 그러던 것이 이 정부 들어 “도대체 40%가 마지노선이라는 근거가 뭐냐”면서 확장재정을 요구하고 있다. 사실 이 40%라는 것이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대명제를 지켜나가기 위한 일종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러한 선을 무시해버리면 뒷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애써 지켜온 것이다.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쓸지가 또한 중요한 문제다. 대통령 말씀대로 경제상황이 엄중하니 재정의 역할이 중요하다. 재정을 통해 갈수록 낮아지는 잠재성장 동력을 회복시키고, 미래 먹거리 산업을 창출해나가는 방향이 바람직하고 시급한 과제다. 그런 쪽으로 간다면 환영이다. 다만 선심성 복지나 총선용이 주축을 이룬다면 포퓰리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이다. 최저임금의 과도한 인상과 임시방편적인 일자리창출 등 실패한 정책을 뒷감당하는 쪽으로 예산이 대거 투입된다면 문제다.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혼란스러운 가짜(경제)뉴스 논쟁 경제 상황을 놓고 벌이는 ‘가짜뉴스’ 논란은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정부쪽에서는 경기가 좋지 않다는 야당이나 일부 언론의 태도를 가짜뉴스라고 비판한다. 반면 야당이나 언론에서는 정부가 자기 입맛에 맞는 통계만 인용하며 ‘고용사정도 호전되고 경제체질도 튼튼하다’고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가짜뉴스라고 맞서는 형국이다. 참 한심한 논쟁이다. 최저임금 등살에 문을 닫는 자영업자, 일자리를 잃은 알바생들, 52시간 근무로 쉬는 날은 늘었지만 월급봉투가 얇아진 샐러리맨, 허드렛일 알바 성격의 노년층 일자리 증가 말고는 고용사정이 날로 나빠지는 30,40대의 고충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국민들은 다 아는데 경제체질이 튼튼하다고 우기는 일은 좀 구차스럽다. IMF외환위기 직전 정부 경제정책 당국자들의 “우리 경제 펀더멘털은 건전하다”는 말이 떠오르는 요즘이다. 필자약력 (전)동아일보 경제부장, 논설위원 (전)재정경제부 금융발전심의위원
  • [박현채 칼럼] 부작용 있더라도 집값만은 잡겠다
  • 박현채 주필|2019-08-09
  • 정부의 당초 방침대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된다. 오는 12일 당정 협의를 거쳐 세부 시행계획을 확정 발표하고 입법예고 등 후속 작업을 거친 뒤 시행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로 경제가 어려운데 민간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한다는 것이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부정적인 입장이 여권 등 일부 정치권에서 제기되면서 상한제 시행이 상당기간 뒤로 미루어 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이미 세부안을 확정하고 이를 강행하기로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한동안 잠잠하던 서울 집값이 지난달 초부터 오름세로 반전되는 등 불안 조짐을 보이자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택지에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때가 왔다”고 공론화했다. 그러나 위기 때마다 성장률 하락과 함께 주택 값도 크게 떨어졌던 사례가 보여주듯, 대내외 경제 상황이 불확실하고 성장률이 하락할 때는 "부동산도 안전할 수 없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제동이 걸리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금'값이 6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고 미 달러화 매집이 늘어나는 등 안전자산으로 돈이 쏠리고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마저 높아지자 집값도 크게 오르지 않을 까 하는 우려가 대두되면서 정부가 강행 쪽을 선택했다. 국토부는 그동안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보증을 무기로, 민간아파트 분양가가 과도하게 높아지지 않도록 간접 통제해 왔다. 그러나 HUG를 통한 분양가 통제가 한계를 드러내면서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크게 뛰었다. 지난 5월 말 서울의 새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2574만원으로 지난 1년간 상승률이 12.54%나 됐다. 같은 기간 중 서울 기존 아파트 값이 1.96% 오른 것에 비해 6배 넘게 급등했다. 게다가 최근 들어서는 아예 HUG의 분양가 규제를 피하기 위해 아파트를 80%이상 지은 뒤 분양하는 이른바 후분양을 선택하는 편법까지 등장, 서울 강남권 재건축 조합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후분양을 하면 HUG의 보증이 필요 없어 조합 측이 분양가를 임의로 높이 책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면 서울 삼성동이나 반포동 등 강남권 주요 지역의 경우 3.3㎡당 6천만~7천만원대 분양이 가능해 진다. 이는 현재 HUG가 요구하는 강남권의 종전 최고 분양가 수준인 ‘3.3㎡당 4500만원 이내’와 비교할 때 훨씬 높다. 분양가 상한제는 주택을 분양할 때 택지비와 건축비에 건설업체의 적정 이윤을 보탠 가격을 산정한 뒤 그 가격 이하로 분양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현행법상 지금도 시행이 가능하다. 다만 적용 요건이 까다로워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일 뿐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까다로운 요건을 완화, 공공택지처럼 민간 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가 광범위하게 시행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주변 시세에 상관없이 분양가를 크게 낮출 수 있어 단기적으로 집값을 억제하는 효과가 무척 크다. 또한 높은 분양가가 주변의 기존 집값을 끌어올리고, 오른 집값이 다시 분양가에 반영되는 악순환의 고리도 끊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주택 공급 위축이 우려된다. 택지를 보유한 건설사나 재건축·재개발 사업자들이 분양가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사업을 연기하거나 포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참여정부가 2007년 민간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자 3년 후 분량 물량이 10만 가구 이상 감소한 적이 있다. 또한 가격 통제로 청약에 당첨된 이들만 비정상적으로 높은 차익을 누리게 되는 이른바 ‘로또 아파트’가 양산되고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꾼이 급증할 수 있다. 이밖에 값싼 자재를 사용하는 등 주택의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민간 분양가 상한제가 사문화한 것도 이러한 문제점들이 불거지면서 2014년에 시행요건이 대폭 강화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많은 부작용이 우려되는 데도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 시행하기로 한 것은 부작용이 예상되더라도 더 이상 집값 상승만은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 하겠다. 당장의 집값 안정을 위해서라면 미래의 장기적인 공급 물량 감소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의미다. 사실 집값은 뛰기 시작하면 가수요가 발생, 거품을 키우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조기 차단이 무척 중요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렵사리 구축해 놓은 집값 안정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 특히 지금은 집값 오름세가 재연될 최적의 환경이 조성돼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부동산 전문가 106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으로 내다본 전문가가 53.8%로 절반이 넘었다. 불과 3개월전 조사에서 59.4%가 “내릴 것”이라던 예측과 정반대 결과다. 이는 단기 부동자금이 1100조원을 넘어선 상태에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데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부작용의 최소화를 위해 최근 집값이 많이 오른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에 한해 이 제도를 시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함께 투기꾼 급증을 막기 위해 전매 제한 기간 강화 방안도 함께 내놓을 방침이다. &lt;투데이 코리아 주필&gt; 약력 전) 연합뉴스 경제부장, 논설위원실장 전)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 [데스크 칼럼] 故 이민화 이사장을 기리며
  • 김충식 편집국장|2019-08-06
  • 지난 3일 이민화 창조경제 연구회 이사장(KCERN, 카이스트 교수)가 향년 66세로 영면에 들었다. 故 이민화 이사장은 ‘벤처’의 아버지라 불렸다. 그는 1985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실험실에서 같이 연구하던 동기들과 함께 의료기기 제작 전문 벤처기업인 ‘메디슨’을 창업했다. ‘벤처’라는 말 자체가 메디슨이 생기면서 처음 생겨난 말일 정도로 그는 벤처업계의 대부였다. 메디슨에서 최초로 초음파 진단기를 개발해 벤처기업으로는 처음으로 500만 달러 수출을 돌파한 것이 1991년이었다. 이 이사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1995년 벤처기업협회(KOVA)를 설립해 2000년까지 회장을 지냈다. 그는 기술을 가진 우량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장외시장에 상장, 공모, 증자를 할 수 있게 허용해야한다는 내용을 담은 ‘벤처기업 육성방안’을 발표해 관련제도를 바꿔놓았다. 이러한 안을 바탕으로 1996년 메디슨을 코스닥에 상장시켰다. 이 이사장은 당시 “벤처기업 자금난 해결 위해 기술이나 아이디어 등 ‘지적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역설해 1997년 벤처기업 육성을 명시한 '벤처기업특별법'이 제정되는 데 기여했다. 또 “21세기 급변하는 지식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영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고 “세계 최고의 기업가 정신을 가진 한국의 벤처기업들은 분명 21세기 한국 경제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다. 2000년에는 한국기술거래소를 설립해 초대이사장으로 부임했다. 이어 2009년 KCERN(창조경제 연구회)을 설립하여 창업자연대보증 폐지, 기업가정신 교육, 공인인증서 폐지, 코스닥 분리, 크라우드 펀딩, 기술 금융 전략, M&amp;A 활성화, 핀텍 규제 해소 등 주요 국가혁신 정책에 기여했다. 또한 2009년 6월부터는 모교인 카이스트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썼으며 같은 해 7월부터 11월까지는 초대 기업호민관을 맡았다. 그는 4차산업혁명시대에 끝까지 “규제개혁”을 강조했다. 특히 이민화 이사장은 “4차산업혁명은 데이터 클라우드 혁명”이라며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려면 “대한민국은 클라우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줄곧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공공데이터는 물론 민간데이터도 규제로 클라우드에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AI 예측을 위해 활용한 데이터가 없어 데이터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려면 '데이터 쇄국주의'가 아니라 '데이터 균형주의'로 가야한다. 공공 데이터는 원칙적으로 개방하고 개인정보 통제와 활용은 균형을 맞춰야 한다. 네거티브 데이터 규제로 전환해 개인정보 자율과 책임을 부여해야 4차 산업혁명에 맞는 데이터 인프라를 갖춘다”라고 말했다. 또 “한국은 왜 클라우드 중심의 4차 산업혁명으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가 살펴보면, 놀랍게도 국가가 서버 기반에서 클라우드 기반으로의 전환 장벽임이 드러난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한국의 공공기관에는 보안 명목으로 클라우드 사용이 금지돼 조직 내부는 물론 국민과도 차단돼 있다. 국가 경쟁력이 추락하는 핵심 이유 중 하나가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차단이라고 단언한다. 4차 산업혁명은 클라우드 데이터 혁명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는 자신의 SNS에서 ‘데이터 족쇄 풀기 서명운동’도 실시했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의 대표 혁신으로 불리는 공유경제에 대해서도 규제개혁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국토교통부가 여객운송시장에서 플랫폼산업으로 공유경제를 펼쳐가던 ‘타다’ 서비스에 대해 합법적인 영업을 하려면 택시면허 취득(6000만~7000만 원)을 하도록 한 것과 관련 SNS를 통해 “한국의 4차산업 혁명은 물거품이 되었다. 4차 산업혁명은 공유경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다 갈등에 대한 정부의 조치는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길을 가로막은 망국적 조치다. 데이터와 클라우드 규제에 이어, 공유경제 갈등해소 역량부족은 한국을 4차산업 혁명 경쟁에서 탈락하게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공유를 통하여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혁신을 촉발하여 사회적 가치창출과 가치분배를 선순환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이 본질”이라며 “4차 산업혁명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융합하는 O2O경제의 급속한 확대로, 2030년이면 공유경제가 전세계 경제의 절반을 초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정부가 규제를 혁신하지 못하고 있음을 끊임없이 안타까워했다. 이제 그가 남긴 기업가 정신은 벤처인들과 젊은 스타트업 기업인들에게 남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앞으로 격동의 시기를 맞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부의 미흡한 대응에 따끔하게 지적하고 더 발전해 갈 수 있는 대안을 만들고 직언을 해 줄 이가 사라졌다. 안타까운건 산업계와 벤처기업계를 대표하고 한국의 미래를 책임지고 갈 인재를 잃었다는 것이다. 누구의 죽음인들 안타깝지 않은 죽음이 있겠냐마는 변혁의 시대를 지나고 있는 현 대한민국을 바라보면서 그의 죽음에 대해 이병태 교수(KAIST)는 SNS에 이렇게 적었다. “나라를 진정 사랑하고 걱정했던 이런 분들을 하늘이 일찍 소환하는 것을 보면 국운이 여기까지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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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 [기자수첩] 부끄러운 줄 모르는 그들의 ‘친일가’
  • 권규홍 기자|2019-08-13
  • 지난해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일본 아베 내각은 수출규제 조치라는 카드를 꺼내 들어 사실상 우리나라에 대해 경제 전쟁을 선포했다. 국민들은 이에 일본제품 불매 운동을 전개했고, 일본 관광을 취소했다. 심지어 지방자치단체는 자매결연 도시로 지정된 일본의 각 도시와의 교류도 중단하며 일본 정부의 대응에 맞서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 이후에도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은 계속 이어졌고,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조치를 철회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아베 총리의 보좌관인 에토 세이이치는 지난1일 한국 국회의원들과의 만남에서 “나는 올해 71세인데 한국에 한 번 가봤다. 과거 일본인들이 매춘 관광으로 한국을 많이 갔는데 그런 걸 싫어해서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조사 과정에 참여했지만, 불법적인 정황을 찾지 못했다”고 하여 한국 의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또한 일본 아이치현에서 열린 국제예술제에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 정부의 요구에 전시를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지며 우리 국민의 반일감정에 기름을 부었다.  하지만 그릇된 망언은 일본 정치인들에게서만 나오진 않았다. 극우단체인 엄마부대의 주옥순 대표는 지난 1일 일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사죄해야한다”고 말해 시민사회의 공분을 샀다. 또한 이영훈 서울대 교수는 자신의 저서 ‘반일 종족주의 ’를 통해 “일제의 식민지배 기간에 강제 동원이나 위안부 성 노예는 없었다”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이 교수의 이 같은 주장에 여야할 것 없이 비판이 제기됐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구역질이 난다”고 비판했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비상식적이고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이다”고 평가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두통을 유발한다. 역사에 대한 자해행위”라고 비판했다. 계속되는 비판에도 이 교수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으로부터 영업장소를 받아 업자와 수익 일부를 나누는 관계일 뿐이었다”라며 “피해자가 아닌 개인의 의지에 따라 스스로 선택한 일”이라고 거듭 주장하며 국민적 비판을 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일제치하 36년간 말도 못 할 굴욕을 겪었다. 일본 제국은 우리의 국토를 파괴했고, 수많은 문화재와 자원을 수탈했으며 국민들은 창씨개명과 동시에 강제로 일왕에게 충성을 강요당했고 민족정기는 철저히 유린당했다. 꽃다운 나이의 소년, 소녀들은 전쟁터로 끌려가 총알받이가 되었고, 성 노예가 되었다. 일본으로 태평양으로 동남아시아로 강제로 끌려간 사람들은 인간이하의 대우를 받으며 강제노역에 동원되었으며 제대로 된 임금 한번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일본은 아직도 우리에게 제대로 된 사과 한번 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 한 번 받지도 못한 상태에서 일본 정부의 생각을 동조하며 과거 일은 잊자고 주장하는게 과연 합당한 일일까?  과연 그들은 교단에서, 거리에서, 각종 강연을 통해서 대체 자라나는 세대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가? 일본 식민지배가 근대화를 가져왔다는 논리대로라면, 다시 일본의 지배를 받기라도 하자는 것일까?  그들의 부끄러운 줄 모르는 망언 속에 사회적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일본 방송들은 이들의 발언을 열심히 전하며 “한국에서도 아베 내각의 수출규제조치에 동조하고 있다”는 식의 보도를 해나가며 일본 우익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그들의 주장에 대해 “우리들이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해방된 이후 민족정기 확립을 이루지 못한 후과를 치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주변이 강대국들로 둘러싸인 한반도는 예나 지금이나 이웃 국가들로부터 수많은 압박과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  오늘 날의 대한민국은 국가적 위기 앞에 놓여 있다. (누구 때문이라고 얘기하기 전에) 국가적 위기 앞에서만이라도 하나로 일치단결된 국민의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대한민국이 지금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지 않을까. 잘못된 식민사관을 바로 잡고 당장이라도 그들의 ‘친일가(親日歌)’를 중단시키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 [기자수첩] 불매운동 본질 벗어난 ‘유니클로 감시’
  • 유한일 기자|2019-08-07
  • 일본이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에 나서며 촉발된 불매운동이 심상치 않다. 한국에 자리잡은 여러 일본 기업이 타격을 입은 가운데 일본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는 최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11일 유니클로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 오자키 다케시 CFO(재무책임자)의 “한국 불매운동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이 이번 유니클로 불매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유니클로 측은 두 차례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들끓는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후 유니클로는 이번 운동의 대표 불매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불매운동이 시작된지 약 한 달째로 접어든 지난 2일 취재를 위해 찾은 유니클로 강남역점은 예상대로 한산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대로에 위치했고 3개 층을 쓰는 대형매장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외국인 손님들만이 진열된 의류를 보고 있는 정도였다. 매장은 둘러봤으니 현장 직원들에게 최근 상황에 대해 들어보려 했지만 예상 밖의 반응이 나왔다. 그들은 ‘불매운동’이라는 운을 떼자 “어떤 말도 해드릴 수 없다”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이 매장의 다른 직원들도, 추가 취재를 위해 방문한 롯데월드몰점 직원들도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매장 한편에서는 직원들이 긴급회의를 하듯이 심각한 모습으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사실 취재를 나가기 전 머릿속에 짐작가는 그림이 있었다. 최근 유니클로가 불매운동의 상징처럼 대두한 만큼 매장 내 손님들이 없는 모습은 예상대로 재현됐다. 하지만 직원들의 반응은 뜻 밖이었다. 적어도 “평소보다 손님이 줄긴 했다”는 말 정도는 해 줄 것으로 예상했으나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장 직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최근 본사에서는 각 매장에 ‘매장에 대한 어떤 정보도 말해주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 일본 본사 임원의 실언으로 여론이 악화돼 불매운동의 타깃이 된 만큼 언론 취재 등에 대응하지 않고 몸을 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직원들은 기자의 신분 확인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나중에야 이유를 알았는데 최근 유니클로 직원들과 방문객의 사진을 몰래 찍어 인터넷커뮤니티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게시해 고발하고 조롱하는 이른바 ‘유니클로 감시’가 생겼다. 이를 자처하는 네티즌들은 인근 유니클로 매장을 찾아 사진을 찍고 ‘이상무’, ‘텅텅 비어있음’ 등의 멘트를 남기거나, 유니클로를 들어가 쇼핑을 하는 손님들을 촬영하고 ‘친일파’, ‘매국노’라고 폄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 불매운동의 본질은 상대에 대한 ‘점잖은 항의의 표시’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일본 기업의 매출에 영향을 주고,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목적이 아니다. 우리의 이번 불매운동이 빛난 이유 역시 국민들 스스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강제가 아닌 자발적 참여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감정적 공격을 펼친 일본과 달리 우리는 차분하고 이성적인 대응을 했다. 우리가 토요타 자동차를 안 타고, 아사히 맥주를 안 마시며, 유니클로 옷을 안 입는 이유만으로 당장 일본이 경제보복을 철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다만 우리는 이번 자발적 불매운동을 통해 ‘한국 불매운동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호기를 부렸던 기업을 혼쭐내줬다. 나아가 비상식적 근거로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일본에 ‘한국 국민의 힘’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번 ‘유니클로 감시’ 사례는 지금까지 우리가 보여준 ‘성숙함’과는 거리가 멀다. 이들의 행동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전달하려는 메세지가 무엇인지 모르는 건 아니다. 다만 누군가를 매도하고 공격하는 양상으로 변질되는 순간 지금까지 다져온 내부 결속력이 무너지는건 시간문제다. 더욱이 누군가에게는 불매운동이 생계·생존을 위협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들의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은 채 일방적 비난을 쏟아내는 것은 결코 미화될 수 없다. 참여하지 않는 사람을 향해 활을 겨누는 행동이 과연 애국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모두 불매운동의 본질을 다시 한 번 머리에 새기고 조금 더 성숙한 접근이 필요한 시기다.
  • [기자수첩] 일본산 불매운동, 그 피해자는 한국도 포함된다
  • 최한결 기자|2019-07-30
  • 최근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우리나라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반도체 사업에 큰 제동을 건지 한 달을 채워간다.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소재 3개 항목에 대해 화이트(백색)국가에 지원하는 특권을 없앤 후 다음 달 2일에는 한국을 우방으로 인정하지 않겠단 뜻으로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키로 한 것이다. 지난 4일 규제 발표 이후 약 4주의 시간이 흘렀지만 한일관계는 악화일로다.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한국이 제대로 된 답변을 준비해서 가져와야 할 것"이라고 으름짱을 낸 바 있다. 또한 지난 24일(현지시간) WTO 일반이사회에 정부가 파견한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팀장은 "일본에게 즉석적으로 일대일 고위급 회담(대화)를 진행하자는 것에 일본이 답변하지 않았다"고 말했고 주 제네바 일본 대표부 이하라 준이치 대사는 "한국이 언급한 조치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진행된 점으로 WTO 의제로는 부적절하다"며 서로 상반된 입장을 되풀이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기로 한 날은 다음달 2일이다. 30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다수 일본 언론 등은 다음달 2일 각의 결정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도한다"고 말했다.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결정이 내려지면 주무대신 서명과 총리 연서 등의 절차를 거쳐 다음달 말쯤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는 '일본은 앞에서 웃고 뒤에서 칼을 꼽는다', '일본은 믿지 못하는 나라'라는 여론이 거세게 불었다. 특히 지난 11일 유니클로의 대주주인 패스트리테일링의 오카자키 다케시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일본산 불매운동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안그래도 부정적인 여론에 불을 질렀다. 결국 페스트리테일링은 지난 22일 자사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불매운동을 넘어 일본 여행 가지 않기, 일본산 대체제 구매하기부터 일본 기업을 분류해둔 인터넷 사이트(노노재팬)까지 등장했다. 문제는 한국에 들어온 일본기업이지만 우리나라의 국민들도 불매운동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아이러니한 점이다. 일본산 맥주가 불매운동의 여파로 팔리지 않자 편의점 점주들은 울상을 지을 수 밖에 없다. 실제 CU에서는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가 발표된 지난 7월 1일부터 21일까지 일본산 맥주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40.3% 줄어들었다. 재밌는것은 앞서 설명한 노노재팬의 개발자가 뉴스 인터뷰 중 사용하고 있던 사무실 내 키보드가 고가의 일본제로 밝혀져 비판을 받았다. 해당 키보드는 일본의 리얼포스사가 제작한 키보드로 한화로 약 30만 원 대였다. 개발자 본인은 이에 대해 부주의하였음을 사과하며, 다만 이미 사용하고 있는 일본제 제품을 버리는 것과 불매운동은 별개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시대에는 국가간 개념은 더욱 희석된다. '스파이더 맨 파 프롬 홈'이 지난 2일 개봉하면서 불매운동에 포함되냐 아니냐 논란이 트위터에 일었다. 본사와 일하는 노동자가 미국에 있으니 미국 기업이다, 일본의 뿌리(자회사)를 두고 있으니 일본 회사가 맞다는 식의 논리다. 확실히 말하면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배급사가 소니 픽쳐스로 일본의 기업이라고 봐야한다. 공식 홈페이지에도 "Sony Pictures Entertainment is subsidiary(자회사) of Tokyo-based Sony Corporation"라고 명시돼 있다. 이처럼 글로벌 경제시대에는 기업의 국적을 구분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 당장 대기업들만 보더라도 해외 지사가 많이 존재하며 다자국을 상대로 무역을 하는 만큼 자유무역주의에서는 이러한 가치 판단을 조심해야 한다. 또한 이성적 판단이 우선돼야 하는 시점에서 감정적 대응으로 추가적인 대화를 하지 못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게다가 일본에게 '괘씸죄'를 매긴다면 동북아시아의 중요 요충지인 한반도는 더욱 안보위기에 놓이게 된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다음달 2일 한국을 정말로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다면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을 파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지난 18일 정의당 대표는 “일본 정부의 무역규제는 한국을 안보 파트너로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한국정부는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의 파기를 진지하게 검토하길 바란다”고 말한바 있다. 하지만 일본 관방장관 스가 요시히데는 지난 29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유지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요시히데는 "양국 관계가 어렵지만 연대해야만 하는 과제는 굳건히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우리나라로 치면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직위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해당 발언에 대해 괘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지만 이는 일본의 대화 의지로도 엿볼수 있다. 미국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 연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국무부는 오는 8월로 종료되는 한일 군사정보협정에 대해 "재연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VOA를 통해 지난 18일(현지시간) 밝힌 바 있다. 이는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침범하고 북한의 2발의 미사일 도발 등의 현 상황을 봤을 때 한·미·일간 긴밀히 동맹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기에 매우 좋지 못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우리나라는 민족성을 잃고 나라를 잃은 슬프고도 치욕적인 과거가 있다. 하지만 신채호 선생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지난날 우리 민족이 외교적으로 얼마나 나쁜 선례를 만들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명(明)을 위한 명분만으로 실리를 져버려 청나라에 치욕적인 항복을 한 것도, 을사늑약이라는 잊을 수 없는 상처도 모두 실리보다는 명분에 중요시했던 외교였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 [기자수첩] 혁신보다는 ‘총선’이 중요한가 봅니다
  • 김태문 기자|2019-07-23
  • 최근 국토교통부가 불법 논란을 빚던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자를 제도권 안으로 편입해 운송사업 허가를 내주는 것을 골자로 한 ‘혁신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이하 상생안)을 발표했다. 제도적 틀 안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고, 그 혜택은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상생안은 지난 3월 7일 정부와 여당, 택시업계, 모빌리티 업계 간에 이룬 사회적 대타협에 대한 첫 후속조치다. 하지만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택시업계의 눈치를 보느라 국민 편익은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오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택시업계의 판정승’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이번 상생안으로 최대 직격탄을 맞은건 ‘타다’다. 상생안에 따르면 플랫폼 사업자는 일정한 기여금을 내야 제도권 안에서 영업을 허가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 돈으로 매년 일정 규모의 택시면허를 사들이고 플랫폼 사업자에게 배분할 계획이다. 사업에 진입할 플랫폼 사업자는 영업차량 대수만큼 택시면허를 사들이거나 대여해야 한다. 또 플랫폼 기사는 택시면허 보유자로 제한했다. 렌터카를 활용하는 방안도 이번 상생안에는 포함되지 않아 플랫폼 사업자는 차량을 직접 구입해야 한다. 렌터카를 금지한 이유는 택시업계의 반대 때문이다. 이번 상생안을 접한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플랫폼 사업자가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려면 사실상 ‘택시회사’를 하나 차리라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타다를 운영하는 VCNC 박재욱 대표는 “기존 택시 산업을 근간으로 대책을 마련한 까닭에 새로운 산업에 대한 진입장벽은 더 높이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타다는 서울 등에서 약 1000여대의 승합차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 차량들은 모두 VCNC의 모회사 쏘카에서 렌트한 것이다. 타다는 렌트카와 기사를 한 번에 제공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타다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쏘카의 차량을 매입하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타다가 차량을 직접 보유할 경우 최소 300억원의 차량 매입 비용이 든다. 여기에 차량 수만큼 택시면허를 얻으려면 추가로 수백억원, 택시기사 자격증 보유 기사로 교체하는데도 상당한 추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정부는 이번 상생안 발표로 제도권에 들어오는 문은 열어줬지만 문턱은 더욱 높였다. 일정 수준 이상의 자금력을 확보한 업체만 운송사업 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기업에게는 진입장벽에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과연 이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신규 사업자가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더욱이 국토부가 내놓은 이번 상생안을 보면 정치적 목적이 담겼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정부가 연일 혁신을 외치는 것과 달리 시대를 역행하는 이러한 결과가 도출됐다는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의 주요 표밭인 택시업계를 의식한 것이라는 의심이다. 현재 전국에서는 약 26만대의 택시가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평균 가구원수가 2.5명(통계청)인 것을 고려하면 택시업계는 약 65만표를 쥐고 있는 셈이다. 타다는 기껏해야 약 3만표, 모빌리티 업계 전체를 합쳐도 택시업계와 상대가 안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토부가 이번 상생안 발표 말미에 “지속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아직 세부적인 룰은 정해지지 않았다. 렌터카 허용 여부도 추후 실무기구에서 의견을 수렴해 결정한다고 한다. 정부가 앞으로 있을 실무기구에서 소비자 편익을 우선으로 하고 혁신과 상생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성찰해 보길 바란다. 정부가 말하는 상생이 총선을 앞둔 상황에 기존 이해관계의 손을 들어주고 새로운 규제를 만들어 혁신을 가로막는 것이라는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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