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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문 대통령의 안이한 경제인식 동의할 수 없어”

    기사입력 2019.07.0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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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신환.jpg▲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투데이코리아=김충호 기자 |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5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제는 경제 해법은 정치”라며 문재인 정부를 향해 “경제정책의 대전환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대표연설에서 “바른미래당과 저는‘경제가 성공으로 가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안이한 경제인식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근거 없는 낙관론으로 사태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어 왔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확대재정 정책이 초래한 경제위기의 본질을 진단하고 경제회생을 위한 근본적인 개혁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오 원내대표는 △소득주도성장 폐기 및 경제정책 전환 △면피성 추가경정예산안 현미경 심의 △문 대통령의 최저임금 동결 선언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개혁 △81만 혁신인재 양성 △노동개혁특별위원회 설치 △북한 목선 사건 국정조사 등을 요구했다.
     
    다음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문 전문이다.

    - 전문 -

    <문제는 경제다! 해법은 정치다! 경제정책의 대전환을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문희상 국회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낙연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오신환입니다.

    ‘문제는 경제다! 해법은 정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너지는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지켜내는 일은
    정치가 최우선적으로 감당해야 할 책무입니다.
    아무리 정치인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정당 간의 갈등이 격화된다 해도
    국민에 대한 책임까지 내던지는 일만은 없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이어져온 국회 파행은
    그 어떤 변명으로도 국민의 이해를 구하기 어려운 잘못입니다.
    누가 더 잘못했는지 따지기 이전에
    정치인 모두가 자성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국민 여러분, 송구스럽습니다.
    저부터 반성하겠습니다. 너무나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하겠습니다.
    남에게 상처를 주고 남을 끌어내려서 이득을 취하는
    마이너스 정치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을 위해 보다 나은 정책을 내놓고,
    진정성 있는 실천으로 경쟁하는
    공존과 합의의 플러스 정치를 하겠습니다.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지켜내야 하는
    정치 본연의 책무를 단 한 순간도 잊지 않겠습니다.

    ■ 대한민국 경제가 총체적 난국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나라 안팎으로 경제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기업들의 투자가 크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여의치 않은 시장상황과 높은 규제 장벽을 호소하며
    해외이전을 고민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마저도
    빨간 신호등이 들어온 지 오래입니다.
    자영업 몰락은 더 이상 새로운 뉴스가 아닙니다.

    ‘고용흐름이 좋아지고 있다’는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국민이 체감하는 최악의 고용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가계의 채무상환능력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외여건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전 양상에 접어든 가운데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반도체 등 우리의 수출주력품목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핵심소재 수급을 어렵게 만드는 경제보복을 가해 온 것입니다.

    일본의 경제보복은 즉각 철회돼야 합니다.
    외교적으로 해결할 과거사 문제를 빌미로
    경제보복을 가해오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일본의 보복이 없었어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
    핵심 산업의 하반기 수출 전망은 이미 어두운 상황이었습니다.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하강 곡선을 그리며
    장기 침체의 조짐을 보이는데도, 대통령이 앞장 서서
    ‘경제가 성공으로 가고 있다!’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데
    경제상황이 어떻게 좋아질 수 있었겠습니까?

    이처럼 나쁜 경제상황에 대외 여건 악화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우리 경제는 점점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게 된 것입니다.
    남북관계나 북미관계 못지않게
    한일관계도 중요하다고 그토록 지적을 했음에도
    외교적 해결 대신 강경대응으로 일관하다

    경제보복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국민들 먹고 사는 문제를 비롯해서,
    마치 노후한 상수도관이 파열하듯
    곳곳에서 균열을 일으키고 있는 국정 전반의 문제들을 되돌아 봐야 합니다.

    ■ 10년 만의 마이너스 성장, 이래도 경제가 잘 되고 있습니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바른미래당과 저는‘경제가 성공으로 가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안이한 경제인식에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올해 1분기 우리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하며
    OECD 국가 중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1분기 GDP 성장률 –0.4%는
    세계금융위기가 불어 닥쳤던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입니다.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세계 꼴지를 하는 경제가
    어떻게 성공하는 경제일 수 있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진정으로 어려운 경제를 살리고 싶다면
    망해가는 경제를 성공하고 있다고 우길 일이 아니라,
    그동안의 정책실패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합당한 대책 마련을 위해 여야 모두의 지혜를 구해야 합니다.

    문제의 소득주도성장론은 아무리 좋게 말해도
    분배를 개선하는 대책이지, 경제성장을 위한 정책이 아닙니다.
    최저임금을 대책도 없이 올리고
    열심히 세금을 거둬서 밑도 끝도 없이 재정을 쏟아 붓는다고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경제성장은 우리 국민과 기업이
    더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해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한국경제의 총체적인 난국은
    이처럼 근본 개념부터 잘못된
    엉터리 성장론을 고집한 결과로 빚어진 참사입니다.
    정부는 지난 2년 간 소득주도성장을 한다고 야단법석을 떨었지만,
    오히려 국민소득은 줄어들었습니다.
    1분기 실질국민총소득 GNI가
    전기 대비 0.3% 감소했습니다.

    국민이 실제 쓸 수 있는 국민총처분가능소득 또한
    1.4% 하락했습니다.
    국민의 지출여력을 가늠 할 수 있는 저축률 역시
    2012년 이후 6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우리 경제는 지금 소득주도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소득도 성장도 뒷걸음질 치는 퇴행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현실을 직시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는 대신
    시시각각 다가오는 우리 경제의 위기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며,
    ‘하반기에는 경제 사정이 나아질 것’이란
    근거 없는 낙관론으로 사태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어 왔습니다.

    그 결과 미중 무역 분쟁에 이어 한일관계까지 악화되면서
    수출 전선은 먹구름이 가득하고, 국민들의 소비심리마저 얼어붙으며
    경제는 점점 더 미궁을 향하게 된 것입니다.

    ■ 모두가 가난해서 평등한 나라를 만들자는 것입니까?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무책임한 자세로
    경제상황에 대처해 왔는지는
    경제지표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에서도 확인됩니다.

    지난 5월 23일 정부는
    1분기 소득부문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한 마디로 저소득층을 죽음으로 내모는
    소득주도성장의 문제가 여지없이 드러났습니다.
    소득 최하위 20% 계층의 평균소득이 5분기 연속 감소했습니다.

    단순히 소득이 줄어든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 큰 한 숨이 나옵니다.
    최하위 계층의 근로소득이 무려 14.5%나 줄어든 것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 최하위 계층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거나
    근로시간이 줄어들면서 소득이 감소했다는 사실이
    분명히 확인된 것입니다.

    자영업자들의 어려움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전체 가구의 월평균 사업소득이 2분기 연속 줄면서
    89만 2천원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늘어난 것은 정부와 지자체가 무상으로 보조하는 이전소득입니다. 근로소득도 줄고 사업소득도 줄었지만,
    이전소득만큼은 월 평균 67만 3천원으로 14.2%가 늘었습니다.
    그야말로 경제를 망가뜨리고 재정으로 틀어막는
    전형적인 악순환 구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정부는
    ‘상·하위 소득격차가 줄어들었다’면서
    ‘소득분배 상황이 1년 전보다 개선됐다’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비록 줄어들었지만
    소득주도성장의 결과 빈부격차는 개선됐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정직하지 못한 사실 왜곡입니다.
    최하위 계층의 소득이 크게 줄어들었는데도
    상·하위 소득격차가 줄어든 이유는
    소득주도성장의 결과가 아니라
    경기둔화로 대기업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최상위 계층의 소득도 함께 줄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문재인 정부는
    상위 계층과 하위 계층의 소득을 함께 줄여놓고
    소득주도성장 때문에 소득격차가 완화됐다고
    국민을 속이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들이 정부에게 바라는 것은
    서민들도 함께 잘 사는 나라지,
    모두가 가난해서 똑같이 못 사는 나라가 아닙니다.
    어떻게 상·하위 소득이 함께 줄어든 결과를 가지고
    ‘상·하위 소득격차가 줄어들었다’고 선전할 수 있습니까?
    이러려고 통계청장을 바꾸셨습니까? 부끄러운 줄 아시기 바랍니다.

    ■ 단기 아르바이트가 급증한 것이 고용 개선입니까?

    문재인 정부의 여론 호도는 이것 하나만이 아닙니다.
    정부는 지난 6월 12일 ‘5월 고용동향’을 발표하면서
    ‘고용률 67.1%로 통계작성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 장관, 일자리 수석이 돌아가면서 이구동성으로
    ‘고용상황이 그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나 개선되고 있다’며
    반색을 합니다.

    이 말이 실제 사실이라면 박수를 쳐드려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고용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정부의 주장 또한
    국민우롱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고용률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실업률도 2000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정직한 정부라면
    ‘고용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홍보에 열을 올릴 일이 아니라,
    실업률도 여전히 높아서 고용상황이 개선됐다고
    속단하긴 어렵다고 사실을 말했어야 합니다.

    고용의 질도 문제입니다.
    고용률이 올랐다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서가 아닙니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서 만든 공공일자리와
    단기 아르바이트 같은 초단기 일자리가 크게 늘어서 입니다.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주당 17시간 미만 취업자 수가
    35만 명이나 급증한 반면
    36시간 이상 안정적인 일자리에 근무하는 취업자 수는
    무려 38만 2천명이 줄었습니다.

    공공일자리가 집중된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크게 늘었지만
    우리 경제의 중추신경인
    3, 40대 취업자 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7만 3천명이 줄면서 14개월 연속 감소했습니다.
    한 마디로 고용흐름이 좋아진 것이 아니라 일자리의 질이 악화된 것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유리한 통계를 앞세워서
    ‘고용상황이 좋아지고 있다’고
    국민들이 체감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진짜 경제를 살리고 싶다면
    말장난으로 진실을 호도하는 이 같은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여론몰이로 경제를 살릴 수는 없습니다.
    그동안 추진했던 경제정책이 잘못됐다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지금이라도 경제정책의 방향을 바꾸는 것만이
    경제를 살리는 유일한 길입니다.

    ■ 추가경정예산은 알리바이용 면피성 예산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문재인 정부는 얼마 전부터 갑자기
    ‘하반기 경제 하방에 대비해야한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왜 입장을 바꾸게 됐는지 제대로 된 설명은 없이
    ‘추가경정예산을 빨리 처리해야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경제가 성공으로 나가고 있다’는 초현실적인 주장을 하다가
    추경안 처리가 빨리 안 되면 큰 일이 난다고 다그치는 것은
    이율배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부가 제출한 추경예산을 전액 집행해도
    경제성장률 상승폭은 불과 0.1%p라는 것이 정부의 계산입니다.
    우리 경제 상황이 확대재정만으로는
    도무지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정부가 사막의 오아시스라도 되는 양
    ‘신속한 추경안 처리’를 외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경제 살리기를 위해 뭐라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싶어서입니다.
    그래서 이번 추경안은 알리바이 만들기용
    면피성 추경안인 것입니다.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 같은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에 제출한 추경예산안 중 4조 5천억 원이
    경기 대응과 민생지원을 위한 예산이고,
    2조 2천억 원은 재난예방 예산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가운데
    경제 살리기와 직접 관련된 예산은
    전체 경제관련 예산 중 35.6%인 1조 6천억 원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예산들은 대부분 정부의 실패한 경제정책을
    세금으로 틀어막기 위한 예산들이거나
    당장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신규 사업 등에 관한 예산입니다.

    예를 들어서 국립대학 시설확충, 공공분야 드론조정 인력양성,
    산업단지 환경조성 같은 사업들은
    정부가 주장하는 미세먼지, 재해대책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긴급하게 재정 투입을 요하는 민생지원 예산도 아닙니다.
    이런 용도의 예산이라면 무리하게 추경을 편성할 필요 없이
    지난 해 국회를 통과한 무려 469조 6천억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의 예산부터 먼저 활용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합니다.

    미집행 예산과 예비비로 긴급한 현안에 대응 하고,
    신규사업 등 기타 예산들은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는 것이
    국민 부담은 줄이고 정책효과는 높이는 방법입니다.
    추경예산의 조달 방식 또한 큰 문제입니다.
    정부는 전체 6조 7천억 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3조 6천억 원을
    국채를 발행해서 조달하겠다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문재인 정부 들어
    재정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관리재정수지는
    역대 최고치인 38조 8천억 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세수는 5천억 원이 감소했습니다.
    하반기에 경제가 더 어려워지면
    세수 확보 또한 더욱 어려워질 텐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빚을 내어 일단 쓰고 보자는
    위험천만한 발상을 또 다시 할 수 있는 것입니까?

    바른미래당은 경제 살리기와 긴급한 민생지원에
    반드시 필요한 예산들은 정부의 요청이 없어도 꼼꼼히 챙길 것입니다.
    그러나 국채를 발행해서 예산을 조달하겠다는
    얼토당토않은 발상만큼은 원천봉쇄하겠습니다.
    효과가 의심스러운 전시성 사업 예산들 또한
    전액 삭감을 원칙으로 추경안 심의에 나서겠습니다.

    ■ 더 늦기 전에 한국경제의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과 같이 잘못된 정책으로 경제를 망쳐놓고
    재정을 쏟아 부어 메우는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이 길은 한국경제가 죽음으로 가는 길입니다.
    더 늦기 전에 병 주고 약주는 식의 엉터리 정책을 멈추고,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근본적인 개혁에 나서야 합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근본 문제는 저성장 양극화입니다.
    저성장 문제의 원인은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따라서 해법 또한 단순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기업과 국민이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해서 부가가치를 생산해야
    경제가 성장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저성장 기조를 극복하고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지 않으면
    양극화 문제의 해법 마련도 요원해진다는 것 역시
    변치 않는 진실입니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가 가장 공들여 했어야 하는 일은
    기업이 신성장 산업에 투자하고 국민이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한국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일이었습니다.
    시장이 활력을 찾고,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국민이 늘어나야 경제가 성장을 하고
    일자리와 소득이 늘어날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한국경제의 체질개선 대신,
    열심히 세금을 거둬 열심히 현금으로 나눠주는 일에
    열성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가 성장 없는 분배, 성장 없는 복지에 갇힌
    길 잃은 한국경제입니다.

    ■ 대통령이 직접 최저임금 동결부터 선언해야 합니다

    경제가 성공하고 있다고 큰 소리 치던 문재인 정부가
    지난 3일,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당초 2.8%에서
    2.4 내지 2.5%로 낮추었습니다.
    발등의 불로 떨어진 경제상황 악화를 뒤늦게 감지한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대책을 보면
    눈 앞이 더욱 캄캄해집니다.
    정부가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낮추며 발표한
    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기존의 실패한 정책 수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으면서
    단순히 경기부양을 명분으로 투자세액공제 혜택을 늘리고
    재정투입을 확대하는 재탕, 삼탕의 대책에 불과합니다.
    이런 대책으로는 무너진 경제를 일으켜 세울 수도 없고
    단기적인 경기 침체에 대응할 수도 없습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경제정책의 방향을 전환해야 합니다.
    시장은 시장대로, 재정은 재정대로
    최악의 진퇴양난으로 몰아넣은
    소득주도성장론부터 반드시 폐기해야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과 과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기업의 어려움과 자영업의 몰락을 초래했습니다.
    보호받아야 할 저소득층은 일자리를 잃고 소득이 오히려 줄었습니다.

    이처럼 소득주도성장론이
    저성장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률의 20배가 넘게
    또 다시 대폭 인상하자는 것입니다.
    더 이상 노동계의 주장에 휘둘렸다가는
    중소기업과 영세자영업의 완전한 몰락을 피할 수 없습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제쇼크가 다시 일어나는 일을
    막아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기 바랍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을 선언할 것을 촉구합니다.

    ■ 한국경제의 나아갈 길은 혁신성장과 신기술창업 인큐베이팅입니다.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된 현 상황에서
    경제회생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우리가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일은
    과감한 규제혁파로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고
    신기술 창업을 활성화해서 새로운 성장산업을 일으키는 혁신성장입니다.
    규제개혁의 속도를 높이는 일이 시급합니다.

    이웃나라 중국의 경우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신기술 창업기업,
    이른바 유니콘 기업이 지난 1년 간 하루에 4개꼴로 증가해서
    현재 202개에 달합니다.
    인구수와 경제규모의 차이를 감안한다 해도
    우리와 너무나 큰 격차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요즘 중국을 다녀오신 분들은 길거리 노점상까지
    핀테크 회사들의 QR코드를 매대 위에 펼쳐 놓고
    장사를 하는 모습을 보셨을 것입니다.
    서울 명동에서도 중국의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받지 않으면
    장사를 못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들 중국기업이 동아시아 간편결제시장을 휩쓸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모바일페이의 해외 결제서비스는
    외국환거래법에 막혀 겨우 지난 6월부터 시작됐습니다.
    더 뒤처지기 전에 신기술 창업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낡은 규제들을 혁파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임시국회가 추경안 처리보다
    더 시급히 처리해야 하는 일은
    신기술 창업 지원 활성화와 규제개혁 촉진을 위한
    관련 법률들을 통과시키는 일입니다.

    ■ 공공일자리 81만개 대신 혁신인재 81만명을 만듭시다

    혁신성장을 위해 바로잡아야 할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잘못이 하나 있습니다.
    수십 조 원에 달하는 국가재정으로
    공무원 일자리 17만 4천개,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 바로 그것입니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입니다.
    정부가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공공일자리 81만개를 위해 수십 조 원을 쏟아 부으면서,
    4년 간 5천 756억 원을 투입해서
    고작 1만 명의 혁신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발상으로
    어떻게 경제를 살릴 수 있겠습니까?
    공공일자리 81만 개를 폐기하고
    미래산업을 짊어질 혁신인재 81만 명을 양성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길입니다.

    ■ 노동개혁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왜곡돼 있는 노동시장 개혁 또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대기업과 공공기관 정규직 중심의 1차 노동시장과
    중소기업 및 비정규직 중심의 2차 노동시장으로 분절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중소기업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가
    대기업 정규직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는 사실상 차단되어 있습니다.

    이 같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더욱 떨어뜨리고
    청년일자리 문제를 가중시키는 중요한 원인입니다.
    한 번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사람이
    대기업 정규직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하늘에 별 따기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가
    현격한 가운데 이동의 기회조차 없으니,
    청년들이 대기업 취직에 매달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온갖 일자리 대책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이 좀처럼 줄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일자리 양극화를 그대로 둔 채
    성장잠재력 회복과 사회양극화 해소를 이뤄낸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90%에 달하는 근로자들이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평생 시달려야 하는
    불평등 구조 속에서
    높은 노동생산성과 빈부격차 해소를
    어떻게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여기서 더 늦기 전에 한국경제의 명운을 걸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격차 해소를 정책목표로 삼아
    노동시장의 유연안전성을 높이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노동시장 개혁에 나서야 합니다.
    그 길이 저성장 양극화를 극복하는 지름길입니다.

    공정한 경제 질서 확립으로
    대기업에 의한 중소기업 착취를 막고,
    국가가 투입하는 임금과 복지지원은
    중소기업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에 집중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처우 격차를
    획기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합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 해소를 위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또한 함께 확립되어야 합니다.

    1차 노동시장의 해고요건을 완화하고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임금조정을 가능하게 해서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보다 안정된 직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저는 이 같은 노동시장 개혁 문제를
    국회 차원에서 심도 깊게 논의하기 위한
    노동개혁특별위원회 설치를 여야 각 당에 제안합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방안과 함께
    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 법 개정,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최저임금위원회 개혁 방안 등
    노동개혁을 위한 종합적인 논의가
    노동개혁특위에서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민주당의 ‘북한 목선 사건’ 국정조사 수용을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경제 문제 이외의 몇 가지 다른 현안들에 대한
    바른미래당의 입장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먼저 국민을 불안에 빠뜨린데 이어
    어이없는 거짓말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
    북한 어선 삼척항 정박 사건의 진상규명 문제입니다.
    북한 소형 어선 한 척이 NLL을 뚫고 내려와
    삼척항에 정박을 하고, ‘핸드폰을 빌려달라’며
    우리 주민들과 접촉까지 했는데도
    우리 군은 전혀 감지조차 못했습니다.
    만약 북한주민이 아니라 무장군인이 내려왔다면 어땠을까
    상상만 해도 아찔한 일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경계실패의 책임을 덮기 위해 청와대와 군 수뇌부가 작당을 하여
    ‘경계에는 문제가 없었고, 북한 어선은 표류로 떠내려와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된 것’이라고 국민들을 속인 것입니다.
    이 같은 은폐・조작 행위가
    군 수뇌부의 내부 협의 아래 결정된 것이고,
    청와대 국가안보실 또한 국방부의 거짓말을 알고도 묵과했다는 사실이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명백히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청와대와 국방부는
    ‘누군가 거짓 브리핑은 지시했지만 은폐ㆍ조작은 없었다’며
    국민을 우롱하고 나섰습니다.
    어떤 절도 피의자가
    ‘남의 돈을 훔치긴 했지만 도둑질은 없었다’고 주장한다면
    절도죄가 사라지는 것입니까?

    ‘북한 어선 삼척항 정박 사건’만큼은
    반드시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경계실패에 이어 은폐‧조작 의혹까지
    사실로 확인된 이 마당에
    청와대와 국방부가
    죄가 없다고 우기고 나섰는데도,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미루고
    진상규명을 회피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국회의 직무유기입니다.

    민주당에게 촉구합니다.
    국회는 정부의 거수기가 아닙니다.
    정부 견제는 국회가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역할입니다.
    당당하게 국정조사를 수용하기 바랍니다.
    아울러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요구합니다.
    즉각 자진 사퇴하십시오.
    여러분은 그 자리를 지키고 계실
    자격이 없습니다.
    끝끝내 못 물러나겠다며 버틸 경우
    국민들의 분노의 화살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향하게 될 것입니다.

    ■ 공존의 정치를 위해 ‘선거법 합의 처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장기간 국회 파행을 부른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들의 처리 문제는
    임기 4년차 20대 국회의 순항 여부를 가를 중대한 사안입니다.
    바른미래당은 더 이상의 극단적인 갈등을 막기 위해
    ‘각 당의 안을 종합하여 논의한 후 합의정신에 따라 처리한다’는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합의가 지켜지기를 희망합니다.
    특히 게임의 룰을 다루는 선거법 만큼은
    13대 국회 이후 지난 30년 동안
    여야 합의로 처리해 왔던 관행이 지켜지기 바랍니다.
    이를 위해 자유한국당에 제안합니다.
    비례대표제를 폐지한다는 기존의 안을 철회하고,
    중대선거구제 등 비례성을 강화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제시해 주십시오.
    선거제도 개선 논의가 촉발된 이유는 사표를 양산하고
    소수정당의 의회진입을 가로막는 현행 소선거구제의 폐해 때문입니다.

    자유한국당이 현행 제도를 고집하면 선거법 합의처리는 불가능합니다.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보여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선거법패스트트랙 지정에 찬성했던
    다른 정당들에게도 당부드립니다.
    유사시에는 강행 처리를 불사하겠다는
    위협적인 태도를 거둬주십시오.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해도 수의 논리로 밀어붙이는 것은
    심각한 후유증을 낳게 됩니다.

    한 번 힘으로 밀어붙이게 되면,
    다수당이 교체될 때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선거제도를 바꾸기 위한 소동과 분란을 피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국민과 정치인들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좋은 제도를 여야가 함께 만들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주십시오.

    ■ 유능한 경제정당, 합리적인 대안정당의 길을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정상화 협상 과정에서 거대양당 중심의 대결정치가
    얼마나 소모적이며 퇴행적인 것인지 이미 충분히 목격하셨습니다.
    입으로는 경제와 민생을 말하면서도
    실상은 당리당략을 앞세워 선거를 겨냥한 갈등 증폭에 몰입하는
    양당체제의 폐해는 반드시 극복되어야 합니다.

    ‘문제는 경제다! 해법은 정치다!’
    이것이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이자, 바른미래당의 존재 이유입니다.
    바른미래당은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거대양당의 극단적인 대결정치를 제어하면서
    경제와 민생에 집중하는 유능한 경제정당의 길을 가겠습니다.
    남을 비판하기 이전에
    먼저 대안을 내놓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주도하는
    합리적인 대안정당의 길을 가겠습니다.

    그 길 위에서 바른미래당의 변화된 모습과
    생산적인 정책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뿌린 만큼 거둔다는 정직한 자세로
    국민 여러분의 공정한 평가를 구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어느 당이 진정으로 국민의 편에서
    경제와 민생을 지키는 정당인지 살펴봐 주십시오.
    바른미래당이 잘 하겠습니다.
    경제와 민생을 지켜내겠습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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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코칼럼
  • [김성기 칼럼] 패거리 정치에 밀려난 경제팀
  • 김성기 부회장|2019-12-10
  •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통하거나 이들과 가까운 인맥들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린다. 조국 사태가 좀 잦아지는가 싶더니 그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재직할 당시 감찰 무마 의혹에서 비롯된 곁가지 사건들이 파장을 더욱 키워가고 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둘러싼 무마 의혹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으로 수사 대상이 확대되면서 어디까지 번질지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게다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관련 첩보 처리에 비서진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이 청와대를 압수 수색을 하기에 이르렀다. 금융위원회 재직 시 관련 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유 전 부시장은 청와대 출신 실세로 불리는 이호철 전 정무수석 등과의 친분을 과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주위 관계자들에게 “호철이 형 잘 아느냐”며 위세를 떨었다고 한다. 청와대의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는 송철호 현 울산시장 역시 문 대통령과 호형호제(呼兄呼弟)하는 관계를 자랑해왔다. 청와대의 감찰 무마 사건 수사에는 김경수 경남지사,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까지 거론되고 있다. 현 정권의 실세나 측근으로 통하는 인물들이 정책 수행 등 국정운영과 인사, 감찰 등 각 방면에 어느 정도까지 깊숙이 개입해왔는지 짐작하게 한다. 청와대 비서실 전·현직을 중심으로 끈끈한 인맥을 형성해온 측근들은 문 대통령의 통치이념과 선거공약을 수행하는 과제에 막강한 영향을 끼치면서 정부와 여당 내에서 결집력을 발휘해온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물론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경제 분야에서도 이들 측근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유 전 부시장이 2년 전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으로 재직할 때 특정 인물들을 거명하며 저지른 비리를 보면 그 행세가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경제정책은 이념성향에 치우친 정치권의 간섭을 가급적 배제하면서 경제 관료와 학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국민에 미칠 부담과 효과를 분석, 검증하고 추진해야 마땅한 과제다. 그러나 현 정부가 추진한 주요 정책들을 보면 전문가와 관료들의 의견과 분석은 뒤로하고 비슷한 이념성향의 소집단과 시민단체들이 정권의 실세들을 중심으로 추진한 사례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실정으로 꼽히는 소득주도성장이 그러하고 탈원전 정책은 학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은 물론 국민부담과 여론까지 외면한 폭거로 지목된다. 문재인 정부의 2기 경제사령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취임 1년을 맞았지만 그동안 제대로 성과를 본 정책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수출과 내수 투자 등 경제 분야 전체에 걸친 성적이 부진할뿐더러 규제개혁도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홍 부총리는 공유경제 활성화를 비롯한 혁신성장을 주장했지만 카풀서비스 확대는 ‘타다금지법’으로 제동이 걸렸다. 혁신성장 이름은 그럴 듯 했지만 성과를 낸 분야는 아직 찾아보기 어렵다. 다른 경제 장관들도 마찬가지다. 주요 정책을 주도하는 청와대에 밀려 경제장관들은 뒤치다꺼리나 실무를 챙기는 들러리에 머물러 있다. 홍 부총리와 경제장관들에게 힘이 실리지 않는 배경에는 권력 측근들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념이 주도하는 판도에서는 측근 실세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어느 정책도 추진력을 받지 못한다. 더구나 청와대나 여당이 경제관료에 대해 보수적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구도에서는 경제정책이 제 위상을 찾기 어렵다. 홍 부총리에 대해 여당내에서 내년 4월 총선 차출설이 나오는 걸 보면 경제관료를 보는 시각이 어느 수준인지 알 수 있다. 장기판의 말이나 패거리를 위한 행동대원 정도라 할까. 그래도 경제가 잘 나가던 시기를 회상하면 대통령이 경제관료와 참모의 전문성을 인정해 정치권의 간여를 차단하고 직접 힘을 실어 준 정부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정희 정부의 오원철 경제수석과 전두환 정부의 ‘경제 대통령’ 김재익 수석은 기술관료의 전문성을 살려 성공한 사례로 지금까지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경제분야라 해도 현실적으로 정치논리를 전혀 배제하기는 어렵겠으나 최소한 정치권의 패거리 인식이 경제를 뒷걸음치게 하는 만용은 없어야 한다. &lt;투데이코리아 부회장&gt; 필자약력 △전)국민일보 논설실장, 발행인 겸 대표이사 △전)한국신문협회 이사(2013년) △전)한국신문상 심사위원회 위원장
  • [권순직 칼럼] 2019년이 남긴 숙제
  • 권순직 논설주간|2019-12-06
  • 조국씨를 법무부장관에 앉히느냐 마느냐를 놓고 온 나라를 두 어 달간 벌집 쑤신들 헤집어 놓더니, 최근엔 울산시장 선거에 청와대가 개입했느냐 마느냐를 놓고 시끄럽다. 두 문제 다 심각한 이슈다. 국민들이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사람을 장관에 임명하려는 정부, 선거에 권력이 개입했는지 여부를 놓고 벌이는 다툼은 어쩌면 민주주의의 근간과 직결되는 문제여서 온 국민이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이들 사건은 국민들을 화나게 했고, 서글프게도 했으며, 어렵게 쌓아온 민주주의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에 대한 화두를 던져 걱정하게 만든 상태다. 이들 문제가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우리네 서민들에겐 먹고사는 문제가 더 시급함으로 여기에선 저잣거리의 경제 문제 중심으로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려 한다. 우리네 삶에 지금 무엇이 제일 문제인가. 일자리다. 마음 놓고 직장에 출근하고, 조금이라도 더 많고 안정적인 수입을 올려 가족과 행복하게 사는 것 이상으로 서민들에게 중요한 게 있겠는가.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은 스스로 ‘일자리 정부’임을 자처하고 일자리 창출에 노력했다. 그러나 성적표는 초라하다. 가슴 아픈 40대 고용 부진 가장 가슴 아프고 우려스러운 현상은 40대의 고용 부진이다. 어느 세대라고 고용이 중요하지 않을 리 없겠지만 일자리에서 밀려나 갈 곳 없는 40대 실업은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심대하다. 지난 10월 고용통계에 의하면 20대 60대 70대 모두 고용률이 조금씩이라도 늘었으나 40대의 경우 하락세를 멈추지 않는다. 40대의 일자리 상실은 당사자 문제를 넘어서 사회 전체의 문제다. 자녀들이 한창 자라나는 시기이고, 그들 스스로도 생산성이 가장 왕성한 시기이기 때문에 40대의 대량 실업은 국가적으로 산업경쟁력 약화를 가져올 우려가 높아 우려스럽다. 그런데도 경제부총리라는 분은 40대 고용 부진을 최근의 경제문제에서 찾기보다 인구와 주요 업종의 경기 및 구조의 변화가 큰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가정에서, 기업에서, 사회에서 허리 노릇을 해야 할 40대에 대한 안이한 정책 대응은 실망스럽다. 가파른 최저임금 정책의 영향으로 자영업자들의 사업이 부진, 소득이 줄고 폐업이 속출함을 주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나마 먹고살 만하던 중소 자영업자들이 종전보다 하위 소득계층으로 하향이동하면서 하위소득계층 소득이 늘어났다. 이를 두고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해석한다. 중상위소득계층에 속했던 자영업자들이 소득이 줄어 한 단계 아래인 저소득층이나 무직가구로 옮겨가면서 일어난 현상을 아전인수로 설명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저임금 및 주 52시간 근로 정책의 영향을 받은 편의점을 보자. 주인이 직접 가게 일을 하게 되면서 알바 자리가 없어지고, 그나마 풀타임 알바가 임시직 알바로 바뀌고 있다. 고용의 질과 양이 함께 악화된 케이스다. 52시간 근무제는 근로자의 업무시간은 줄여 주었을지 모르나 동시에 큰 폭의 소득감소를 초래했다. 달갑지 않은 여유를 감수해야 한다. 갑작스런 소득감소는 가계 운영에 치명적이다. 그래서 시내버스 운전기사는 퇴근 후 또는 비번 날에 대리운전 알바로 투잡에 나선다. 여기저기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소득감소를 메우려는 사람 때문에 투잡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정부 당국은 실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엉뚱한 소리로 서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열 번이 넘는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가격은 안정되기는커녕 치솟는다. 그래도 대통령은 무슨 비책이 있는지 부동산 가격상승을 막을 자신이 있다고 한다. 시장과 동떨어진 현실 인식 서민 삶은 갈수록 팍팍해져 가는데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자화자찬이다. 현금 살포식 알바 일자리 증대로 고령층 일자리가 늘어난 것을 고용 사정 호전으로 선전하는 정부를 국민들은 신뢰하기가 힘들다. 대통령이 경제전문가는 아니다. 경제 현상을 보는 것은 결국 경제 분야 참모들의 보고와 해석에 좌우될 터인데, 대통령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발언을 하는 것을 보면 참모들의 잘못이라고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하루속히 경제를 보는 시각을 재조정,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시급하다. 그러려면 경제 측근에 대한 정밀점검이 필요하다고 본다. 집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경제정책에 대한 쓴소리가 많이 들리기 시작했다. 전임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조심스럽게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해오다 경질됐고, 후임 홍남기 부총리는 아예 그런 역할은 하지 않기로 작정한 듯하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인 J노믹스 설계에 참여했던 김광두 교수를 포함한 캠프 참여 인사들이 최근 들어 입을 모아 정책 비판을 하고 나섰다. 양극화 해소나 일자리 창출 방향은 옳으나 이른바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속도 조절에 실패했고, 민간 일자리 창출보다 공공부문이나 알바성 일자리 늘리기에 치중함으로써 J노믹스의 밑그림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방향이나 지향하는 바는 옳았다 해도 방법이나 속도에 많은 문제점을 드러냄으로써 시장 활력을 떨어뜨리고, 소기의 정책효과도 내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지적이다. J노믹스 비판에 귀 기울여야 과감한 궤도수정 없이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 걱정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 정부 들어 유독 현금 살포 성 재정정책이 많았다. 재정 포퓰리즘이라는 지적도 받는다. 경기가 하락세이니 예산도 급속한 확장편성이다. 지나친 복지에다 내년 총선을 앞둔 재정팽창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까지는 세수가 좋아 재정에 여유가 있었으나 이제 경기가 움츠러드는 상황에서 돈 마련은 빚을 내거나(국채발행) 세금을 쥐어짜는(증세) 수밖에 도리가 없다. 벌써부터 종합부동산세가 60만 명에게 3조3000억 원이 부과되는 등 사상 최대의 종부세 폭탄이 투하되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집값이 오르니 건강보험료가 껑충 올라 서민 가계에 주름살을 늘리고 있다. 집 한 채 보유에 소득이라고는 얼마 안 되는 연금뿐인데 건보료는 10만~20만 원씩 오르니 집 팔아 세금 보험료 내라는 거냐고 아우성이다. 양약(良藥)은 입에 쓰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쓴소리를 반대 세력의 저항으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 늦지 않다. 널리 의견을 수렴해가며 과감한 정책 수정이 긴요하다. 그리고 청와대와 내각의 경제정책 책임자들의 이름을 이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의 이름표에 달아 ‘정책 실명제’를 실시하기 바란다. 정책의 책임을 진 고위 관료들에 대한 미래의 평가를 위해 실명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필자약력 (전)동아일보 경제부장, 논설위원 (전)재정경제부 금융발전심의위원
  • [데스크 칼럼] 정부나 권력이 자살의 이유 제공하지 말아야
  • 김충식 편집국장|2019-11-30
  • 대한민국이 2003년 이후로 OECD 회원국 가운데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자살률이다. 자살율은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를 비율로 나타낸 것으로 우리나라는 2009년 31명, 2010년 31.2명, 2011년 31.7명으로 증가했다가 2012년 28.1명으로 떨어졌다가 2013년 28.5명, 2014년 27.3명, 2015년 26.5명, 2016년 25.6명, 2017년 24.3명으로 하락세를 그리다 2018년 26.6명으로 다시 상승했다. 2019년은 아직 통계수치가 확인되지 않았다. 자살률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보고 기준과 관련된 자료상 문제로 자살에 대한 보고는 대부분 축소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축소된 수치만으로도 OECD 1위를 고수하고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자살에 관한 한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일본의 자살률도 높은 수준이지만, 2010년 이후 감소하고 있는 데 반해 한국은 2000년을 기점으로 오히려 급증하다가 2012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2018년 다시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 2003년 이래로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자살 사망률 부동의 1위를 이어 오고 있다. 자살에 따른 연간 경제적 손실도 6조4800억 원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서한기, 2015).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률(OECD 표준인구 10만 명당)은 28.1명(2012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평균인 12.1명보다 16명이나 많다(OECD, 2015). 그리스, 터키, 멕시코, 브라질, 이탈리아는 인구 10만 명당 자살 사망자가 6명 미만으로 자살에 의한 사망률이 가장 낮다(OECD, 2013). 반면, 한국, 헝가리, 러시아연방, 일본의 경우 자살 사망률이 인구 10만 명당 20명 이상이다. OECD 표준인구 10만 명당 20건 이상의 죽음이 자살로 발생하는 것이다. 실로 국가 간 자살률의 차이가 매우 크다. 자살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인 한국과 가장 낮은 국가인 그리스는 10배 정도 차이가 난다. 개인의 우울증이나 가정형편, 경제적 악화 등의 문제는 개인이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또는 사회나 정부가 해결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도 있다. 심리상담이나 약물치료, 개인의 문제해결을 위해 사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기도 한다. 최근 연예인들 중 자살하는 사건이 늘고 있다. 가수 구하라(여, 28세)가 11월 24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앞서 지난 10월 4일에는 설리(여, 25세)가 먼저 세상과 이별했다. 이들이 자살한 원인에는 SNS상에서 단 댓글 이른바 악플도 한 원인이었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정부나 국가가 또는 거대 권력이 사람을 죽이는 경우도 있다. 적페청산이라는 미명하에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은 ‘기무사 친위쿠테타설, 세월호 유족 사찰의혹’에 대해 수사 받던 중 2018년 12월 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뿐만 아니다. 이해할 수 없는 자살도 있다. 노회찬 의원은 5000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2018년 7월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조국 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의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던 상상인그룹 사건의 피고발인은 11월 29일 안양의 한 모텔에서 숨친재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 혐의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 김정은 정권에 ‘애걸복걸’하고 있는 동안 북한을 탈출한 고(故) 한성옥 모자는 지난 7월 아파트에서 아사한 상태로 발견됐다. 또 3명이 16명을 죽였다는 탈북귀순자(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들은 그들이 북한으로 돌아가면 사형당할 것으로 생각한다)들은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 도살장에서 총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은 북한 정권이 지배하는 지역에 있지만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들이 탈북해 왔다는 것은 대한민국에 귀순한 것으로 정부는 받아들이는 것이 맞다. 개인의 자살을 누구의 탓으로 돌리기보다 정부가 개인을 상대로 자살 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원인제공은 하지 말아야 한다. OECD 가입국이라고 자랑만 할 것이 아니고 세계경제 불황에도 '우린 할 수 있다'는 정신승리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다. 개인이 힘든데, 그 원인이 정부나 국가가 그 원인을 제공해서야 되겠나. 개인의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그 원인을 찾고 최소한 국가가 자살의 원인을 제공하는 일은 없어야 자살률도 내려 갈 수 있다.
  • [박현채 칼럼] 중국 대체할 신 시장으로 아세안 부상
  • 박현채 주필|2019-11-29
  •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가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정상회의의 최대 성과는 아세안 국가들과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향후 한국 경제 영토를 넓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특히 세계적인 보호무역 추세와 글로벌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아세안과 공동의 번영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재작년 11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방문을 시작으로 그동안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순방한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회의에 참석한 9개국 아세안 정상 (훈센 캄보디아 총리만 불참)들과 연쇄 양자 회담을 갖고 정상간 친밀도를 높이고 경제 협력 기반을 마련한 것도 커다란 성과라 하겠다. 아세안은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브루나이 등 동남아시아 10개국의 정치·경제·문화적 공동체다. 인구가 6.5억명으로 세계 3위에 달하는 데다 중위연령 29.2세의 젊고 역동적인 인구구조를 갖추고 있다. 게다가 인건비가 낮고 풍부한 천연자원을 지니고 있는데다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한국 기업에는 매력적인 투자처다. 연 5%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2018년 말 기준 GDP(국내총생산)는 2조9000억달러로 미국, 중국, 일본, 독일에 이은 세계 5위 규모다. 우리에게는 현재 아세안이 중국 다음으로 제2의 교역 파트너이다. 1989년 시작된 아세안과의 교역은 30년 전보다 약 20배 증가했고 쌍방향 인적 교류 규모도 약 40배로 커졌다.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아세안 회원국 정부와 기업, 전문가, 시민 등의 의견들을 폭넓게 수렴, 신남방정책 2.0을 수립한 뒤 2021년부터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은 최근 중국 시장이 한계에 이르면서 그동안 우리경제를 견인해 온 수출이 1년가량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젠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시장이 필요한 상태다. 그 후보지로 아세안이 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미.중 무역 전쟁으로 악화된 한국 경제의 대외 불안정성을 해소시켜줄 완충재 역할을 아세안이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세안은 중국에 비해 아직 시장규모는 협소하나 높은 성장잠재력을 지니고 있어 미래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아세안 접근을 통해 중국에 편중된 무역시장을 다변화할 경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 수출 회복의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인적 교류 활성화로 젊은이들의 해외 일자리 진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세안 국가들도 한국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예컨대 베트남은 하이테크 산업에 대해 과세소득발생일로부터 4년간 법인세 면제하고 이후 9년간 법인세 50%를 감면하는 등 파격적인 투자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베트남 총리가 직접 나서 삼성전자에 공장부지 임대료를 면제하고 호찌민 가전공장에 전용 전력 공급선을 제공하기도 했다, 우리 기업들도 중국시장을 보완·대체할 시장으로 아세안을 주목하고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왔다. 삼성은 이미 베트남에 휴대폰과 TV, 디스플레이 모듈 등의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일본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 연산 25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짓기로 하고 26일 인도네시아 정부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SK는 지난해 1월 카셰어링 업체 쏘카와 함께 말레이시아에 합작법인을 설립,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진입한데 이어 9월에는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중 하나인 마산그룹의 지주회사 지분 9.5%를 인수했다. 올해 5월에는 베트남 1위 민영회사인 빈그룹 지주회사 지분 약 6.1%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빈그룹은 베트남 주식시장의 23%를 차지하는 시총 1위 민영기업으로 부동산, 유통, 레저, 스마트폰, 자동차 다양한 사업부문을 두고 있다. LG전자는 평택 스마트폰 공장 인력을 베트남 하이퐁 공장으로 이전하기로 최근 결정했고, IT(정보기술) 서비스 기업인 LG CNS는 2014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현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롯데는 백화점, 호텔, 면세점, 마트 등 약 16개 계열사가 베트남에 진출해 있고 인도네시아에도 10여 개의 계열사가 진출해 있다. 하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전략 정책인 '신남방정책'의 새 지평을 연 것은 분명하나 합의한 이행과제를 얼마나 실천하느냐가 문제다. 물론 아세안 회원국들간의 경제력 차이가 워낙 커 이해관계를 조정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경제 영토를 더 넓힐 좋은 기회인만큼 한류를 활용한 세밀힌 전략과 구체적인 협력방안이 요구된다. 특히 중국에 편중된 무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후속협상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lt;투데이 코리아 주필&gt; 필자 약력 전) 연합뉴스 경제부장, 논설위원실장 전)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 조은경 작가의 귀촌주부다이어리
  • [조은경의 귀촌주부 다이어리]2-8
  • 조은경 작가|2019-12-02
  • 올해의 장미가 드디어 그 생을 다했다. 11월 내내, 무서리에 이어 들이닥친 몇 차례의 된서리에도 굴하지 않고 꼿꼿이 봉오리를 키워내던 장미나무들의 가지가 11월 말이 되어가자 점차 말라가기 시작했다. 지난 5월부터 꽃을 피우더니 10월에 가장 풍성하고 아름다운 꽃을 보여주었고 11월 초에도 힘겹게 몇 개의 꽃을 피워냈었다. 결국 다섯 개의 못 다 핀 꽃봉오리가 고개를 푹 숙이면서 올 한 해의 소임을 끝낸 것이다. 장렬하기는 하지만 전사는 아니다. 내년 봄을 또 기약할 수 있으니 말이다. 추운 동안 잠시 흙속에서 동면하고 있으렴. 우린 내년에 또 만날 테니까. 마을회관에서 할머니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화제는 3년쯤 후에 문을 열 예정인 우리 동림원으로 돌아간다. 그럴 때면 할머니들은 말한다. “3년 후? 그럼 우리 모두 다 죽어있을 텐데.” 그러면 나는 깔깔 웃으면서 그 분들을 안심시킨다. “절대 돌아가시지 않죠. 걱정은 붙들어 매셔도 될 것 같아요.” 모두 건강하시니 분명 그 사이에 돌아갈 분은 아무도 없어 보인다. 3년은 일 년을 세 번 돌리면 다가오는 시기이다. 일 년은 또 네 계절이 한 바퀴 순환하면 오게 되어있는 시간이고. 그러고 보면 세월은 계절을 나선형으로 돌리면서 전진하는 시간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계절을 음미하다가 보면 언제 세월이 갔는지 모르게 만드는 조물주의 은혜이기도 하다. 지금은 겨울의 초입이다. 무서리에 그만 생을 다한 호박 줄기들 사이에 주렁주렁 달렸던 호박은 크고 작은 놈을 가리지 않고 모두 말려 호박곶이 나물 재료가 되어 지금 냉동실에 있다. 핼러윈 날에 쓸 법 한 늙은 호박도 열 개나 수확했으니 호박 모종 여덟 개로 시작된 결과에 나도 그만 입이 딱 벌어질 지경이다. 그 동안 여린 잎으로 호박잎은 또 얼마나 싸 먹었는지. 대조적으로 앞마당 뒷마당에 하나씩 있는 감나무의 수확은 시원찮았다. 감의 크기는 작년보다 컸지만 숫자는 몇 개 되지 않아 곶감꽂이에 매달아 고택의 주랑에 매달아 놓았다. 툇마루엔 늙은 호박이 줄지어 미모(?)를 뽐내고 기둥엔 곶감이 달려 있으니 고택의 모습이 넉넉하고 풍요로운 마나님의 모습과 빼닮았다. 풋고추는 수확해서 반은 냉동실에 넣었고 반은 소금물에 절였다. 소금물에 절인 놈들을 꺼내 양념해서 지금 먹고 있다. 김치보다도 맛있는 밥반찬이다. 냉동실에 넣은 고추는 된장찌개 만들 때 서너 개씩 넣어 사용한다. 된장에 고추가 없으면 칼칼한 맛을 내지 못하니까. 밤은 밤벌레 퇴치 조처로 펄펄 끓는 물에 잠깐 데쳐서 냉장실, 냉동실에 나누어 넣어 두었고, 텃밭에서 수확한 옥수수는 삶지 않고 그대로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 그 편이 훨씬 맛이 좋다고 하는 지인들의 방법을 따르기로 했다. 이번 가을의 특징은 단풍이 아름다웠다는 점이다. 우리 집 뽕나무의 넓은 잎들은 모두 황금빛으로 변했고 과실이 신통찮았던 감나무가 반대로 아름다운 단풍잎을 가득 드리웠다. 영양과 햇빛이 풍성해야 단풍도 잘 드는 것 같다. 그런 생각으로 빨갛게 변할 생각을 못 하는 우리 집 단풍나무가 걱정되어 뿌리 주변에 구덩이를 파서 퇴비며 음식 찌꺼기를 주면서 공을 들였는데 우연히 청단풍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났다. 이리저리 자료를 찾아보았다. 청단풍은 가을에 붉게 변하지 않고 그대로 떨어진다고 한다. 섭섭했지만 벌레가 잘 꾀지 않고 병치레도 하지 않는 수종으로 근래 각광을 받는다고 하니 평상 위에서 그늘을 드리우는 역할은 확실히 할 것으로 믿어 아쉬움을 달랬다. 여름 내내 큰 키와 붉은 꽃으로 우리 텃밭의 터줏대감 역할을 톡톡히 해 주던 칸나도 두 번째 된서리가 내린 아침, 올해의 생을 마감했다. 검게 변한 넓은 잎과 가지를 쳐 주고 뿌리에 달린 구근을 수확했다. 내년 4월에 심게 잘 보관해야 한다. 반대로 여름 내 보관하던 튤립 구근은 땅 속에서 내년 3월 개화기를 기다리고 있다. 같은 시기에 뜰의 화분 속에 있던 키 큰 벤자민의 잎 색깔도 검은 색으로 변했다. 죽었나 싶었는데 원예 전문가 한 분이 사무실로 가지고 가서 살려 보겠노라고 한다. 그 벤자민은 과연 살 수 있을까? 모과나무에 달려 있는 모과는 반대로 서리를 맞아야 향을 발하며 익어가나 보다. 된서리 몇 번을 지나면서 색깔도 아름다운 황금빛으로 변했다. 먼저 두 개를 수확해서 얇게 채쳐 꿀에 담가 두었다. 차 이외에 모과 열매의 다른 이용 방법은 아직 잘 모르겠다. 가까이 두면 모습이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모과의 향에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모과차 준비를 하다가 지인에게서 계피 생강차를 만들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계피란 사람한테 갖가지 좋은 효능을 갖고 있는 식물인데 생강과 더불어 꿀에 재어 차를 준비하면 감기 걸린 사람들에게 유용한 음료가 된다고 한다. 요즘 동림원에 관한 구상을 하면서 음료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방차 또는 국산차를 판다고 하는 찻집에서도 직접 달인 차를 파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직접 재어서 손님에게 팔기가 힘들어 어려울까? 아니면 이익이 많이 남지 않기 때문일까? 계피 분량 1, 생강 분량 2, 꿀 분량 3으로 섞어서 일주일간 숙성시켰다가 한 숟갈 씩 떠먹으면 좋다고 해서 만들어 두었다. 내년엔 박하를 심어 볼까 한다. 벌레나 병충해가 적다고 하는데...박하 잎을 띄운 차도 소비가 잘 될까? 대추차는 주로 끓여서 차를 내오는데 그것 보다 채쳐서 꿀에 재우는 방법이 보존에 더 좋지 않을까? 3년 후에 동림원 옆에 세워질 카페에 대한 구상이다. 어쩌면 실행에 이르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꿈은 꾸는 만큼 아름답다. 겨울 준비가 바쁘다. 집에서 먹을 만큼만 심은 열 포기의 배추는 배추벌레한테 먹히면서도 잘 컸고 대파, 실파도 잘 컸다. 김장을 할 때, 파도 들여놓아 신문지에 싸 놓으면 겨우내 싱싱한 파를 먹을 수 있겠지. 아파트에 살 때는 그때그때 마트에 가서 사 먹었었다. 이제 갈무리라는 것을 해 보니 정말 재미있다. 시골의 풍광 속에서 계절과 친구 되어 아기자기하게 사는 재미가 솔솔 풍겨져 나온다. &lt;작가&gt; 조은경 약력 △2015 계간문예 소설부문 신인상 수상 △소설 '메리고라운드' '환산정' '유적의 거리' '아버지의 땅'등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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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 [기자수첩] 달달한 초콜릿, 그 이면에 자리한 아동 노동 착취
  • 김태문 기자|2019-12-03
  • 국내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초콜릿. 그 달콤함은 어른과 아이들 할 것 없이 즐겨 찾는 맛이다. 하지만 이 ‘달콤함’은 해외 아동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시작한다. 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는 1년 내내 강우량과 습도가 일정해 초콜릿의 주 원료인 카카오가 자라나기 좋은 조건을 갖췄다. 이런 이유로 코트디부아르와 이웃 나라 가나에서 생산되는 카카오는 전 세계 생산량의 70%를 재배·수확한다. 문제는 코트디부아르의 대부분의 가정이 생활고를 겪으며 카카오 농사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인데, 농부들은 일당 2달러 미만을 받고 있다. 한명이라도 더 일해야 생활고를 해결할 수 있는 탓에 농장에는 어린 아이들까지 동원된다. 코트디부아르의 아동들은 ‘마체테’라는 40cm에 이르는 무거운 칼을 들고 카카오 껍질을 벗긴다. 단순히 껍질을 벗기는 것이 아니라 전기톱을 들고 높은 나무를 오른다. 병충해에 취약한 카카오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농약 등 화학물질이 사용되지만 아이들에게 보호장비는 제공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 월드비전의 아동노예반대 캠페인 ‘노 칠드런 포 세일(No Child For Sale)’을 담당하는 셰릴 호치키스는 “카카오 재배와 수확을 위해 아이들은 비위생적이고 위험할 뿐 아니라 온갖 해로운 환경에서 일해야 한다”면서 “카카오 열매를 따기 위해 크고 날카로운 마체테 칼을 휘두르다 다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이들이 카카오 열매에 뿌리는 농약에 중독 돼 병에 걸리기도 한다. 뜨거운 햇빛 아래서 고된 노동을 하지만 일한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면서 “영양실조에 걸리거나 보건 혜택을 받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카카오 농장의 아이들은 병들어가고 있다. 심지어 가족들과 떨어져 살며 농장주인의 학대에 시달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제재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 2015년 7월 툴레인 대학교의 ‘페이슨 국제개발센터(Payson Center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의 카카오 농장 조사 발표에 따르면 코트디부아르 카카오 농장에서 일하는 아동들의 수치는 증가했다. 지난 2009년 아동노동자는 175만 명으로 추산됐지만, 2014년에는 220만여 명에 달했다. 20여년 전 코트디부아르 카카오 농장의 아동 노동 상황이 알려지며, 비판 여론과 함께 대안이 제시됐지만 현실은 더욱 악화된 것이다. 마스, 캐드베리(크래프트와 몬델리즈), 네슬레, 페레로, 허쉬 등 해외 다섯 곳의 초콜릿 회사가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반면, 코트디부아르를 포함해 서아프리카 지역의 550만 명의 농민(아동은 220만 명 이상)이 싼 값의 노동력을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당장 초콜릿의 소비를 줄일 수 없다면 공정무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초콜릿의 공정무역 관련 부분은 미미한 상황이다. 규모를 확대해 최소한 아동 노동 현실을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 [기자수첩] 블록체인 기술, 총애 받는 4차산업 기술 맞나?
  • 김성민 기자|2019-12-02
  • 정부가 블록체인 산업의 안정화를 위해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부에선 '늑장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블록체인의 보안성은 소중한 정보와 자산을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출발해 범죄자 및 테러리스트의 자금세탁에 악용될 수도 있다는 사례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29일 미국 연방 경찰로부터 체포된 미국인 버질 그리피스(Virgil Griffith)의 사건은 국가적 손실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불안감으로 이어졌다. 그리피스는 싱가포르에 거주하며 미 국무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 지난 4월 중국을 거쳐 북한을 방문해 평양에서 4월 18일부터 25일까지 열린 ‘평양 블록체인 가상화폐 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이 회의에서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발표를 하고 대북제재를 회피하는 기술적인 방법에 대해 조언을 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 the 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을 위반했다. 윌리엄 스위니 주니어 FBI 부국장은 “북한이 자금과 기술, 정보를 획득하게 되면 핵무기를 구축해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는 결과를 초래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 검사에 따르면 그리피스가 주제발표의 제목을 ‘블록체인과 평화’로 정한 뒤 블록체인 기술이 어떻게 북한을 도울 수 있는지와 북한과 한국의 암호화폐 교환을 촉진하기 위한 계획까지 수립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이 무엇인지 자못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3년간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횡령 등으로 1200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어 지난 27일에는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590억 원 규모의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 21일 오후 2시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유동수 위원장 민주당 의원)는 김병욱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특금법 개정안 가결이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블록체인협회가 특금법을 위해 회원사 의견을 취합하고 국회 정무위 여야 의원들과 금융위원회 등에 제출한 의견서에는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미사용시 신고 불수리 요건에 이의 제기 ▲ISMS(자산이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음을 국가 공인의 인증기관으로부터 평가심사를 받아 보증받는 제도) 인증 미 획득 시 유예기간 요청 등 업계가 안심할 법한 내용들이다. 피해를 입은 업비트는 ISMS 인증을 이미 획득했고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정보보안·클라우드보안·클라우드개인정보보안 인증도 갖고 있어 전 세계 거래소 14위, 국내 거래소 중에서는 1위의 보안 능력을 평가받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실력 좋은 해커들의 공격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며 암호화폐 거래소 규율이나 투자자의 피해 보상·보호를 위한 법체계는 사실상 손 놓고 당할 수밖에 없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내 기업들은 삼성전자 블록체인 플랫폼 SDK를 비롯해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메인넷) 클레이튼 등 블록체인 기술을 실생활에 적용시키는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방관자 신세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8년 3월 체포된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의 운영자 손씨는 음란물 22만 여건을 유통하면서 이용자들로부터 약 4억 원을 챙기면서 비트코인도 함께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월 7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2019 과학수사 학술대회'에서 최상훈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증권범죄합동수사단 검사는 지난해 5월 손씨가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취득한 216비트코인 중 191비트코인을 압수했다고 전했다. 윤정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191비트코인을 압수한 해당 사건의 경우는 범죄자가 자신의 전자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수사기관이 생성한 전자지갑으로 순순히 이체해 준 상황이었기에 가능했다”라며 “범죄자의 비트코인이 탈중앙화해 개인 지갑에 보관 중이고 범죄자가 해당 지갑의 주소와 비밀키 공개를 거부하는 경우는 비트코인이 몰수 가능한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 검사는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서 암호화폐 거래소를 먼저 압수수색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 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처럼 정부는 여전히 범죄자들이 벌어들인 암호화폐 범죄수익을 몰수하는 방법과 처리방법까지 뾰족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대형 SNS인 페이스북도 '리브라'라는 암호화폐를 만들고 있는 마당에 국내에서는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페에 대해 아직 확실한 입장이 세워지지 않은 것 같아 답답하기 그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블록체인 등 4차 산업의 총애를 받고 있는 기술들이 발전이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 [기자수첩] ‘요란한 빈 수레’ 된 코리아세일페스타, 내년에도 하실 겁니까?
  • 편은지 기자|2019-11-25
  • 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 ‘속 빈 강정’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어정쩡한 국내 행사가 있다. 정부가 주도해 예산을 잔뜩 쏟아부은 자칭 ‘세일 대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가 바로 그것이다. 정부가 중국의 광군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표방해 야심차게 내놓은 코세페가 올해도 소리 없이 막을 내렸다. ‘세일 없는 세일 행사’와 같은 비아냥이 쏟아져 나오자 올해는 처음으로 민간에서 주도하도록 했으나 올해 역시 예년과 다를 바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세페에 대한 국민들과 관련업계의 관심은 점점 저조해지는 모양새다.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제 기간에 해외 직구를 하는 국민은 늘고 있으나 어쩐지 국내에서 시행하는 쇼핑대축제에는 외면하고 있다. 국민들의 관심이 저조해지자 올해는 카드사까지 혜택을 줄였다. 카드사 역시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제에는 온갖 혜택을 쏟아붓고 있지만 코세페에 대한 혜택은 무이자 할부가 전부였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국내 유통기업들은 정부의 압박에 못 이겨 이제는 울며 겨자먹기로 참가업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정부는 이번 코세페가 시작하기 전부터 “올해 참여 업체가 500개를 넘어섰다”며 예년보다 더 큰 규모로 진행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나 사실상 국내 백화점의 경우 정부가 원하는 80~90% 수준까지 세일 행사를 할 수 없다며 보이콧에 나서기도 했다. 코세페에 지난 5년간 투입된 국가 예산은 195억 원이다. 코세페가 등장한 지 4년이 지났지만 국내에서 이렇다 할 성과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코세페 주요 참가업체의 매출은 8조7217억 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4조2378억 원으로 반토막났다. 이대로라면 코세페는 예산 낭비의 대표적인 사례로 남을 수 있다. 물론 좋은 의도로 시작된 행사다. 그러나 코세페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가장 큰 불만은 딱 하나다. 세일 행사라고 홍보하지만 가격은 전혀 싸지 않다는 점이다. 국민들의 소비심리를 진작시키고 더 많이 찾는 행사가 되려면 근본적으로 가격이 더 저렴해질 수 있는 방안을 정부는 찾아야만 한다. 참여를 원하지 않는 기업들에게 참여하라고 압박해 행사 규모가 커졌다고 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꼴이다. 광군제, 블랙프라이데이를 흉내만 내는 데에 그치지 않으려면 코세페에 대한 정부의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 [기자수첩] 타다 논란, 이참에 정리할 건 하고 가자
  • 유한일 기자|2019-11-13
  •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를 둘러싼 논란이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신산업과 구산업의 조화, 혁신과 불법의 경계를 구별하는 게 이토록 어려운 일일까. 지난달 28일 검찰이 타다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것과 관련해 법무부와 청와대, 국토교통부의 책임회피성 공방이 이어졌다. 타다를 기소하기 전 국토부 뿐 아니라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협의했다는 검찰. 사건 수사와 처리는 검찰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다른 부처와 공유하지 않는다는 법무부. 지난 7월 법무부와 정책실이 타다 관련 대화는 나눴지만 기소 방침을 보고 받거나 의견을 전달한 것은 아니라는 청와대. 이들의 주장과 해명이 더해질수록 혼선만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타다는 이용자가 앱(애플리케이션)으로 차량을 호출하면 운전기사까지 함께 딸려와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다. 잘 관리된 11인승 카니발 차량을 운용하기 때문에 넓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며 강제배차 시스템 도입으로 승차거부도 없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 절반은 타다를 ‘혁신적 신산업’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타다가 4차 산업혁명 시대 공유경제의 대표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이용자들의 호평에 입소문을 타 출시 1년 만에 운행차량 1400대, 누적 이용자 130만명을 달성한 타다가 우리 교통서비스 문화에 긍정적 변화를 몰고 온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타다가 세상에 없던 서비스를 만들어 낸 것은 아니다. 이용자들이 열광하는 타다의 혁신은 기술이 아닌 ‘서비스’에 있다고 본다. 단순히 차량 호출에 플랫폼을 결합한 것이 혁신이라면 카카오택시 앱은 이미 혁신의 교과서로 남았어야 한다. 따지고 보면 타다는 개인이 쓰지 않는, 즉 ‘유휴자원’을 타인과 공유하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공유경제라고 보기도 어렵다. 공유경제의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는 우버는 플랫폼 참여자가 소유한 개인차량의 남은 공간을 활용한 서비스다. 대신 타다는 그간 난폭운전, 승차거부 등 기존 택시들의 고질적 문제에 지칠 대로 지쳐있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혀줬다. 요즘 택시에서 찾기 힘든 ‘이용자의 편의’를 타다는 보장했다. 단순히 본다면 타다는 그저 이러한 문제가 해소된 ‘대형택시’일 수 있다. 출시된 이후 ‘잘 나가던’ 타다는 줄곧 위법성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택시업계는 타다가 불법으로 유사택시운송행위를 이어가 기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며 꾸준히 반발해 왔고, 최근에는 정치권에서도 법 개정을 통해 타다를 원천 봉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타다 논란의 가장 큰 쟁점은 현행법 위반 여부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34조는 ‘자동차 대여 사업자는 렌터카를 임차한 자에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시행령 제18조는 단체관광을 목적으로 11~15인승 승합차를 임차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운전자 알선을 허용한다. 타다 운영사인 VCNC는 모회사 쏘카에서 대여한 11인승 카니발 차량을 이용해 이 예외조항을 파고들었다. 타다는 지금까지 시행령에 근거한 승합차를 사용하고 운전자를 알선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지만 검찰의 생각은 달랐다. 차량과 기사를 대여해주며 고객에게 요금을 받는 타다의 서비스 형태가 사실상 유사 택시에 가까운데, 법이 요구하는 택시 사업자면허도 보유하고 있지 않아 현행법을 어겼다는 판단이다. 또 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해 중·소규모 단체관광객에게만 허용된 예외조항이 타다에게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검찰의 타다 기소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혁신이라고 면죄부를 줘서는 안된다는 의견과 타다를 법의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법안 심의가 이뤄지기 전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가는 것은 성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조계에서도 타다에 대한 의견이 나뉘는 것도 사실이다. 법원의 판결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타다 서비스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만약 타다의 서비스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오면 더 이상 영업을 할 수 없게 되거나 사업 형태를 바꿔야 할 것이고, 예외조항 진입이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 관련 법안이 변경될 때까지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 기자는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이다. 당국의 정책 판단과 조율로 해결될 수 있던 문제가 사법당국에 맡겨지는 게 긍정적이진 않다. 하지만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진 이해관계자간 충돌에 어느 한 쪽도 만족시키지 못하며 우왕좌왕하는 정부의 무능을 봤을 때 사법적 판단이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봉합할 빠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진입한 모빌리티 사업이 낡은 규제에 부딪혀 좌초된 것은 한 두 개가 아니다. 신산업의 불모지라고 불리는 한국에서 그나마 틈새를 찾아 정착을 시도한 타다까지 위기에 봉착하자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제발 숨통 좀 틔워달라’는 호소가 나온다. 기나긴 싸움을 이어온 타다는 이제 법원의 판결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 나아가 이번 판결은 국내 모빌리티 산업 향방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그래도 이참에 정리할 건 하고 가자.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이 같은 논란과 충돌은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 판결에 따라 개선할 건 개선하고, 가져올 건 가져오면 된다. 그게 더 빠른 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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