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 6.5兆 기록...하반기 스마트폰·반도체 등 주력 사업서 반등 시동

▲ 삼성전자 서초사옥.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삼성전자가 올 2분기 나름 개선된 성적표를 거뒀다.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전분기 대비 소폭 상승하며 하락세가 멈췄다. 삼성전자가 2분기를 시작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에 시동을 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지만 급변하는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뚜렷한 전망을 내기 힘든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을 필두로 미래 먹거리 발굴과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며 불황 돌파에 나서고 있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 이후 3분기 만에 증가한만큼 올 하반기 삼성전자가 실적 회복세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결기준으로 매출 56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의 올 2분기 잠정실적으로 이날 공시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89%, 4.33% 증가했다.

전분기 대비 개선된 실적에도 여전히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는 적지 않다. 올 2분기 실적은 전년동기 대비로는 매출은 4.25%, 영업이익은 56.29% 감소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2조7300억원으로 전년동기(30조5100억원) 대비 58.28%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 등의 상황에서도 영업이익 6조원대를 지켜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실적 전망치를 매출 54조702억원, 영업이익 6조296억원으로 설정해 전망에 부합하는 성적을 거뒀다.

이날 잠정실적 발표에서 삼성전자는 2분기 사업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이날 공시에서 “당기 실적에는 디스플레이 관련 1회성 수익이 포함돼 있다”며 낙관론을 경계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대 후반에서 최대 2조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3월 출시된 갤럭시S10 시리즈가 전작 대비 흥행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S10 시리즈는 지난 5월까지 누적 판매량 1600만대를 기록했다. 전작인 갤럭시S9 대비 12% 증가한 판매량이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기대작 ‘갤럭시노트10’과 폴더블폰 ‘갤럭시폴드’ 출격을 앞두고 있다. 이를 계기로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갤럭시노트10은 오는 8월 7일 미국에서 공개될 예정이고 출시가 연기된 갤럭시폴드 역시 정비를 마치고 올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두 제품 모두 5G를 지원하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갤럭시S10 5G와 함께 글로벌 5G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넓혀갈 것으로 기대된다.

▲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에 타격을 입어 3조원대 중반대로 예상된다.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는 가격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비메모리 반도체를 집중 육성하며 불황을 돌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시스템반도체 분야를 집중 강화하는 ‘반도체 비전 2030’ 계획을 발표하며 오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1일 경기 화성사업장에서 전자 관계사 사장단을 소집해 “4차 산업혁명의 엔진인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 세계 1등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이를 위해 마련한 133조원 투자 계획의 집행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던 디스플레이 사업은 올 2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밝힌 ‘일회성 수익’은 미국 애플이 아이폰 판매 부진 탓에 플렉서블 OLED 패널 수요가 줄어든 것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을 지고 삼성 측에 ‘보상금’을 지급했다는 추측이 나온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7000억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 낙관론과 비관론이 동시에 제기되는 가운데 3분기 실적 예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3분기의 경우 급변하는 대외 여건으로 뚜렷한 전망을 내기 힘든 상황이다.

먼저 전세계 ICT(정보통신기술) 업계를 긴장하게 했던 화웨이 제재는 무역갈등을 벌이던 미중 정상의 합의로 일단락되는 듯하다. 하지만 하반기가 시작되자마자 일본 정부가 대한(對韓) 무역보복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관련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시행했다.

일본 정부가 수출을 아예 제한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수출 절차가 강화되면서 기업들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반도체 업계를 대표하는 삼성전자 역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 3분기 실적 예상은 엇갈린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디스플레이에서 OLED 생산라인 성수기 진입, 반도체에서 낸드 가격 하락폭 축소, 반도체에서 비메모리 시스템LSI 사업 성수기 진입 등으로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6조4000억원이 예상된다”며 “메모리 판가의 구조적 하락세, 무선 사업부의 지속적 부진을 감안시 삼성전자 추정치를 능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일 경기 화성사업장에서 전자 관계사 사장단과 함께 글로벌 환경 점검·대책 회의를 가졌다. (사진=삼성전자 블라인드 캡쳐)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도약을 준비 중인 가운데 이 부회장 역시 사업 현황을 직접 챙기는 등 전략적 경영행보를 보이며 ‘삼성 총수’ 역할에 매진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에서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1등 달성을 다짐했고 5월에는 일본을 방문해 현지 양대 이동통신 사업자 경영진을 만나 5G 분야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또 지난달 1일부터는 전자계열사는 물론 비(非) 전자계열사인 삼성물산을 직접 찾아 경영진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사업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간담회가 끝난 후에는 구내식당을 찾아 ‘식판 회동’을 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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