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 자료사진.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음)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면서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에 관련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특히 최근 기업 입사 채용 면접에서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는데, 육군도 AI 면접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존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라는 고정관념을 AI가 깨고 있는 것이다.
AI 면접이라고 하면 지난해 이세돌 9단을 꺾었던 알파고와 같은 AI를 면접장에서 만나는 것을 상상한다. 하지만 실제 도입된 AI 면접은 지원자가 컴퓨터 화면 앞에 앉아 화상카메라와 마이크로 질문에 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원자의 표정과 말투, 행동 등을 AI가 분석해 결과를 도출한다.

현재 채용시장에서 AI가 도입되는 이유는 ‘자기소개서 검토 시간 절약’과 ‘평가의 공정성 확보’로 나뉜다. AI 면접은 서류전형과 필기시험 사이에 치러지거나 필기시험을 대체하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올해는 서류전형에 AI 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간 절약은 기업이 가장 긍정적인 요소로 생각하는 부분이다. 매년 채용 시즌마다 수많은 지원자들이 몰려 지원 서류를 검토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다. AI의 경우 자기소개서 하나를 보는데 걸리는 시간이 3초가량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1000장의 자기소개서를 검토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0분이면 된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상반기 AI 서류 검증을 진행했으며 하반기에는 CJ그룹 및 기아자동차가 도입했다. 금융권에서는 국민은행이 지난해 하반기 채용에 AI 채용 시스템을 적용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 AI 면접을 도입했다.

제약업계는 AI 면접 도입 확산이 빠른 편이다. 한미약품과 일동제약, JW중외제약 등 다수 제약사가 지난해 공개채용에서 AI 면접을 도입했다.

대표적으로 JW중외제약의 경우 지난해 5월 상반기 공채부터 오프라인 시험으로 진행되던 인적성검사를 AI 면접으로 대체했다.

AI 면접의 장점을 꼽으라고 하면 효율성이다. 지원자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개인 컴퓨터를 활용해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원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인 편이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과거에는 지원자가 지방에 거주할 경우 면접을 보러 서울로 올라와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기회비용 등의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며 “지원자도 그렇고 운영하는 쪽도 그렇고 훨씬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AI 면접을 거쳐 채용된 직원들에게 설문조사를 해도 반응은 좋다”라고 설명했다.

공기업도 가세했다. 지난해 8월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인재채용에 AI 전형을 도입했고 전파통신진흥원,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등 역시 이 시스템을 적용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금융공기업 최초로 AI 면접을 실시했다.

▲ 육군 인공지능 면접. (사진=육군 제공)

육군은 지난달부터 간부 선발 과정에 AI 면접을 도입했다. 육군은 오는 2022년부터 간부 선발 전 과정에 AI 면접 체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육군의 AI 면접은 지원자가 화상카메라와 마이크가 설치된 인터넷 PC를 통해 분야별 5개 내외의 게임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시간은 60분 이내로 지원자별 특성과 성향 파악을 위한 ‘상황질문’과 ‘핵심질문’도 이어진다. AI 면접 결과는 자동으로 분석돼 선발부서에 제공된다.

육군 관계자는 “AI 면접 체계 도입은 대내외적으로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육군의 인재선발과 관리 전반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AI 채용 시스템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AI가 지원자 내면에 있는 역량과 잠재력을 평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또 AI 알고리즘이 편향성을 가지게 된다면 채용의 공정성을 해칠 가능성도 있다.

청년재단과 한국바른채용인증원이 청년 257명을 대상으로 공동 진행한 ‘AI 면접에 대한 청년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부정적 인식 이유 중 32%는 ‘다양한 개성 무시’, 25%는 ‘기계에게 평가 받는 거부감’, 16%는 ‘모범답안 유출 가능성’ 등이 꼽혔다.

반대로 긍정적 인식 이유는 ‘편리성’이 39%, ‘면접관의 주관배재’가 37%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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