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도별 글로벌 외국인직접투자(FDI) 변화 그래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 올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FDI) 실적이 지난해보다 37.3%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FDI가 사상 최대 실적이였던 만큼 기저효과도 컸지만 미·중무역분쟁 등 글로벌 투자 분위기가 얼어붙은 것도 큰 요인으로 분석됐다.

다만 정부는 올 상반기 투자가 10년 평균 실적치를 상회하며 5년 연속 200억달러 달성을 위한 반환점을 돌았다고 판단했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FDI는 신고기준으로 98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37.3%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투자가 이뤄진 도착기준으로는 45.2% 급감한 56억1000만달러에 그쳤다.

올 상반기는 불확실성의 연속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미중 무역갈등의 장기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등으로 세계 교역량이 대폭 감소했고 국제통화기금도 경졔성장률을 낮춰 잡는 등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또한 한국의 외국인직접투자만 감소한 것이 아니다. 글로벌 FDI는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금융위기 이후 최저인 1조3000억 달러(지난해 말 기준)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신고금액이 전년동기 대비 41.5%나 감소한 26억8000만 달러로 그쳤다. 전체 FDI 대비 비중은 27.1%로 쪼그라들면서 1위 자리를 미국(31.5%)에 내줬다.

EU 투자 급감은 브렉시트 불확실성와 유로전 경기 성장률 둔화로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역내 불확실성과 정치경제적 상황의 악화에 따라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2%로 낮춰 잡았다.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나선 일본의 FDI 신고액은 5억4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38.5% 줄었다. 일본이 '2020 도쿄 올림픽' 등 자국투자에 집중하면서 한국에 대한 투자가 감소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다만 신산업분야(블록체인·핀테크) 및 정보통신기술(ICT)투자와 한국이 강점을 가진 이차 전지·반도체 분야 밸류체인 진출을 위한 투자는 견조세를 보였다.

중국의 FDI 신고액(3억 달러)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자본유출에 대한 엄격한 통제 등으로 한국에 대한 투자 여력이 떨어지면서 전년보다 86.3%나 줄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등 제조업(30억9000만 달러) 투자가 전년보다 31.3% 줄었으며 금융·보험, 부동산 등 서비스업 투자(67억2000만 달러)도 19.7% 줄었다.

산업부는 “우리나라는 2·4분기 실적 증가, 신산업·스타트업에 대한 꾸준한 투자수요, 화공·전기전자 등 주력산업에 대한 외국 투자가의 지속적인 관심으로 연내 목표인 5년 연속 200억달러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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