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이사장직 놓지 못하는 박삼구 전 회장의 속내

투데이코리아=김현호 기자 |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3월 말 그룹 회장직을 포함한 계열사 직책에서 모두 물러났지만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이사장직은 여전히 유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차후 금호그룹의 지배구조를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중심으로 새 판이 짜이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금호고속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곳이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라는 것이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자산총액 751억원)은 투자한 주식자산은 70%가 넘는 542억원에 달한다. 이중 금호고속에 400억원 가량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또 KDB생명보험 118억원, 서울신문 12억원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추진 중인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완료되면 금호그룹의 지배구조는 금호고속과 금호산업을 중심으로 새 판이 짜이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새롭게 재편될 지배구조상 가장 중요한 곳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은 금호고속이다. 그런 금호고속의 방향성을 결정할 수 있는 캐스팅 보트가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다. 결국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이사장직을 유지한다는 것은 차후 금호그룹의 양대산맥 중 하나인 금호고속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를 유지하는 셈이다.


현재 금호고속 지분의 67.6%는 박 전 회장과 그룹 계열사 등 특수관계자가 보유 중이다. 이 중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박 전 회장(31.35%)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21.17%)에 이어 3대 주주(7.19%)다.


무엇보다 정관변경, 해산, 합병, 영업양도 등 주총 특별결의(참석주주 3분의 2이상, 전체주식 3분의 1 동의) 사항을 어떤 상황에서도 통과시킬 수 있는데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이외에도 항공 운송지원 서비스업을 담당하는 케이에이(KA), 케이에프(KF), 케이오(KO), 케이알(KR) 등 4개 회사의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또 KA는 에이에이치(AH)와 에이큐(AQ), KO는 에이오(AO), KF는 에스티엠에의 100% 주주. 모두 8개사를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직간접적으로 지배하는 형국이다.


지난해 기준 이들 8개사의 자산총액은 336억원이며 부채총액은 170억원이다. 매출은 1천175억원, 영업이익 46억원, 당기순이익 62억원을 기록했다. 재무상태도 탄탄하다는 분석이다. 적지만 알찬 수익을 내는 알짜 계열사들로 평가받을 만한 곳들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후 재편될 그룹 지배구조상 최상위에 위치할 가능성이 큰 곳으로 여겨진다. 그렇기 때문에 박 전 회장이 향후 경영 복귀가 어려워진다고 해도 간접적으로나마 그룹 영향력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시사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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