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감독 결과 조금씩 개선되고 있어


▲ 드라마 촬영 현장. (사진=뉴시스/ 해당기사와 상관 없음)

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이 상은 고생하신 스태프 분들께 돌리고 싶습니다’
연말 시상식에서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이처럼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일하는 스태프의 노동조건이 열악하기로 잘 알려진 가운데 고용노동부가 드라마 제작현장을 근로 감독한 결과 그 실태는 더 참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가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KBS에서 방영 중인 4개 드라마의 제작 현장을 근로 감독한 결과를 17일 내놨다.

노동부가 발표한 노동법 위반 사항을 보면 일부 사업장에서 1주에 최대 33시간까지 연장근로를 시키고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수당을 지급한 것이 적발됐다. 심지어 184명 중 128명의 스태프는 서면 근로계약서조차 작성하지 않은 채 일하고 있었다.
▲ (사진=고용노동부)

문제는 방송사를 정점으로 현장 스태프까지 이어지는 고질적인 다단계 하도급 구조였다. 드라마 제작 스태프들이 체결하는 계약은 개별적 업무 위탁 계약, 팀 단위 도급계약, 근로 계약 등 다양하고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었다.


또다른 문제는 드라마 스태프가 ‘프리랜서(자유계약자)’라는 이름 아래 연장근로, 최저임금 미지급, 서면 근로계약 미작성 등 법 울타리에서 벗어난 채 오랜시간 근무해왔다는 점이었다. 이들이 프리랜서로 일한 것은 이전부터 굳어져온 방식으로 꾸준히 제기돼온 문제다. 이는 작년에서야 실질적으로 근로기준법을 적용받게 됐지만 여전히 곳곳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 (사진=고용노동부)

하지만 노동부는 작년 근로감독 결과에 비해 올해 스태프의 처우가 상당부분 개선됐다고 보고 있다. 또 앞으로의 결과도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조명·장비·동시녹음 분야에서 외주제작사와 스태프가 팀 도급계약을 체결했던 것이 올해에는 스태프와의 개별 계약으로 변화했다는 데에 있다. 또 주 52시간제 시행과 맞물려 노동시간을 단축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번 근로감독 결과가 작년에 비해 상당부분 개선된 것은 확인됐으나 여전히 도급 계약을 유지하는 현장이 존재하는 것과 하도급 구조가 바뀌지 않은 문제는 앞으로 개선할 사항으로 남게 됐다.

권기섭 근로감독정책단장은 “그동안 드라마 제작 현장 스태프의 경우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와 복잡한 계약 관계로 인해 근로자로서의 법적 지위가 불명확하고 노동환경도 열악한 상황이었다”며 “이번 감독 과정에서 현장의 변화 움직임이 확인된 만큼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근로감독을 하여 표준 근로계약서 작성과 노동 시간 단축 등 현장 스태프들의 노동 조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근로감독에서 확인된 연장근로, 최저임금 미지급, 서면 근로계약서 미작성 등의 위법 사항에 있어서는 신속히 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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