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사설통해 반박 ‘언론이 정부 비판하면 매국인가’

▲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 |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 청와대가 강경한 입장을 내보이는 가운데 정부 여당은 최근 일본을 두둔하는 듯한 보도를 낸 조선일보과 중앙일보를 거론하며 “대체 어느나라 언론이냐?”며 맹비난을 가했다.

18일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논평을 통해 “일본 원군 자처하는 일부 언론, 어느 나라 언론인가?”라며 두 언론사를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많은 국민께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을 향한 언론의 날선 비판과 견제의 목소리는 당연하고 언론의 책무이다. 그러나 작금의 일부언론, 특히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언론의 객관성도, 가치도 저버린 채 일본을 위한 원군만 자처하고 있는 꼴이다”라며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마치 우리 정부가 3권 분립을 핑계 삼아 일본과 대화하지 않은 탓에 사태를 키운 것인 양 기사와 칼럼을 반복하고, 심지어 이를 자극적으로 번역해 일본에 제공하고 있다”며 “구국을 위한 민족 신문이 되라는 기대도 없었지만, 해도 너무한다.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마저 작위적으로 편집해 유리한 입장으로 정리하는 능력이 놀라울 정도다”라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일본 아베 내각의 비이성적 수출규제 조치를 극복하기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도 예외일 수 없다. 언론의 정도만 지켜도, 상식만 지켜도 할 수 있는 일이다. 독자와 국민께 물어 답을 구하라”고 지적했다.

앞서 청와대의 고민정 대변인과 조국 민정수석 역시 두 언론사를 지적하며 "어떤 의도로 보도를 한 것인지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고 대변인은 17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한일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런 상황 속에서 조선일보가 지난 4일부터 15일까지 자사의 한국판 기사를 일본판으로 바꿔 게재하며 일본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논조로 보도했다”며 “현재에도 야후재팬 국제뉴스 면에는 중앙일보 칼럼 ‘한국은 일본을 너무 모른다’, 조선일보 ‘수출 규제 외교장에 나와라’, ‘문통 발언 다음 날 외교가 사라진 한국’ 이러한 기사가 2위, 3위에 랭킹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만큼 많은 일본 국민들이 한국어 기사를 일본어로 번역해 올린 위의 기사 등을 통해서 한국 여론을 이해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닥치고 반일이라는 우민화 정책’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조선일보는 ‘우리는 얼마나 옹졸한가’라는 칼럼을 일본어로 일본 인터넷에 게재하고 있다”며 “이것이 진정 우리 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인지 묻고 싶다”라며 두 언론사를 비판했다.


조국 민정수석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MBC의 시사방송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의 방송내용을 들어 “혐한(嫌韓) 일본인의 조회를 유인하고 일본 내 혐한 감정의 고조를 부추기는 이런 매국적 제목을 뽑은 사람은 누구인가? 한국 본사 소속 사람인가? 아니면 일본 온라인 공급업체 사람인가? 어느 경우건 이런 제목 뽑기를 계속 할 것인가?”라며 “민정수석 이전에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명한다. 그리고 두 신문의 책임있는 답변을 희망한다”며 공개적으로 두 언론사의 입장을 요구했다.

정부여당의 이 같은 입장에 논란이 일자 조선일보는 일본어판에서 문제로 지적된 일부 기사를 삭제했다. 반면 중앙일보는 사설을 통해 청와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중앙일보는 18일자 ‘언론이 정부 비판하면 매국인가?’라는 사설을 통해 “고 대변인은 국가적 위기 상황이니 언론이 한국 정부를 비판하지 않아야 국익이 커진다고 믿는 듯하다. 편협한 시각과 사고가 걱정스럽다. 청와대의 고위 공직자가 국격(國格)을 떨어뜨리는 언론관을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해국(害國)’ 행위다”라며 고 대변인을 비판했다.


그리고 “무엇이 국익을 위하는 것인지를 정치권력인 청와대가 판단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독선(獨善)의 굴레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잘못된 정책으로 가는 정부를 보고도 언론이 입 다물고 눈치만 보는 게 과연 국익을 위하는 것인가. 중앙일보는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망국으로 가는 길이다”라며 변함없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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