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G.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삼성전자가 8월과 9월 각각 갤럭시노트10, 갤럭시폴드 등 새로운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이동통신 3사의 5G 가입자 유치 경쟁이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5G 상용화 이후 5G폰이 출시되면서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인 이통사들은 현재 점유율 구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각사는 올 하반기에 펼쳐질 ‘2라운드’에서 확실하게 격차를 벌려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8일(한국시간) 갤럭시노트10을 공개하고 9일부터 사전예약에 돌입한다. 정식 출시는 23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9월에는 디스플레이 결함으로 출시가 연기됐던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가장 먼저 나오는 갤럭시노트10의 경우 출시일이 20일 넘게 남았지만 이통사들의 마케팅 경쟁은 벌써 시작됐다. 갤럭시노트10은 5G 모델로만 출시되기 때문에 이통사 입장에서는 5G 가입자 확보에 크게 기여할 제품이기 때문이다. 갤럭시폴드 역시 국내에는 5G 모델만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출시될 두 제품 모두 프리미엄 라인업이기 때문에 출고가도 고가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노트10의 경우 일반 모델이 120만원대, 플러스 모델이 140만원대로 예상되며 갤럭시폴드는 미국 출고가가 1980달러(약 235만 원)로 책정됐다. 국내 가격은 이보다 10~20만 원 비쌀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출고가에도 이통사들은 5G 가입자 유치에 나서야 한다. 5G는 부담되는 단말기 가격과 함께 요금제 역시 기존 LTE 요금제 대비 비싸기 때문에 각사는 요금제에서도 누가 더 싸게, 많이 주는가를 두고도 경쟁에 나서야 한다.

현재까지 나온 갤럭시노트10 프로모션 내용을 살펴보면 SK텔레콤과 KT는 경품과 이벤트 등으로 고객에게 손을 내밀고 LG유플러스는 요금제와 서비스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 갤럭시 언팩 2019 초청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 5G에서 점유율 지각변동...SK텔레콤 1위, KT-LG유플러스 ‘엎치락뒤치락’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5G 가입자는 약 180만명 수준으로 파악됐다. 통신사별 점유율은 SK텔레콤이 41%로 1위를 달리고 있고 KT가 31%, LG유플러스는 28%로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특히 올 하반기 펼쳐질 2라운드에서는 2~3위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기존 시장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순으로 5:3:2 구도가 형성됐지만, 5G 시장은 4:3:3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5G를 통해 ‘만년 3위’에서 벗어날 기회를 잡은 셈이다.

이처럼 기존 시장 구도가 재편된 것은 올 상반기 통신사들의 ‘출혈 경쟁’의 영향이 컸다. 실제 올 상반기 LG전자의 첫 5G폰 LG V50 ThinQ(씽큐)가 출시되자 시장에는 불법보조금이 뿌려져 실구매가가 0원인 ‘꽁짜폰’과 고객이 오히려 돈을 돌려받는 ‘마이너스폰’까지 등장했다.

통신사들의 경쟁 덕분에 모처럼 시장은 활기를 되찾은 모양새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위반한 통신사들의 불법보조금 살포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는 각사 임원을 소집해 시장 과열 방지를 당부하는데 그쳤고, SK텔레콤만 ‘공시지원금을 7일간 유지해야 한다’는 규정은 어긴 것에 대해 과태료 150만 원 조치가 전부였다. 규제 당국이 뒷짐만 지고 ‘솜방망이 처벌’만 내린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한 시민이 휴대폰 판매점을 지나가는 모습.

◇ 출혈경쟁 후유증...수익성 악화된 통신사들

올 하반기에도 통신사들의 보조금 출혈 경쟁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5G 가입자 유치는 통신사들에게 새로운 기회지만 실적 부담으로 이어진다. 실제 이통 3사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마케팅과 설비투자 비용 증가로 인한 수익성 부담을 토로했다.

특히 5G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숨가쁘게 달려온 LG유플러스는 최근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를 방통위에 신고했다. 두 회사가 단통법 제13조를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지난 2014년 단통법 시행 이후 불법보조금 관련 특정 회사가 경쟁사를 신고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LG유플러스 역시 불법보조금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자폭 신고’라는 지적도 나온다. 마케팅 비용 등 ‘총알’이 떨어진 상황에 규제 당국의 제재를 빌미삼아 숨고르기를 하며 하반기를 준비할 의도라는 분석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우리도 불법보조금 경쟁에서 책임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방통위가 올 하반기에는 이통사들의 경쟁에 개입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LG유플러스 신고와 관련해서는 사실조사 착수 여부를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갤럭시노트10 출시로 5G 가입자는 200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올 하반기 갤럭시폴드와 삼성전자, LG전자의 중저가 5G폰이 시장에 나오면 올 연말까지 5G 가입자 500만명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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