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3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책금융기관장, 시중은행장들과 '일본 수출규제 대응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피해기업 금융지원 세부방안'을 논의·확정했다. 사진은 금융위 내부 (금융위 제공)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 일본이 지난 2일 한국을 우방국가 혜택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함에 따라 국내 기업이 피해가 갈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우리·국민·신한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이 금융 지원을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 2일 각료회의에서 한국을 27개국의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키로 결정했다. 주무대신 서명과 총리 연서 등의 절차를 거쳐 다음달 말쯤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가 시행되며 21일 뒤 효력이 발생한다.


일본은 캐치올(catch all) 제도에 따라 전략물자는 물론 민수품이라고 해도 무기로 쓰일 수 있는 품목은 개별 물품마다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무기로 사용될 수 없는 농산물이나 목재 등을 제외한 모든 수출물품을 확인한다.

다만 일부 우방국을 한정해 수출시 무역 수출의 효율성을 위해 한 번만 포괄적으로 허가를 받으면 3년간 개별품목에 대한 심사를 면제하는 포괄허가제를 적용하는데 이것이 화이트리스트다.

만약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된다면 품목마다 차이는 있으나 개별허가를 받는 데는 일반적으로 90일 안팎의 시간이 소모된다.

한편 우리은행은 4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 명단) 한국 배제 조치로 피해를 입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3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대표적인 수출규제 피해산업의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해 1조원 규모의 상생대출을 지원하고, 신보와 기보 특별출연을 통해 8월중에 5천억 원을 우선 지원하며 2020년까지 1조5000억 원 규모의 여신을 지원할 예정이다.

피해기업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500억원 규모의 '경영안정 특별지원자금'을 조성해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 만기연장이나 분할 상환, 납입 기일 유예 등을 통해 상환 부담을 낮추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어려움에 처한 소재, 부품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최대 1.2% 포인트의 여신금리 우대 및 핵심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특화상품도 출시해 고객의 금융 부담을 경감할 예정이다.

또한 신한은행이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피해기업들을 돕기 위해 '일본 수출 규제 금융애로 신고센터'를 설치해 총 1조원 규모의 신규 대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금융애로 신고센터는 일본의 수출 규제로 피해가 예상되거나 발생할 기업에게 관련 정부지원 정책 등 각종 금융지원 정보와 재무 컨설팅을 제공한다. 지원이 필요한 기업은 전국 신한은행 영업점을 통해 상담을 신청하면 된다.

아울러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일시적으로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대상으로 업체당 10억원 이내로 지원할 예정이며 총 1조원을 지원한다. 피해 기업 중 대출금 분할상환 기일이 도래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분할상환을 유예할 예정이다. 신규 및 연기 여신에 대해 최고 1%p까지 금리도 감면한다.

또한 KB국민은행도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 명단) 배제 조치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에 대한 긴급 금융지원을 5일부터 실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국민은행은 피해 기업의 만기가 다가오는 여신(대출)에 대해서는 상환을 유예하고 최대 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분할상환대출을 갖고 있는 피해 기업의 원금 상환도 유예하기로 했다.

소재·부품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신규 유동성 공급 계획도 밝혔다. 국민은행은 최대 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해 한도 제한 없이 관련 업종 기업에 신규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해지는 기업에는 기업신용개선프로그램을 통한 회생방안을 지원한다.

이밖에 수출입 기업들에 대해서는 환율 우대와 외국환 관련 수수료 감면·면제 혜택도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 3일 최종구 위원장은 "당장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운영자금을 최대한 공급하고 장기적으로 소재·부품 분야의 자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연구개발, 원천 기술 보유 회사 M&A 등에 필요한 자금을 필요한 만큼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 피해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여신지원과 함께 업체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중장기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향후 기술우수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투자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고 영업점 내에 피해기업에 대한 상담창구 등을 운영함으로써 피해 기업들을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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