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김현호 기자 |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와 반도체 시장이 하락하자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줄줄이 감산 소식을 알리고 있음에도 삼성전자는 생산 라인 효율화를 통해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할 뿐 인위적 감산은 없을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론·SK하이닉스 등 삼성전자와 함께 메모리반도체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경쟁사들이 이미 인위적 감산 계획을 밝힌 상태에서 삼성전자마저 동일한 메시지를 전하면 담합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현재 관련 소송도 진행 중이다. 미국의 로펌 하겐스버먼은 지난해 4월 세계 D램시장에서 9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3개 회사가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생산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하겐스버먼은 지난 2006년에도 유사한 소송을 제기해 3억달러의 민사 배상금을 받아낸 적도 있다.


삼성전자가 자랑하는 초격차 기술력도 인위적 감산을 하지 않는 또다른 이유이다. 미세공정 수준을 높이면 굳이 웨이퍼 투입을 인위적으로 줄이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생산량이 줄어드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미세공정이 수준이 높아질수록 칩 생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공정 난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수율이 떨어져 자연스레 생산량이 줄어든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울러 미세공정 난도를 높이면 같은 웨이퍼를 투입하더라도 보다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원가도 절감할 수 있다.


최근 반도체 가격 하락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미세공정 확대를 통해 원가를 줄일 필요성도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는 압도적인 1위인 삼성전자이기에 가능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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