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벤처기업부는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포스트타워에서 제1회 중소벤처기업 미래포럼을 열어 시스템반도체 분야 중소벤처기업의 육성방안을 주제로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가졌다. (중기부 제공)

투데이코리아=이미경 기자 |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사업에서 시스템반도체 중소기업들은 자신들의 잠재력을 보고 정부가 기획 및 연구개발(R&D) 사업화까지 지원해달라고 입을 모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포스트타워에서 제1회 중소벤처기업 미래포럼을 열고 ‘시스템반도체 분야 중소벤처기업의 기회와 육성방안’을 주제로 업계·전문가·투자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가졌다.

이번 포럼에는 학계 전문가를 비롯해 중소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기업, 반도체 전문 벤처캐피털(VC) 등이 참가해 시스템 반도체 시장환경과 전망, 현안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시스템반도체는 모바일에 들어가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포함해 메모리반도체가 아닌 모든 반도체 제품을 말한다. AP 등 시스템반도체는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중요 역할을 한다.

이날 참석한 시스템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 지원을 호소했다. 또한 시스템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공정거래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패널인 박재근 반도체디스플레이학회장은 “자율차·사물인터넷(IoT )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하면 국내 팹리스기업이 기회를 얻을 것”이라면서 “기획과 R&D, 사업화까지 정부가 패키지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봉섭 큐버모티브 이사는 “시스템반도체는 설계자가 모든 회로를 설계하고 비싼 공정으로 만들어야 해 개발 기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아무리 저렴한 제품을 만든다고 해도 2~3년의 시간과 1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며 “일단 완성만 해도 많은 매출과 이익이 되는 대기만성형 제품이지만, 사업화가 오래 걸리다보니 단기간에 실적 확인이 어렵다. 때문에 그동안 정부 지원에서 팹리스 기업이 소외돼왔다”고 지적했다.

김수환 서울대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이 팹리스의 기회가 되기 위해선 ‘인공지능 반도체’가 아닌 ‘인공지능을 위한 반도체’에 정부 지원이 집중돼야 한다”며 “각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융합해서 같이 간다면 분명히 기회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주성엔지니어링의 최민구 부사장은“(중소 팹리스에 발주한) 대기업이 이 회사의 사업이 괜찮으면 ‘내가 하면 어떨까’ 하면서 치고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대기업이 고객에서 경쟁사로 변하는 것”이라며 “반복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인 규제와 함께 의식변화로 이어지게 신경 써야 한다. 기술탈취에 대해서도 공정거래 차원의 제도 보강과 감시 등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제1회 중소벤처기업 미래포럼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이날 청취한 전문가 진단과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을 위한 R&D 지원체계를 바꾸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장관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있어서 최대 3년간 20억원이라는 장기적이고 확장적인 R&D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쓰겠다”며 “현재는 정부자금을 받아 개발에 실패하면 이에 대한 책임을 (무조건) 물었는데 앞으로는 데이터 축적이 가능하고 보관가치가 있다는 판단이 드는 경우에 한해 수혜기업에 책임을 묻지 않도록 R&D 지원체계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장관은 “시스템반도체 관련 150여개 팹리스 업체 명단을 추려 지난 5월부터 삼성 등 대기업과 상생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우리나라가 시스템반도체 부분은 세계 시장에서 약 6% 점유율에 불과한 상황이다. 데이터와 AI 분야에서의 한단계 도약을 위해 시스템반도체 산업은 중요하다”고 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