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문 부장
▲김태문 부장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등 국민의 여론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사안이 발생할 경우 언론사나 국가기관이나 단체에서는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여론조사는 불특정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기 때문에, 늘 맞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여론조사 결과가 중립적 사고를 하는 이들에게 상당한 인지적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론조사 기관이 발표하는 내용을 믿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여론조사는 질문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여론기관의 신뢰성을 매우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여론조사 기관이 발표한 내용을 다 신뢰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동일 사안에 다수의 여론기관이 조사한 내용이 같은 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최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임명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내용이 잇따라 발표됐다.

<오마이뉴스>는 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찬반 의견을 물었다. 여론조사 결과 조국 후보자 임명에 대해 “매우 반대한다” 43.9%, “반대하는 편이다” 7.6%로 부정적 의견이 51.5%로 나타났다. 반대로 “매우 찬성한다” 29.1%, “찬성하는 편이다” 17.0%로 긍정적인 의견이 46.1%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질문한 문구 그대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나왔다. 직장인들 앱 사용자 314명(9월 4일 오전 6시 실시, 오후 4시 현재 결과)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조국 후보자 임명에 대해 “매우 반대한다”는 의견은 246명으로 78.3%, “반대하는 편이다”는 17명으로 5.4%로 부정적 의견이 83.7%로 나타났다. 반대로 “매우 찬성한다”는 의견은 37명으로 11.8%, “찬성하는 편이다”는 13명으로 4.1%로 긍정적인 의견이 15.9%로 나타났다. “잘모르겠다”는 1명으로 0.3%였다. 리얼미터 결과와는 긍정적 치수와 부정적 치수의 차이가 훨씬 크다.

<데일리안>도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조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지난 2~3일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조 후보자가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이 49.1%, 사퇴에 반대하는 응답이 46.7%로 오차범위 내에서 사퇴 여론이 높았다. 조국 후보자의 사퇴여론은 20대·서울·TK·PK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퇴 찬반 응답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자진사퇴에 "매우 찬성한다"는 적극 사퇴층은 41.4%였으며, "매우 반대한다"는 적극 반대층은 33.1%였다. 연령별로는 20대, 권역별로는 서울·TK·PK에서 사퇴 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 후보자가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은 20대에서 가장 높았다. 20대 이하(만 19세 포함) 응답층에서 조 후보자가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은 58.2%에 달해, 60대 이상(50.6%)이나 50대(52.0%)보다도 훌쩍 높았다.

리얼미터와 알앤써치 두 여론조사 기관이 설문조사를 보면 조국 후보자에 대한 반대 의견이 각각 51.5%와 49.1%로 차이가 불과 2.4% 밖에 나지 않는다. 거의 과반이다. 그리고 긍정적 의견도 각각 46.1%와 46.7%로 0.6% 차이로 비슷하게 나왔다. 하지만,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는 부정적 의견이 83.7%, 긍정적 의견은 16.0%였다.

눈 여겨 봐야 할 부분은 리얼미터와 똑같은 문구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직장인들이 응답한 결과를 보면 조국 후보자를 보는 시각이 일반적인 직장인들과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직장인들은 경제활동을 통해 매달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유리지갑이다. 이들은 자신이 낸 세금으로 공무원들의 월급을 주고 있는 셈이다. 조국 후보자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내가 낸 세금으로 월급을 받아갈 고위 공무원이 될 사람이 과연 자신이 생각하는 조건에 부합한가이다. 이에 대해 83.6%, 응답자 10명 중 8명 이상이 반대의견을 냈다.

조국 후보자가 자신의 의지와 달리 여기까지 왔는지, 대통령의 의지로 할 수 없이 여기까지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대통령의 의지보다 민의(民意)가 더 커지면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자신의 의지만 내세우기보다 국민들의 뜻도 살펴야 한다. 국민 뜻 거스르고 독재한 지도자치고 끝이 좋았던 지도자를 본적이 없어서 드리는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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