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이 한반도를 빠져나간 다음 날인 8일 전남 나주시 노안면 배 과수원에 강풍으로 떨어진 배가 나뒹굴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 이른 추석을 맞기 1주전 주말, 제 18호 태풍으로 인해 낙과 등으로 농가 피해가 막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해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경우 농가 자체로 피해를 모두 충당해야 하는 만큼 정부의 손길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가 9일 발표한 잠정 피해상황으로는 농작물 전체로는 1만7707ha가 피해를 봤으며 하우스 등의 시설물은 250ha, 돼지 500마리 등이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잠정수치로 피해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가장 피해를 많이 본 것은 전남으로 6045ha로 나타났고, 다음으로 제주(3480ha), 충남(2711ha), 경기(2127ha) 순으로 나타났다.

그 중 가장 많이 피해를 본 것은 과수원으로 수확시기를 맞은 배 3,496.7ha, 사과 434.2ha, 포도 93.6ha, 복숭아 35.2ha 순으로 나타났다. 태풍으로 인한 강풍으로 낙과(과일이 땅으로 떨어져 상품성을 잃는 것)가 생겼기 때문이다.

충남지역에서 사과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씨(67)는 "대목(추석)을 앞두고 큰 태풍으로 피해가 막심하다"며 "대부분의 나무에서 낙과가 이뤄져 사실상 한해 농사를 전부 망쳤다"고 토로했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보험상품을 둔 농가를 한정으로 보상이 이뤄지며 사실상 작은 농가일수록 보험 가입률이 낮아 피해량이 크다. 농업보험에 가입한 농가는 일부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조건이 까다로워 충분한 보상이 어렵다. 때문에 보험 가입이 어려운 작은 농가일수록 피해가 더욱 커지는 셈이다.

특히 사과로 유명한 충북 지역에 경우 전체 농가의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률은 30%가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원이 되더라도 다른 작물을 심을 때 지원되는 대파대와 농약 살포 비용인 농약대만 지원받을 수 있다. 사과의 경우 제곱미터당 199원의 농약대가 지원되며 다른 묘목을 심는 대파대는 제곱미터당 1239원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하면 약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피해의 대부분을 보상받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는 대파대나 농약대로는 미래를 위한 사후 처리정도만 가능하고 낙과로 인한 피해는 모두 농가의 몫인 셈이다.

이러한 실정이다 보니 매해 재해 발생으로 인한 농가 손실이 커 정부의 힘이 절실한 부분이다.

농식품부는 링링의 영향으로 지역별 낙과와 피해 발생 지역에 따라 신속 복구와 지원을 위한 농촌 일손돕기를 추진, 120명의 인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 이낙연 국무총리는 9일 태풍 '링링'으로 낙과 피해를 입은 배 과수 농가를 방문했다 (이낙연 총리 SNS)

이낙연 국무총리는 9일 태풍 피해를 입은 경기도 안성시의 낙과 피해 농가 및 비닐하우스 파손 피해 농가를 방문, 긴급 조치를 주문했다. 이 총리는 "재해보험 가입농가에는 보험금 절반 선지급, 미가입 농가에는 경영안정자금 등 조기 지원하겠다"며 "민관군 모두의 힘을 모아 피해를 이겨내자. 정부가 더 챙기겠다"고 밝혔다.

한편 9일 금융권은 태풍 피해로 인한 농가를 경제적 어려움이 없도록 도울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우리금융그룹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달 30일 까지 피해지역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과 주민을 대상으로 3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실시한다.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3억원 범위 내의 운전자금 대출이나 피해실태 인정금액 범위 내의 시설자금 대출을 지원하며, 기존대출은 1년 범위 내에서 만기연장이 가능하고 분할상환 납입기일은 유예 받을 수 있다.

KB금융그룹 계열사인 KB국민은행 실질적인 재해 피해가 확인된 고객을 대상으로 개인대출의 경우 긴급생활안정자금 최대 2000만원 이내, 사업자대출의 경우 운전자금은 최대 5억원 이내, 시설자금은 피해시설 복구를 위한 소요자금 범위 내에서 지원한다.

농협은 ▲재해보험금 50% 선지급 ▲영양제·살충제 등 영농자재 할인공급 ▲피해농민 금융지원 ▲피해지역 일손돕기 및 온차·세탁차 운영 등을 신속하게 실행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