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저잣거리에서도 말의 앞뒤가 맞지 않고, 언행이 일치하지 않은 사람은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한다. 염치(廉恥)가 없는 사람은 하(下)중의 하급 인간으로 본다.
우리네 보통 사람들 사이에선 언행이 불일치(言行不一致)하거나 표리가 부동(表裏不同)인 사람과는 상종하지 않으려 한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지난 한달 여 동안 이런 가치관과 상식 도덕의 기준을 놓고 치열한 논란을 벌이고 고심해왔다.
문재인대통령의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강행으로 많은 국민들은(문재인정부 지지층 제외) 허망함을 넘어 깊은 허탈감에 빠져들었다. 지금까지의 나의 상식과 도덕 기준이, 인생관이 틀렸단 말인가,
서민들의 삶과 도덕적 기준과 고위 공직자의 기준은 달라도 되는가. 큰일(장관)을 하는 사람은 보통 사람과는 다른 느슨한 모럴 스탠더드를 적용받는 것이 옳은가. 분노 부끄러움 자괴감에 빠져있는 이 국민들의 가슴을 누가 어떻게 쓰다듬어야 할 것인가.
사과에는 책임이 뒤따라야
온갖 현란한 수사로, 추상같은 언변과 문장으로 정의를 부르짖고, 타인을 질책한 조국 - 그는 자신의 말과 글의 예외인가. 남의 가슴에 못 박아 놓고 ‘반성하고 사과한다’면 그걸로 끝인가. 장관직에 집착하며 온갖 수사로 변명하며 곤경에서 벗어나려는 처절한 몰염치를 다수 국민들은 수긍하지 않는다.
남이하면 불륜이요 내가하면 로맨스라는 이제 듣기조차 지겨운 내로남불의 집약을 최근 한달간 조국을 통해 보아왔다. 그래도 실정법 위반은 없으니 장관직 맡겨도 괜찮다는 대통령의 인식에도 국민의 절반 이상이 찬동하지 않는다.
다른 폴리페서에게는 학생이나 동료교수에게 피해를 주니 사표 내라 하고, 자신은 장관직 맡으면서 휴직계를 낸다. 사실 이미 존경심을 상실한 서울대 법대 제자들에게 되돌아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학생들에게 주는 장학금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년들에게 주자고 해놓고, 자신의 자녀는 이곳 저곳에서 비난받을 거액의 장학금을 받는다.
그간 제기된 각종 의혹과 사실을 놓고 볼 때 건전한, 힘없는, 착한 국민들의 눈에 비친 조국은 몰염치(沒廉恥) 바로 그것이다. 학비 생활비가 없어 휴학해야하고, 밤잠 설치고 눈 비벼가며 편의점 알바로 학비를 벌어야하는 동갑내기 친구가 얼마나 많은가.
법보다 훨씬 소중한 염치 도덕 윤리 양심
그런데도 50억원이 넘는 재산에, 부모가 대학교수인 조국의 딸은 유급 성적임에도 6학기 장학금을 받는 이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양해해야 하는가.
그럼에도 이같은 일들이 장관 시키는 것과 무슨 상관이냐는 이 정부의 오만에 많은 국민들이 분노한다. 젊은이들의 참담함은 뭘로 달랠 것인가. 상처를 주어서 미안하다면 그만인가.
청문회를 포함한 조국 검증 과정에서 드러난 그 자신의 위선과 언행불일치는 위법 탈법 차원을 떠나서 수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염치 도덕 윤리 양심 이런 가치들은 법보다 훨씬 소중히 여겨야 마땅하다.
이런 것들이 땅에 떨어지면 그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병든 사회다. 내 자식에게,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조국처럼 살아라’고 얘기해야 한단 말인가. 참담하다.
말 따로 행동 따로, 자기 가족 위해선 남의 어려움 개의치 않는 몰염치, 남에겐 무서운 잣대 들이대고 내 행동엔 한없이 관대한 이 낯 뜨거운 일을 우리 자식들에게 어떻게 설명하란 말인가. 법만 어기지 않으면 장관도 된다는데..
민심은 준엄하다, 무섭다
민심(民心)은 모래알 같지만 준엄하다. 민심을 거스르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 지는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역사의 교훈이다.
‘살아있는 권력도 철저히 수사하라’는 대통령의 엄명을 받고 임명된 윤석열검찰총장의 어깨가 천근 만근 무겁다. 이 시대의 국민들만 그를 바라보는 게 아니다.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검찰총장은 어쩌면 대한민국의 국격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느냐, 마느냐의 책임을 떠안고 있는지 모른다.
그리고 SNS상의 비난이나 신상 털기에 겁먹고 입을 다문 여당의원과 지식인들의 양심 성찰도 긴요한 상황이다. 직언(直言)할 사람이 없는 사회는 발전 가능성이 없다.
국민들은 조용히 이 싸움을 지켜볼 것이며, 지켜보는 시간은 마냥 길지는 않을 수도 있음을 집권세력은 알아야 할 것이다. 민심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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