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4차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하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사업이 점점 형상을 갖춰가고 있다. 스마트시티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도시 생활 속에서 유발되는 교통 문제, 환경 문제, 주거 문제, 시설 비효율 등을 해결해 시민들이 편리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최첨단 도시다. 말 그대로 ‘똑똑한 도시’인 셈이다.
지난 4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려 올해로 3회를 맞는 ‘2019 월드스마트시티엑스포(WSCE)’에서는 전국 스마트시티 사업 추진 현황과 혁신 기술로 스마트시티를 빛내는 각종 분야의 기업들, 아울러 스마트시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해외 전문가들의 포럼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였다.
◇ ‘2019 WSCE(World Smart City Expo)', 60개국 250개사 참여

▲ 이낙연 국무총리가 4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1전시장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 개막식에서 축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019 WSCE' 개막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우리나라의 스마트시티 행보에 대한 기대감과 포부를 나타냈다. 이 총리는 "스마트시티 조성부터 설계, 시공, 운영까지의 모든 과정을 완전하게 성공시킨 나라는 아직 없다“면서 ”한국이 그 첫 번째 국가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WSCE는 작년보다 규모가 더 커졌다. 60개국 250개사가 참여했으며 해외 각국의 스마트시티 관련 전문가 400여명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각국 전문가들은 앞으로 스마트시티의 미래와 나아가야 할 방향, 비즈니스 모델 등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개막식 이후 오후 1시부터 열린 ‘스마트 워터프론트 시티 포럼’에서는 국가시범도시인 부산의 에코델타 스마트시티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포럼에는 홍콩 Leed8 창립자 Simon Chua, 캐나다 토론토 워터프론트 혁신·지속가능성·번영 부문 부사장 Kristina Verner, 네덜란드 도시설계가 Paco Bunnick, Tjeerd Haccou, 박길재 삼성전자 부사장, 이인숙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 등 12명의 전문가가 참석했다.

▲ 지난 4일 오후 1시 킨텍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스마트 워터프론트 시티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발표를 마치고 토론하고 있다. (사진=편은지 기자)

이외에도 이번 WSCE에서는 ‘지속가능한 기존도시 스마트시티化 국제 컨퍼런스’, ‘스마트시티 리빙랩 네트워크 포럼’, ‘스마트시티 해외 수출 교류 컨퍼런스’, ‘2019 스마트시티 SOC-ICT 비즈니스 모델 창출 대토론회’, ‘네덜란드-한국 스마트시티 융합 얼라이언스 네트워킹 세미나’ 등 15개의 컨퍼런스·행사가 진행됐다.

◇ 자율주행부터 스마트 가로등까지, 국내외 기술 한자리에

‘스마트시티’에서 필요한 4차산업 기술은 무수히 많다. 다양한 포럼을 제외하고도 WSCE전시장에는 국내외 기술 선도기업들이 각자 자신만의 혁신기술과 성과 등을 자랑했다.

▲ 모빌아이 전시장 내 실제 사용되고 있는 모빌아이의 상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편은지 기자)

자율주행센서 업체인 ‘모빌아이(Mobileye)' 부스에 들어서자 말레이시아 대사가 관련설명을 듣고 있었다. 모빌아이는 자동차 내에 부착하는 자율주행장치를 만드는 이스라엘 기업으로 이미 자율주행차 시장에 잘 알려져 있다. 국내 현대 기아자동차를 비롯해 아우디, 닛산 등 24개에 이르는 전 세계 주요 자동체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모빌아이 관계자는 “인텔이 무려 17조원에 인수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며 “모빌아이는 세계 최초로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을 개발한 회사이고 모빌아이를 부착한 차는 학습된 인공지능에 의해 절대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사고가 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더 똑똑하고 에너지를 절감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스마트 가로등’도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에펠’이 선보인 스마트 가로등은 IoT기술을 기반으로 시간대별 주변의 밝기, 차량과 사람의 움직임과 통행량과 같은 동적인 도로 상황을 감지한다. 이로써 자동 또는 원격으로 가로등의 밝기와 동작을 제어한다.

에펠 관계자는 “스마트 가로등은 보행자나 운전자의 안전은 물론 전기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다”며 “현재는 시범도시에 설치돼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스마트시티에 상용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스마트가로등의 전국 상용화에 대해서는 “최소 10년 정도는 걸릴 것”이라며 “현재 상용화된 가로등이 아닌 스마트 가로등이 없어서는 안될 때 상용화에 속도가 붙을 것 같다”고 말해 아직 스마트시티 사업에 있어 혁신기술이 상용화 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 국내 스마트도시, 얼마나 똑똑해졌나?

국내 스마트 시범도시들의 성과와 현황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산, 수원, 대구, 인천, 광주 등 여러 시범도시들은 각자 시행하고있는 서비스와 기술 등을 부스 내에 설치해 부스를 찾은 사람들에게 직접 체험하고 볼 수 있도록 안내했다.

▲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전시장 내 인공지능 안내로봇 퓨로(FURO)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사진=편은지 기자)

사람들의 발길이 가장 많이 닿았던 부스 중 하나는 부산의 에코델타 스마트시티였다. 부산은 수변복합도시를 컨셉으로 스마트도시를 계획하는 도시로 특히 ‘로봇을 가장 잘 활용하는 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부스 내에는 시티로봇 ‘퓨로(FURO)’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또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부스 한켠에 마련된 ‘스마트 헬스케어’도 눈길을 끌었다. 인공지능 헬스케어 시스템 업체인 ‘메디코넥스’는 마치 시계처럼 생긴 ‘오렌지밴드’를 개발해 언제 어디서나 안전 및 건강관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메디코넥스의 오렌지밴드를 착용하고 있으면 인공지능이 심박수, 실시간 위치, 걸음수, 스트레스 등을 분석한다.

▲ 김태평 메디코넥스 대표가 오렌지밴드 사용법을 알려주기 위해 SKT 인공지능스피커에 직접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편은지 기자)

김태평 메디코넥스 대표는 “SKT AI스피커와 연계해서 사용도 가능하다”며 “부산에 계신 부모님이 오렌지밴드를 착용하고 있으면 서울에 있는 자녀도 AI스피커에 ‘엄마 건강상태 알려줘’라고 말하면 멀리서도 부모님 건강상태와 위치 등을 알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 스마트시티에서는 ‘바닥형 보행신호등’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현재 대구의 교차로에서 직접 시범 시행하고 있는 바닥형 보행신호등은 최근 바닥이나 스마트폰을 보고 걷는 시민들이 많아져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건널목 양 끝에 매립된 이 신호등은 신호체계가 바뀌면 바닥에도 불이 들어와 이용자가 보행 신호를 더 빠르게 인지할 수 있다.

▲ 대구 스마트시티 체험관 내 설치된 바닥형 보행신호등. (사진=편은지 기자)

대구 스마트시티 관계자는 “바닥형 보행신호등을 도입하고 건널목 사고가 많이 줄었고 시민들의 반응도 좋다”며 “아직은 시범시행 단계지만 앞으로 보행자 안전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전국에 하루빨리 상용화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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