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SF 영향으로 돼지고기 가격 급등…"국내 최악 예상 피해액 1조원“

▲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경기 파주에서 발생한 17일 오전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 지난 5월 30일 북한에서 한반도 최초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발생한데 이어 17일 경기도 파주시 돼지농장에도 돼지열병이 확인됐다. 동아시아 전반에 퍼진 돼지열병의 안전지대인줄 알았던 한국도 피해가진 못한 재난이 됐다.

ASF는 일명 '돼지 흑사병'이라고 불린다. 바이러스성 출혈 전염병으로 감염된 돼지의 분비물 등에 의해 전파되며 아프리카에서 최초 확인돼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8월 발병이 확인되면서 아시아 국가로서는 처음 확인된 바 있다.

돼지열병은 야생 멧돼지처럼 돼지류에게만 전파되는 전염병으로 사람에게는 옮기지 않는다.

문제는 현 시점에서 아직 백신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데다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치명적인 전염병이라는 점이다. 돼지열병 발병시 살처분 이외에는 방법이 없어 돼지 농가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그 예로 중국 전역으로 퍼진 돼지열병의 영향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해 대비 40% 가까이 급등했고, 국제 돼지고기의 가격은 10% 넘게 증가했다.

또한 중국과 베트남, 홍콩, 미얀마, 몽골에 이어 북한까지 발병이 확인돼 동아시아 전반의 모든 국가에서 돼지열병이 발병했다.

지난 5월 축산종합컨설팅업체인 정P&C연구소는 지난해 돼지열병 관련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한국에서 돼지열병이 발병했을 때 예상되는 경제적 손실이 약 1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돼지열병이 발병하면 현재 사육마릿수 1000만마리의 약 10%인 100만마리를 불가피하게 살처분해야 한다. 약 2500억원 손해다. 또한 모돈 사육마릿수도 10~15% 줄어 연간 매출액이 10%(약 5950억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해당 자료는 돼지열병의 빠른 확산 및 초동 대처 실패에 대한 시나리오지만 그만큼 최초 발생한 현 시점에 초동대처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생 현황(농식품부 검역본부 자료, 뉴시스 그래픽)

일각에서는 북한과 인접한 지역인 경기도 파주시에서 최초 발병한 것을 두고 북한의 야생 멧돼지가 감염 숙주의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농식품부 검역본부 관계자는 "북한에서 돼지열병의 감염된 야생 멧돼지가 경기도 파주까지 넘어와 퍼트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다만 아직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진 않은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농식품부 검역본부는 발생 의심신고가 접수된 농장을 긴급 방역조치를 실시했고,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초동방역팀을 투입, 신고 농장의 농장주, 가축, 차량, 외부인 출입 등을 통제했다.


거점 소독시설과 통제초소도 운영해 축산차량 소독조취를 강화하고 발생 농장 및 농장주 소유 2개 농장의 3950마리의 살처분 조치도 실시했다.

돼지열별의 양성 확진이 판정 즉시 위기경보단계를 최고 단계인 '심각'단계로 격상하고, 오늘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과 도축장, 사료공장, 출입차량 등을 대상으로 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 발생 지자체인 경기도는 다른 지역으로 돼지 반출이 일주일간 금지됐다.

또한 혹시 모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북한과 인접한 접경지역 14개 시·군의 야생 멧돼지 개체수 조절도 실시한다.

농식품부 김현수 장관은 이날 대책 브리핑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사람에게는 옮겨지지 않는 전염병인데다 감염된 돼지가 시중에 유통되지 않으므로 국민들에겐 안심하고 돼지고기 구매를 해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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