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이미경 기자 | 정부가 6개월째 한국 경제가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사우디아라비아 사태 등 대외 위험이 최대로 증폭했고 불확실성이 늘어나서다. 특히 부진한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는 20일 '2019년 9월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을 내놓고 "한국 경제는 수출 및 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됐다"고 짚었다.

기재부는 지난 4월 그린북부터 '부진'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이달로 6개월째다. 기재부가 6개월째 부진 진단을 내리는 것은 2005년 3월 그린북 창간 이래 처음이다. 다만 올해 4~9월 부진 판단 대상은 월마다 달랐다. 4~5월에는 '광공업 생산·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가, 6~9월에는 '수출·투자'였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 등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및 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조치 및 미·중 무역갈등 외에도 최근 사우디 원유시설 피격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등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7월 산업 지표는 광공업·서비스업 생산, 설비투자는 증가했지만 소비·건설투자는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미래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각각 0.1포인트, 0.3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지난 7월 주요 지표를 보면 광공업 생산은 제조업, 전기·가스업, 광업 등의 호조로 전월 대비 2.6% 늘어 6월(0.1%)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서비스업 생산도 정보통신업 등에서 늘면서 1.0% 늘었다. 이에 따라 전 산업 생산은 1.2% 증가하고, 설비투자도 2.1% 늘었다. 다만 소매판매는 0.9%, 건설투자는 2.3% 각각 감소했다.

8월 수출은 세계 경제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1년 전보다 13.6% 줄었다. 9개월째 감소세다.

자동차(6.3%), 화학제품(7.3%), 금속가공(5.5%) 등의 오름세가 주효한 가운데 재고율은 전월대비 0.4%p 떨어진 115.2%를 기록했고 평균가동률은 74.8%로 전월대비 2.6%p 올랐다.

제조업 등과 밀접하게 연관된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는 감소(-1.0%)했지만, 운송장비 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11.3%)하면서 전월비 2.1% 상승했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 등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및 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속됐다"며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조치 및 미중 무역갈등 외에도 최근 사우디 원유시설 피격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등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디플레 전조에 대해서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최근 소비자물가가 낮은 부분은 농·축·수산물, 석유류 등 공급 측면과 유류세 인하·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무상급식 등 정책적 측면이 나타난 것”이라면서 “이를 제외하면 1% 초중반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일본 수출 규제 대응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며 이·불용을 최소화하는 등 재정 집행을 가속화하겠다"며 "하반기 경제활력 보강 추가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등 정책역량을 총동원해 투자·내수·수출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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