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어린이집·학부모 클럽 운영 등 각종 생존전략 등장

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경제불황과 온라인 쇼핑몰의 공세에 오프라인 유통업계에 전반적으로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백화점, 복합쇼핑몰 등이 줄어든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붙잡으려 다양한 생존전략을 내걸고 있다. 쇼핑몰 내부에 어린이집이나 키드존을 설치하는가 하면 공룡 전시장이 등장하기도 하고 반려동물과 동반입장도 가능하다.
◇ 쇼핑할 때 아이들, 반려동물 걱정 없도록… 매출도 쑥쑥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이 김포공항점에서 지난 6월 28일부터 진행한 ‘쥬라기 월드 특별전’의 누적 방문객 수가 10만 명을 넘어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쥬라기 월드 특별전’은 영화 ‘쥬라기 월드’ 제작팀과 공동 제작한 초대형 전시장으로 미국, 호주, 프랑스, 스페인에 이은 5번째 전시다.

▲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 내 '쥬라기 월드' 전시장에서 아이들이 구경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쥬라기 월드 특별전 오픈 후 두 달간 방문객 수가 10만 명을 훌쩍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 역시 전년 동기대비 방문객수가 13%, 매출은 16% 증가했다. 아이들을 두고 쇼핑할 수 없는 부부들에게 아이들이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를 배치해 발걸음을 붙잡는 데 성공한 셈이다.

롯데백화점 이주현 테넌트 MD 팀장은 “롯데백화점에서 쥬라기 월드 특별전을 유치한 목적은 집객 강화"라며 "이커머스 등 온라인이 대세인 현재 분위기에서 체험형 매장을 입점시켜 효과를 본 대표적 사례"라고 밝혔다.

아이들과 함께 쇼핑해야 하는 부모와 같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고민이 되는 부분을 적극 이용한 생존전략은 또 있다.

대형 쇼핑센터인 스타필드는 늘어나는 펫팸족(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을 고려해 매장 내 반려동물과 함께 입장해 쇼핑이 가능한 공간을 만들었다.

반려동물과 입장이 가능하다는 이점 때문에 반려동물 동반입장이 가능한 쇼핑몰만 찾아서 방문한다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 빈 집에 반려동물을 두고 나오기 쉽지 않은 펫팸족들에겐 안성맞춤인 셈이다.

이에 반려동물 동반입장을 내거는 대형 쇼핑몰은 점점 더 많아지는 추세다. 스타필드는 하남·고양·위례점 세 지점에서 목줄과 배변 봉투를 소지했다면 식료품 매장을 제외한 쇼핑몰 전 구역에서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여의도 IFC몰, 롯데프리미엄 아웃렛 기흥점 등 점차 펫팸족을 잡으려는 쇼핑몰들이 늘고 있다.


◇ ”아이 방과 후 장 보세요“… 백화점 내 어린이집도

어린이를 잡아야 부모도 잡힌다는 유통업계에 흐름에 쇼핑센터 내 1층 전체를 어린이집으로 채운 백화점도 등장했다.

▲ 5일 경기도 부천시 옥길동에 위치한 스타필드 시티 부천 오픈 행사에서 고객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신세계 그룹의 복합쇼핑몰인 부천 스타필드가 쇼핑몰 내에 국내 최초로 국공립 어린이집을 들였다. 스타필드의 이 어린이집은 쇼핑몰 1층 전체가 전부 어린이집이다. 옥상엔 어린이와 반려동물을 위한 정원이 있고, 쇼핑몰 중앙엔 어린이 전용 도서관이 있다.

아이들에 맞춘 쇼핑센터는 부모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어린이집이 쇼핑센터와 함께 있어 아이의 등하교 시 쇼핑몰을 자연스럽게 방문하게 돼 부모는 아이와 함께 굳이 다른 매장을 찾지 않아도 장을 볼 수 있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부천시와 논의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어린이집을 만들기로 했다”며 “매일 어린이집을 오가며 자연스럽게 쇼핑몰이 지역사회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주변 상권에 학원이 많다는 점을 이용해 학부모를 대상으로 회원제를 운영하는 백화점도 생겨났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지난 7월부터 ‘학부모 클럽’을 운영 중이다. ‘학부모 클럽’은 초‧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형이라면 누구나 가입 가능하며 가입 후 3개월 동안 강남점 구매실적이 30만원을 넘으면 6개월동안 자격이 유지된다.
이러한 조건에도 ‘학부모 클럽’에 가입한 고객은 출시 1개월만에 200명을 돌파했다. ‘학부모클럽’에 가입한 회원에게는 자녀의 학원이 끝나는 시각인 오후 10시까지 주차장 무료 이용, 대치동 인근 인기 학원 수강료 할인, 진학 컨설팅 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특히 학원이 끝나는 시간에 대치동 인근에서 자녀를 기다리는 부모들이 매일 주차난을 겪는 점을 고려해 백화점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한 ‘시크릿 무료주차’가 가장 큰 이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상우 롯데백화점 강남점 점장은 "강남점 상권과 고객을 이해하며 단순히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것에서 벗어나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기획하게 됐다"며 "학부형 클럽 외 향후 고객 입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프로모션을 기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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