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CEO스코어 제공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국내 대기업 오너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의 12%가 담보로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새 담보로 잡힌 주식은 1조8000억원 이상 늘었다. 담보 금액이 가장 많은 사람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2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달 20일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51개 그룹 오너일가의 주식담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9조8672억원(20일 종가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보유지분 가치 91조175억원의 12.2%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2016년 말(9.4%) 대비 2.8%p(포인트) 상승했다. 주식 담보 금액 역시 8조159억원에서 23.1%(1조8512억원) 증가했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오너일가가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이유는 경영자금 또는 승계자금 마련, 상속세 등 세금 납부를 위한 목적 등에 따른 것”이라며 “대주주 일가의 재산권만 담보로 설정하고 의결권은 인정되기 때문에 경영권 행사에 지장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없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주가가 담보권 설정 이하로 떨어질 경우 금융권의 반대매매로 주가가 하락해 소액주주가 피해를 입거나, 심할 경우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룹별로는 두산 오너일가 주심 담보 비중이 91.1%로 가장 높았다. 90%가 넘는 그룹은 두산이 유일했다.

이어 △금호석유화학(84.3%) △효성(75.6%) △DB(71.0%) △다우키움(53.9%) △현대중공업(53.5%) 유진(52.3%) 등의 순으로 주식담보 비중이 50%를 넘었다.

이밖에 △한화(44.8%) △SK(39.0%) △롯데(37.3%) △OCI(27.9%) △한라(26.3%) △CJ(25.6%) △세아(20.8%) △동국제강(20.4%) 등도 주식담보 비중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반면 태광은 담보로 제공한 주식이 전무했다. 영풍(0.02%), 삼성90.2%) 등도 1% 미만이었다.

개인별로 살펴보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보유주식의 100%를 담보로 제공했다.

이어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99.93%)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99.26%) △구은정 태은물류 대표(99.13%)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98.3%)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부인 강신애씨(98.28%) △박태원 두산건설 부회장(98.12%) △박인원 두산중공업 부사장·박형원 두산밥캣 부사장(각 98.09%) 등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주식담보 비중 상위 10명 중 절반이 넘는 7명이 두산그룹 오너일가로 나타났다. 톱10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박석원 두산 부사장(98.09%)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98.01%)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97.95%) △박혜원 오리콤 부회장(90.45%) 등도 담보 비중이 90%를 넘었다.

담보 금액이 가장 많은 오너일가는 최태원 SK 회장으로 1조295억원에 달했다. 현재 최 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가치는 총 2조7789억원이다. 담보 비중은 37.05%였지만 담보 금액이 1조원 이상인 오너일가는 최 회장이 유일했다.

2016년 말 대비 주식담보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오너일가는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으로 주식담보가 전무했지만 올 들어 보유주식의 93.36%를 담보로 제공했다.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역시 92.71%p 상승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