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협상의 성공여부 미국에 달려

▲ 북미 실무협상 김명길(가운데) 북측 수석대표 외무성 순회대사가 지난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북한 대사관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성민 기자 | 스웨덴에서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양측이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에 위치한 ‘빌라 엘비크 스트란드(Villa Elfvik Strand)’ 협상장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오후 6시쯤 북한 측은 약 8시간 반 논의 끝에 먼저 빠져나왔다.


잠시 뒤 김명길 북한 순회대사가 북한 대사관 앞에서 성명 발표를 통해 “미국과의 협상이 우리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돼 매우 불쾌하다”며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북한)가 이미 미국 측에 어떤 계산법이 필요한가를 명백히 설명하고 시간도 충분히 줬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빈손으로 협상에 나온 것은 결국 문제를 풀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미국에 책임을 물었다.

이어 “핵 시험과 ICBM 시험발사 중지가 계속 유지되는가 그렇지 않으면 되살리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입장에 달려있다”며 비핵화 협상의 성공여부는 미국에 달려있다며 책임을 전가했다.

미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8시간 30분간에 걸친 (양국 간) 논의의 내용이나 분위기를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며 북한 측 성명에 대해 반박했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 대표단이 싱가포르 공동 성명서 내용을 진전시킬 다수의 새로운 계획을 선보였다”며 “회담 말미에 미국은 2주 내에 스톡홀름에서 협상재개를 제안하는 스웨덴 측의 초대에 응할 것을 북한에게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협상을 중단할 의사가 없으며 2주 후에라도 회담을 재개할 의사가 있다는 표현으로 해석된다.

뿐만 아니라 “미국과 북한이 단 하루 사이에 70년에 걸친 한반도의 전쟁과 적대의 유산을 극복할 수는 없다”며 “이 무거운 주제들은 양국의 강한 해결 의지를 필요로 하고 미국은 그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귀국길에 오른 김 대사가 7일 경유지인 베이징에서 스웨덴 측 중재에 관해 “추후 회담은 미국 쪽에 달렸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이어 “미국이 지난 6월 판문점 회동 이후 거의 아무런 셈법을 만들지 못했는데 2주 안에 만들어 낼 수 있을 거 같냐”며 “(후속) 회담이 진행되느냐 마느냐는 미국 쪽에 물어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이 이번 협상에서 양쪽이 두 주일 후에 만날 의향이라고 사실과 전혀 무근거한 말을 내돌리고 있는데 판문점 수뇌상봉(정상회담)으로부터 99일이 지난 오늘까지 아무것도 고안해 내지 못한 그들이 두 주일이라는 시간 내에 우리의 기대와 전 세계적 관심에 부응하는 대안을 가져올 리 만무하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우리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고 우리 인민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적대시 정책을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 협상을 할 의욕이 없다”며 “우리가 문제 해결의 방도를 미국 쪽에 명백히 제시한 만큼 앞으로 조-미 대화의 운명은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으며 그 시한부는 올해 말까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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