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김두한 역할을 맡았던 김영철이 외친 "사딸라" 대사를 패러디한 버거킹 광고(사진=유튜브 버거킹광고 영상 캡쳐)

투데이코리아=김성민 기자 |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어처구니 없는 내용으로 제출한 자기소개서가 하반기 서류 합격자 명단에 포함돼 논란이다.
‘사딸라’라는 지원자가 제출한 자기소개서에는 “저는 미군들과 협상을 시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당시 미군들은 남한 측 노동자들의 임금을 하루 1딸라로 설정을 했습니다”라며 "저는 예전에 종로 및 우미관 일대를 평정할 당시 주변 상인들 및 식구들을 보호하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코레일에 입사하게 된다면 동료들을 가족처럼 여기고 행동하겠습니다" 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조작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이용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이 코레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해당 이름이 명단에 있었다.

KBS 보도에 따르면 지원자 ‘사딸라’에게 연락을 취하자 취업준비생인 그는 드라마 ‘야인시대’를 좋아해 9번이나 시청했고 특히 ‘사딸라’라는 캐릭터를 좋아한다고 전했다.

당사자는 "코레일 서류가 블라인드로 적격ㆍ부적격으로만 거르다 보니 아무나 막 지원하더라"며 "어느 정도 회사와 관련성 있는 사람들을 뽑아서 시험 보게 해야 하는데 응시기회를 막 줘서 무분별하게 시험을 보는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정말 통과될까 싶으면서도 코레일에 경각심을 줘야겠다는 마음으로 썼다"고 전했다.

코레일은 2017년 상반기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한 후 중복 지원과 자소서 분량을 400바이트 미만으로 제출한 사람만 걸러내고 그 외 지원자 전원에게 필기 응시의 기회를 주고 있어 가명으로 서류를 제출해도 서류 합격자 명단에 올랐다.

물론 서류와 신분증을 대조한 뒤 시험을 보게 하기 때문에 필기 응시 기회만 얻었을 뿐 실제 응시하지 못했다.

코레일은 이러한 사태를 우려해 올 하반기부터 이메일 인증을 도입했지만 하지만 이것도 이메일에 확인 메일을 보내는 절차였을 뿐 실명 인증 절차는 아니다.

코레일 상반기 채용에 4만3604명, 하반기에는 4만1014명이 서류를 제출했고 4만여 명이 넘는 지원자 중 가명은 물론 자기소개서에 애국가나 '가나다라마바사'를 쓴 지원자도 있었다.

또한 이용호 의원은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누구나 시험 볼 수 있게 한다는 취지는 좋다. 하지만 허위 지원 등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줄이고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도록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코레일은 "내년부터 휴대폰 등을 통한 개인 실명인증 절차를 도입할 계획이다"라고 밝혔고 "장난 지원자 등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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