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김충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율이 32.4%로 나타났다. 이는 리서치 조사 기관이 조사한 수치 중 역대 최저다. 이에 비해 절반(49.3%)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 조사는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성인 12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8%포인트).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8.3%였다.


이 같은 지지율은 근래 조사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이유는 다른 여론조사 기관의 경우 4점 척도(매우 긍정-긍정-부정-매우 부정)로 묻는 데 비해 이번 조사는 2점 척도(긍정-부정)로만 물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조사와 달리 질문 과정에서 답변 항목으로 ‘잘 모르겠다’를 제시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선 연령대별로 30대에서만 긍정 평가가 48.4%로 부정 평가(32.1%)보다 높은 것으로 나왔다. 나머지 연령대에선 모두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섰다. 지역별로는 호남에서만 긍정 평가가 53.9%로 부정 평가(20.9%)를 압도했다. 부정·긍정 평가 차는 전통의 야권 지역인 대구·경북에서 44.5%포인트(긍정 18.5%, 부정 63.0%)로 가장 컸고 ‘스윙 스테이트’격인 충청에서 30.7%포인트(27.6%, 58.3%)로 뒤를 이었다. 서울 22%포인트(30.6%, 52.6%), 부산·울산·경남 20.5%포인트(29.1%, 49.6%), 인천·경기 13.2%포인트(35.2%, 48.4%) 순이었다.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이 27.8%, 자유한국당 19.4%였다. 정의당(8.2%)과 바른미래당(4.8%)이 그 뒤를 이었다. ‘지지 정당 없음’은 36.1%로 무당층 비율이 1위 정당 지지자들보다 많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성인 1200명에게 유·무선 혼합 임의전화걸기(RDD)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CATI)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14.4%다. 상세한 내용은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내일신문은 10일 보도를 통해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의 창간기획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32.4%였다. 부정평가는 49.3%, 잘모름은 18.3%였다”며 최근 발표되고 있는 다른 조사기관의 국정 지지도보다 훨씬 낮은 이유는 “조사설계와 방법의 차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내일신문·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조사는 “△잘함, △잘못함, △잘모름으로 3가지 지문을 주는 3점 척도로 진행했다”며 “반면 한국갤럽 등은 ‘잘모름’ 지문을 읽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의 국정조사는 '000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잘하고 있다' '잘못하고 있다' '잘모르겠다'의 3개의 지문을 제시한다. 이에 반해 매주 국정운영 지지도를 발표하는 한국갤럽 경우 '잘모르겠다'는 보기를 읽어주지 않는다. '귀하는 000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혹은 잘못수행하고 있다고 보십니까'라고 묻는다. 1차 질문에서 긍정/부정을 답하지 않는 경우 '굳이 말씀하시자면 잘하고 있다와 잘못하고 있다 중 어느 쪽입니까?'라고 다시 질문한다. 결국 응답보기에 없는 '모르겠다'를 두번이나 말해야 최종결과에서 '모름'으로 처리되는 식이다.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지문에 '잘모름'을 넣는 이유는 실제 민심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정말 '잘 모르겠다'는 사람이 '잘함' 또는 '못함'으로 답변하는 것은 또다른 왜곡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지지하던 사람이 지지를 철회할 경우 '못함'으로 바로 가는 게 아니라 '잘모름'으로 옮기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전제했다. 민심을 좀더 잘 드러내기 위해서는 조사에 '잘모름' 항목을 넣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다.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는 실제 민심을 반영하기 위해 박근혜 정권 때인 2013년부터 줄곧 이 방식으로 조사해왔다.


구분
조사 기관 (괄호:기간)
비고
내일신문
한국갤럽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조사
32.4%
(2019.9.26~10.2)
42%
(2019.10.1.~2)
9.6%p 차이
39.4%
(2018.12.19~26)
48%
(2019.1.8~10)
8.9%p 차이
박근혜 대통령 국정지지도
29.9%
(2015.3.6~9)
39%
(내일신문과 비슷한 시기)
10.9%p 차이
3점척도 조사
△잘함
△잘못함
△잘모름
△잘함
△잘못함
△잘모름
한국갤럽 (지문 읽어주지 않음)

9월 26일부터 10월 2일까지 진행된 내일신문 창간조사에서의 국정지지도는 32.4%였다. 10월 1~2일 진행된 한국갤럽의 국정지지도는 42%였다. 두 조사 차이는 9.6%p다. 지난해 12월 19일~26일 진행된 내일신문 신년조사에서의 국정지지도는 39.4%였다. 비슷한 시기인 올 1월 8~10일 진행된 한국갤럽의 국정지지도는 48%였다. 둘의 차이는 8.9%p이다.


앞서 2015년 3월 6~9일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의 지역갈등 조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29.9%였다. 당시 한국갤럽조사는 39%였다. 두 조사의 차이는 10.9%p였다. 일관된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내일신문은 일부 언론에서 이번 조사 수치를 인용해 ‘취임 후 최저’라는 식의 기사를 올린 것에 대해 “사실상 왜곡”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내일신문은 “그 이전에도 ‘취임 후 최저’였다”고 해명했다. 또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는 박근혜 정권 때인 2013년부터 이 방식으로 조사해왔다고 설명하고 그리고 대통령 국정지지도를 별도 항목으로 보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